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대기업 지배구조 해부 1.삼성전자

[CEONEWS=이주형 기자] CEONEWS는 연중기획으로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 개선 상황을 추적해 조명하고자 한다.
이재용의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은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내보냈다.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자사주 전량 소각 결정은 지배구조 개편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했으나 2017년 4월 검토 중단을 선언하고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수 있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보통주 15.1%에 해당하는 자사주 18조7000억원어치를 소각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금융계열사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리스크로 지목돼 왔다. 금산분리 규제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자사주를 활용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지배주주 지배력을 쉽게 강화할 수 있지만 이들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는 규제가 부담이었다. 삼성물산 자사주는 공정거래법상 강제 지주전환이라는 변동이 있을 때 수단으로 쓸 수 있으나 삼성그룹은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 1대 주주인 삼성생명이 지분 일부를 팔면 삼성물산이 1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이 총자산의 50%를 넘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될 여지가 생긴다. 금융사를 포기할 수 없고 지주전환 시 자사주를 활용하기에 어려웠던 삼성물산 입장에선 자산가치를 키워 강제 지주전환을 막는 것이 선택지다.
삼성그룹의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비중은 30%를 넘었고,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수출액의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TV, 휴대폰 등 주력 사업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월 31일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4600억원, 영업이익 4조3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97% 줄었고, 영업이익은 68.95% 급감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은 302조23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연 매출이 30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삼성전자가 3월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관심이 쏠렸던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부회장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그해 11월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며 2019년 10월 재선임 안건을 따로 상정하지 않고 임기가 만료돼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지배구조의 최후의 목적은 산업부문은 삼성물산, 금융부문은 삼성생명으로 금산분리를 이루면서 하나의 지주회사 체제로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난관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감원이나 공정위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라고 하는데 문제는 지분 가치만 26조에 육박하기 때문에 누가 사줄 것이며 사준다고 해도 이재용 일가의 지배력을 상실하게 된다. 결국 최선책은 이재용 일가 혹은 삼성물산이 사주는 방법 외에 없으나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니 삼성은 법이 바뀌는 것이 최선책이다.
삼성과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이 2020년 5월 대국민 발표를 통해 4세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로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검토해 왔다.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발주한 연구 용역 보고서를 2022년 상반기 중 받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팀에서 검토를 진행 중이며 연내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후 준법감시위와 내용을 공유하고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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