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은 '정직 성실 겸손이 가미된
자기관리'이다

최 도 열(행정학박사, 국가발전정책연구원장)
최 도 열(행정학박사, 국가발전정책연구원장)

성공(成功)하려면 “인맥관리를 잘해야 한다.” 세상의 중심은 사람이다. 대한민국은 끈의 사회다. 학연·지연·혈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맥은 사람과 사람을 동서남북 가로·세로로 연결해 주는 결정체다. 혈연과 지연은 물론이고, 학교와 종교와 각종 사적 모임까지 이 모든 것들이 퍼즐처럼 연결된 사람들의 끈끈한 줄기가 바로 인맥이다. 인맥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취업, 창업, 사업, 진학, 결혼 등 인맥은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맥이 좋으면 권력, 돈과 명예 등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인맥이 좋으면 삶에 도움이 되고 일상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맥이다. 

인맥(人脈)은 취업 승진 자영업 등 잘하면 일자리나 직장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말한다. 영미권에선 네트워크(network)라고 칭한다. 거대한 인맥의 줄기는 작게는 또래 친구에서 크게는 나라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으로 작용한다. 특히 유교 사회인 한국 사회에서는 인맥의 힘은 절대적이다. '빽'은 인맥 중 높으신 분들(재벌, 고위공무원 등)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어원은 'background'의 'back' 한국전쟁 무렵부터 쓰이던 용어로 심지어 북한에서도 쓰이는 용어라고 한다. 남한은 '백', 북한은 '빽'으로 각각 '속어'로 '낡은 사회'의 단어로 묘사하기는 해도 표준어를 싣는 사전에도 실려 있다. 

필자는 인간관계를 중시한다.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인맥은 ‘권력과 자리’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거대한 줄기이자,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조직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인맥 지도이다. 혈연과 지역, 계층이 가로·세로 씨줄과 날줄로 치밀하게 짜여진 형체가 바로 인맥이다. 정권이 바뀌면 각종 언론 매체에서 ‘대한민국 파워엘리트 그룹 인맥 관계 해부도’를 만들고 그 인맥 지도를 보면 권력의 움직임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정치, 경제, 관료, 법조계, 언론과 금융권과 시민사회와 문화예술계에서 맹활약하는 엘리트들의 학연, 지연, 혈연 등 주류사회의 리더들의 얽힌 인맥을 보면 대한민국의 큰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인맥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어디든 존재한다. 가장 선진국이라는 미국도 끈끈한 인맥을 통해 거대한 국가의 수레바퀴가 굴러간다. 예를 들면 클린틴 전 미국 대통령의 친위 부대 격인 ‘아칸소 사단’ 오마바 전 대통령의 ‘시카코 사단’ 특히 케네디 대통령은 자신의 동생을 법무부 장관에 앉히기도 했었다. 중국은 더 심하다. 오죽하면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어를 꽌시(關係, 연줄)라고 하겠는가? 대통령 당선자가 자리를 챙기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의 주변에 있는 몇몇 친위 부대의 의해 등장하는 것이 고향, 학교, 종교 등이다. 박근혜 정권, 문재인 정권과 윤석열 정권에는 서로 다른 인맥 상의 특색이 있다.
  
인맥은 한편으로 부패의 고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인맥이라는 단어 그 자체가 부정적인 함의를 담고 있다. 사회 지도층에서 학연·혈연·지연과 같은 인맥을 동원해 저질렀던 불법 행위들이 국민들 머릿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대표적 사건이 ‘영포회’이다. 또, 인맥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들과 만나서 함께 대화하는 가운데 동문, 고향, 일가분을 만나면 우선 마음이 편해지고, 공동체의 소속감을 느낄 수가 있다. 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다 보면 중요한 정보 등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인맥은 우리 사회생활에 필수적이며, 또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고 지켜야만 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인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은 필자와 교분이 좋았다. 싱가포르에서 GE메디컬 아시아 대표로 근무할 때였다. 당시 그곳에서 함께 근무하던 GE플라스틱의 아시아 책임자와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다. 훗날 그가 승진해 본사 부회장에 올랐고, 그의 소개로 제프리 이멀트 GE 회장을 만나게 됐다. '겸손하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그의 소개 덕분에 이멀트 회장은 이 사장을 신뢰하게 됐고, GE코리아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맡겼다. 이 사장은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친분을 쌓는 것으로 인생이 바뀔 수 있다"며 “자기가 없는 자리에서 자기를 평가해 주고, 대변해 주는 사람을 만드는 게 곧 인맥 관리”라고 말했다.
 

한국 사회에서 대선(大選)은 나라의 인맥을 바꾸는 분기점이 된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상위 임원들의 그림이 상당수 바뀐다. 권력의 핵심자가 나온 학교와 지역을 찾고 이들과 힘이 닿을 만한 사람을 조직 내에서 찾기에 부산하다. 내가 지니고 있는 힘, 내가 남을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인맥을 갖고, 싶어 해도 절대 가질 수 없다. 사회성 좋고, 타인에게 헌신하는 마음만 가지고도 한번쯤은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의존적인 관계가 되면 조만간 깨지게 된다. 혈연, 군연(軍緣), 지연, 학연 등의 인맥을 능력이나 성과보다 우선시하는 태도를 연고주의(Cronyism)이라고 한다. 

인맥이 중요한 만큼, 인맥을 단순히 사람을 아는 관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인맥을 쌓고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인맥을 쌓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것이다. 또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도 인맥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동아수출공사 이우석 회장은 자신의 최고의 백은 ‘정직’이라고 한다. 효율적인 인맥관리란 다음과 같다. 1. 다양한 사람들과 진정으로  교류하라. 2.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아라. 3. 정직과 겸손한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라. 4. 지속적으로 상호 연락하라. 5.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상대에게 믿음이 생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
 
결론적으로 성공하려면 “인맥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나치면 문제다. 한국 사회는 인맥이라는 힘의 요체가 너무 과하게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인맥은 때로 특정 군단에 ‘부의 귀착’과 ‘힘의 쏠림’을 만들어 낸다. 지도층일수록 인맥 자원이 풍부하고, 이에 대한 활용도가 높은 탓이다. 인맥은 신뢰를 통해 개인과 집단, 더 나아가 국가를 지탱하는 거대한 힘이면서도, 사회를 부패와 불평등으로 몰고 가는 양날의 칼과 같다. 필자의 오랜 경험으로 볼 때, 최고의 인맥관리는 정직과 성실 그리고 겸손이 가미된 자기관리가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라고 확신 있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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