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셀트리온 시가총액 도합 101조원 웃돌아
삼바, 5공장 증축 속도… 셀트리온, 미국-유럽 시장 공략 박차

[CEONEWS=서재필 기자] 국내 바이오 산업에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합산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으면서 글로벌 빅파마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K-바이오를 ‘대항해시대’라고 비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선두로 한 K-바이오가 글로벌 주자로 합류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 문화와 기술이 유럽 밖으로 확산된 대항해시대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허헤민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5공장 가동과 셀트리온의 신제품 출시·미국 직접판매 성공 여부 등에 따라 합산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을 것”이라며 “양사 매출액은 아직 글로벌 상위 20위 업체에 못 미치나, 시가총액은 20위권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높은 밸류에이션과 시가총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어 줄 모멘텀(상승동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3년 516조 9032억 원으로 전체 제약시장에서 30.7%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6년까지 연평균 10.1%의 성장성을 보이며 제약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각각 61조 1384억원과 39조7940억원이다. 합치면 약 10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신규 5공장 증축 속도… 5년만에 몸값 두 배 ‘껑충’

삼성바이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약·바이오 시장 리딩 기업 입지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5공장이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증축에 속도를 낸 데 이어 이달 미국 제약사 MSD과 928억원 규모 수주 계약도 체결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찾아 격려하며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는 코로나 당시 공급망 리스크를 겪은 주요 고객사들을 대거 확보하면서 CMO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삼성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에임드바이오, 아라리스바이오텍 등과 파트너십 및 전략적 투자 등을 통해 ADC 기술 접근성을 높이고 전용 공장 증축으로 생산 역량 확대도 기대된다.

존 림 대표는 “제2바이오캠퍼스의 서막을 알릴 5공장을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며 “송도 5공장이 완공되면 총 78만 4000리터라는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고객사들의 수주 물량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 공시에 따르면 2017년 벨기에 소재 제약사 UCB와 체결한 위탁생산계약은 846.64% 증가한 금액 4270억원 규모로 계약을 변경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에서 중소 바이오텍까지 고객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한 수주활동 전개를 위해 현지 세일즈 오피스를 세우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라며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에 대한 기존 고객 및 잠재 고객사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낙점하고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다양한 투자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은 바이오 분야의 신사업 발굴을 목표로 1500억원 규모의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지난 2021년 조성하고, 최근 미국 ADC기업 브릭바이오에 투자했다.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 만기는 2031년으로 현재까지 재정의 27%를 투자 집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바이오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며 회사 홍보와 수주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4 디캣 위크'(2024 DCAT Week)에 참여했다.

디캣 위크는 1890년 뉴욕 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시작해 현재는 디캣 협회(Drug, Chemical & Associated Technologies Association. 제약·화학 및 유관기술 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바이오·제약 분야 네트워킹 행사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의사 결정자가 참여해 기업 간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올해 매출 3조 5000억원 목표… “2030년까지 12조원 갈 것”

셀트리온이 핵심 제품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의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3조5000억원 매출을 자신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CT-P39가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오는 2030년에는 총 22개의 제품을 확보해 연매출 12조원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셀트리온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의 전체 적응증에 대해 품목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CT-P39의 오리지널 의약품 졸레어는 알레르기성 천식,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비부비동염 및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등에 사용되는 블록버스터 항체 바이오의약품으로, 2023년 기준 글로벌 매출 약 5조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음식 알러지 적응증까지 추가로 승인받아 해당 치료제의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품목허가 승인을 권고한 CHMP는 의약품의 과학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 여부를 논의해 EMA에 그 의견을 제시하는 기관이다. 이 같은 CHMP의 허가 권고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최종 승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사실상 유럽 의약품 승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CHMP의 CT-P39 허가 승인 권고에 따라 이르면 오는 5월 유럽연합 진행위원회의 최종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예상대로 5월 허가를 획득할 경우, CT-P39는 졸레어의 바이오시밀러로 유럽에서 허가 받은 퍼스트무버 제품이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허가 획득이 완료되는 대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상업화를 진행해 빠른 시장 진입을 노릴 계획이다.

지난 15일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인 ‘짐펜트라’를 미국 전역에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본격 돌입했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한 첫 제품이다. 중등도 내지 중증의 성인 활성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다 권장 용량은 2주 간격으로 회당 120mg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39의 유럽 허가가 완료되면 시장내 퍼스트무버로 진입이 가능해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셀트리온은 올해 CT-P39 외에도 다수 품목의 글로벌 허가와 출시가 예정된 만큼, 신규 품목 출시에 따른 글로벌 시장 지배력 및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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