“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회장’ 승진 후, 상생 위해 협력사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CEONEWS=이재훈 기자]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 그 다음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합시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각각 유럽 출장 후, 멕시코 현장에서 밝힌 ‘포부’다. 이제 이 회장은 ‘뉴 삼성’의 시대를 맞이했다.

10월 28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했다(사진=삼성전자)
10월 28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했다(사진=삼성전자)

‘회장’ 승진 후, 상생 위해 협력사 방문

삼성전자는 10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이 회장은 승진 바로 다음날인 28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했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동행 철학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상생협력 현장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보곤 디케이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보곤 디케이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디케이(DK)’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28년간 함께 해 온 협력회사다. 1993년 광주광역시에서 사업을 시작한 디케이는 1994년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하며 생활가전사업부에 냉장고·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의 철판 가공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장은 디케이의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협력회사가 잘 되어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며 협력회사와의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삼성과 거래 개시 당시 디케이는 매출 7.5억 원, 직원 1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2,152억 원, 직원 773명으로 각각 287배, 77배 성장했다.

협력회사를 방문한 이 회장의 파격적인 취임 첫 행보는 향후 사업보국을 잇는 ‘미래동행’ 철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의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의 모습(사진=삼성전자)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생산 시설 준공

이 회장은 승진 직전인 10월 11일,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을 직접 점검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을 각각 만나 CDMO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이날 찾은 제4 공장은 생산 능력이 24만 리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은 제4공장 건설에 약 2조 원을 투자했다.

이 회장이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찾은 것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 만이다.

제4 공장이 가동됨에 따라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총 42만 리터를 확보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직접 점검하는 이재용 회장의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직접 점검하는 이재용 회장의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격적인 투자로 출범 10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세계 1위를 달성했으며, 현재 글로벌 20대 제약회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해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부분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2023년에는 생산 능력을 총 60만 리터까지 확대하게 됨으로써,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에서의 ‘초격차’ 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삼성은 CDMO 분야에서는 이번에 준공한 제4공장에 이어 앞으로 제5 공장, 제6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생산 기술 및 역량을 고도화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역할을 수행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4 공장 건설로 기존 공장 부지를 모두 활용함에 따라 ‘제2 바이오 캠퍼스’를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의 모습(사진=삼성전자)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의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은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5조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하고,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에서의 ‘초격차’를 완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제2캠퍼스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시판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으로 제품 파이프라인을 더욱 확대해 글로벌 수준으로 사업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항암·항염 치료제 위주로 구성된 파이프라인을 앞으로 안과, 희귀질환, 골다공증 등 난치병 분야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이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이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통해 기술 혁신 

이 회장은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반도체 사업의 주도권을 쥐어내겠다고 공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든다’를 기공식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 회장은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해 반도체 사업에서 또 한번의 큰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선언했다.

기흥캠퍼스는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곳으로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1992년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 ‘반도체 초격차’의 초석을 다진 곳이다.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기흥에 새로 건설하는 반도체 R&D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기흥 반도체 R&D 단지는 약 109,000㎡(3만3천여 평) 규모로 건설된다.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R&D 단지는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기흥 R&D단지 건설은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흥 R&D 단지 건설을 통해 국내외 소재/장비/부품 분야 협력회사들과의 R&D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협력회사와의 R&D 협력은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우수 반도체 연구개발 인재 육성으로도 이어져,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서 이재용 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서 이재용 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게다가 일부 장비·소재 협력회사들은 기공식을 축하하며 미래 반도체 기술 협력을 이어 나가자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경계현 DS부문장은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 전략을 보고하며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들이 스스로 모이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통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은 기공식 이후에는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의 간담회 및 DS부문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 회장은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도전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반도체연구소에서 열린 DS부문 사장단 회의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 및 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며 향후 반도체 사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재용 회장은 10년 동안 ‘부회장’ 직함으로 세상을 거닐었다. 그동안 다양한 논란으로 넘어지기도 했지만, 역경을 딛고 일어서며 다시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 그가 걷는 길의 끝이 궁금하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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