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제  건국대 안보재난관리학과 교수
김성제 건국대 안보재난관리학과 교수

[CEONEWS=김성제 칼럼니스트] 드디어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밝았다. 청룡은 동양 문화에서 힘과 지혜, 용맹을 상징한다. 이에 먼저 2024년 청룡의 해에는 용처럼 힘차게 나아가시길 바라며 인사드린다. 이는 단순한 행운의 메시지를 넘어서, 강한 의지와 새로운 한해의 목표 달성을 향한 격려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오래된 고전 대학(大學)의 명언처럼, CEO들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해야 하며 먼저 자신 기업의 안전이 확보되고 국제정세의 변화에 민감해야 미래를 멀리 보며 경영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긴다.

 

자고로, 안전경영은 생산에 있어서 플러스적 매출 및 플러스적 손익을 창출하는 요소가 아니라, 마이너스적 매출 및 마이너스적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요소로서의 역할로 작용하게 된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과정에서산업재해는 근로자를 비롯한 국민적 희생을 동반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경제 선진국이 된 가운데 산업재해를 여전히 되풀이하고 있는 현실이다. 생산과정에 있어 천천히 살피고 주의하며 완전성을 기할 여유를 주지 않는 속도전의 생산문화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생산활동에 가장 중요한 리스크 매니지먼트 요소인 품질과 안전, 환경을 확보하면서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도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현실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인간의 생산활동에서 큰 부분은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기업경영에서 두드러지게 부각된다. 기업을 경영하는 CEO들의 핵심적인 관심과 주된 가치가 과거에는이윤추구 극대화였는데 인류 공영의 시대인 현대에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전화(轉化)되었다. 기업에서안전의 문제도 과거에는안전관리자의 책임이었지만 이제는안전경영을 해야만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시대이므로 CEO들의 직무로 인식되고 있다.

 

CEO들이 금방 변화시킬수 없는 생산공정에서의 안전관리문화는 공정의 여유를 갖지 못하도록 형성되어 있다. 전반적인 생산공정관리의 실패에서 자연스럽게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인 간극(間隙)이 존재하고 있다. 공정관리 실패의 원인은 생산기술의 측면과 주문공기의 측면이 있다. 둘 중 무엇이든 품질관리의 실패 및 안전관리의 실패라는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생산기술의 측면은 기업의 경쟁력에 기인한 것이나 이 또한 부족한 능력을 무리한 생산과정으로 만회하려 한다는 점에서 안전사고를 유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제재 규정이 필요하다. 즉 지체상환금보다 안전사고로 인한 처벌이 더 강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주문공기의 측면에서는 정책적으로 주문자가 생산자에게 속도전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제도적으로 적정한 공기산정(工期算定)의 기준설정이 필요하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생산관리자와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생산활동의 여유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적절한 품질비용과 안전비용을 위한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시스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생산비용의 경우 직접 생산비와 간접 생산비가 존재하며 생산비가 부족할 경우 생산원가를 줄이려는 시도를 한다. 이는 주로 생산공정의 생략, 저가의 저급한 자재 사용, 기술력이 부족한 저임금 근로자의 사용 등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적정한 품질확보가 어려워져 품질관리 실패가 초래되며, 이는 안전사고의 단초(緞綃)가 된다. 간접 생산비 측면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안전보건관리 비용을 책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품질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직접 생산비부터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 기업들이 저마다 안전구호를 외치고, 안전경영을 다짐하더라도 속도전이라는 주문체계와 생산체계의 변화 없이, 적정한 생산비용의 지급 없이 외치는 안전확보정책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생산과정 속에 안전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여력을 부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고뇌가 필요하다.

 

그러면 기업활동에서 대형사고를 줄이며 어떻게 지속가능경영을 이룩할 수 있을까? 이제는 안전매뉴얼집에 꽂힌 안전보건경영시스템만을 믿고 있을 것인지, 자발적인 안전보건문화 구축으로 지속가능한 안전경영의 길로 모두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인지는 기업조직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이제 제4차산업혁명의 AI 메타버스시대에는 장기적인 업무연속성(BCP)이 되는 지속가능경영이 필요하고, 친환경적이고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는 체제를 갖춰야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2050 탄소중립 국제적인 협약 등 기업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는 시대적인 조류(潮流)이며 기존의 ISO평가기준이 아니라 K-ESG 평가기준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시되고 있다. 2024년 새해에는 기후 자연변화 관련 공시가 강화될 것이며 기업들의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예상된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의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자연자본(Natural Capital)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EU 공급망 실사 지침에서는 기후변화, 대기·토양·해양오염, 폐기물 관리 등과 함께 생물 다양성을 실사항목으로 선정하고 있다. 생물 다양성에 관한 논의는 1987년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시작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지속가능보고서 국제가이드라인(GRI)은 최근 기후변화와 에너지 표준 초안을 발표했고, 2024년에 설문조사 과정을 거친 후 4분기에 최종 표준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이 자연자본 의존도와 영향이 높은 지역을 파악하고, 해당지역에서 기업이 자연자본에 얼마나 의존하고 그 영향은 어떠한지 평가해서 자연자본이 기업에 미치는 위험과 기회를 측정한 후 이에 대한 대응과 공시를 준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올해에는자연자본에 대한 공시가 본격화되고 글로벌 320개 기업이 자연자본 관련 재무정보 공개TNFD(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를 채택하는 등 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TNFD는 자연자본 정보 공시에 관한 국제적 이니셔티브로, 20216월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자연기금(WWF) 등 국제기구의 주도로 설립된 바 있다. 또한 금융기관들이 향후 2년 내 자연 관련 재무 공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개 글로벌 GDP50%이상인 58조달러가 자연자본에 의존하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은 곧 지속가능한 경제와 직결되고 있다. 글로벌 보험 싱크탱크 제네바 협회(Geneva Association)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성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포함한 자연자본 확보에 달려있다는 의미이다. 2022년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서의 10대 리스크 중 자연자본 및 생물 다양성 손실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도록 적극적인 글로벌 협력과 기업안전경영의 마인드를 구상해 나아가야 한다.

< 김성제 프로필>

건국대 대학원 안보재난관리학과 겸임교수

서울시립대 대학원 재난과학박사(Ph. D)

소방청 인천119특수대응단 근무

안전기술과 미래경영, (AI 메타버스시대) ESG 경영전략 공저출판

Korea SDGs Forum 및 한국ESG학회 정회원

수필가, 한무리창조문인협회, 하나로국제문화예술연합회 등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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