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노스페이스) vs 정영훈(K2) vs 강태선(블랙야크)

[CEONEWS=서재필 기자] 4050대 소비자들의 전유물로만 느껴졌던 ‘아웃도어’가 변화를 마치고 전 세대가 사랑하는 패션시장 메인 컨텐츠로 자리잡았다. 2030대들을 중심으로 캠핑, 등산 문화가 확산됐고, 지난해부터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야외 활동이 많아져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매출은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20년 코로나를 겪으며 2조 3880억원까지 축소됐으나, 지난해 6조원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MZ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 웨어를 겨냥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연 매출 3000억원을 훌쩍 넘기며 선두 자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노스페이스’를 비롯해 ‘K2’ ‘비와이엔블랙야크’ 등 정통 아웃도어 3사의 입지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모습이다.

이번 호에서는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아웃도어의 성기학 회장, ‘K2’를 전개하는 ‘케이투코리아’의 정영훈 회장, ‘블랙야크’를 전개하는 비와이엔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정통 아웃도어 3사와 그 CEO들이 이룩한 아웃도어 시장의 역사를 살펴본다.

성기학 영원아웃도어 회장(사진 영원아웃도어)
성기학 영원아웃도어 회장(사진 영원아웃도어)

 

10년간 굳건한 1위 ‘노스페이스’

올해에도 ‘노스페이스’가 이룩했던 9년 연속 아웃도어 의류 부문 국가고객만족도 1위 행렬이 이어지며 10년 연속 대기록을 써 내려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영원아웃도어에 따르면 ‘노스페이스’의 지난해(2022년 1~12월) 매출은 8,148억원으로 업계 1위다. 매출 신장률도 전년대비 41.6% 상승으로 타사 대비 최고 수준이다.

노스페이스’의 질주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작은 등산용품 가게에서 시작된 ‘노스페이스’는 지난 1997년 국내 라이선스 계약으로 처음 소개된 이후 5년만에 국내 아웃도어 매출 1위 자리를 꿰찼다.

 

 

해외에서 알려진 아웃도어와 달리 '교복 패딩', '근육맨 패딩' 등 다양한 애칭으로 불리며 아웃도어 업계는 물론 패션업계 전체를 대표하는 숏패딩의 근본 '눕시 재킷'을 비롯해 빅사이즈 백팩의 원조 '빅 샷', 윈터슈즈의 대표 아이콘 '부띠' 등 노스페이스만의 혁신적 기능에 새로운 트렌드와 세련된 디자인이 더해진 다양한 스테디셀러 제품들은 현재까지도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노스페이스’의 성장은 성기학 회장의 리더십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론칭 후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인 기술 혁신을 통해 최상급 원정용 다운재킷으로 상품력을 강화하는 것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다수의 해외 원정대 및 탐험대에게 혁신적인 장비와 비용을 지원하며 대한민국 탐험사를 새롭게 쓰는데 일조하는 등 브랜딩에서도 혁신적이면서도 과감한 행보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정영훈 케이투코리아 회장(사진 연합뉴스)
정영훈 케이투코리아 회장(사진 연합뉴스)

 

국내 토종 아웃도어의 자존심 ‘K2’

‘K2’의 역사는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故정동남 회장이 1968년 강원도 춘성에 상경해 구두 수선 일을 했던 것을 시작으로 구두를 만드는 기술까지 익히며 작은 제화점을 열었고, 이후 1972년 한국인들을 위한 등산화 ‘로바’를 직접 생산했던 것이 ‘K2’의 브랜드 히스토리다.

2000년대 접어들며 선대 회장인 정동남 회장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인 정영훈 회장 시대가 막을 올렸다. 정영훈 회장은 아웃도어 업계에서 성공적인 2세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부임 직후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제품 기술력에 집중 투자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재정립했다는 평가다.

 

 

그 결과 ‘K2’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5% 신장한 4,403억원으로 정통 아웃도어 3사 중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라이프스타일 웨어 브랜들에게 매출 순위를 넘겨줬지만, 그럼에도 ‘Technical Outdoor’라는 브랜드 슬로건 아래 국내 소비자들에게 만족도 높은 상품과 탁월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매년 꾸준히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정 회장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2013년 K2코리아가 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데 이어, 또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의 상표권을 가져왔고, 유럽 전개를 위한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2014년에는 골프웨어 브랜드 ‘와이드앵글’을, 2016년 스포츠브랜드 ‘다이나핏’을 론칭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강태선 비와이엔블랙야크 회장(사진 비와이엔블랙야크)
강태선 비와이엔블랙야크 회장(사진 비와이엔블랙야크)

 

창립 50주년 ‘블랙야크’, 새로운 50년 바라본다

비와이엔블랙야크의 강태선 회장은 척박했던 국내 시장에서 아웃도어 산업의 기틀을 마련한 1세대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1973년 군용 등산장비를 보급하던 동진사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 등산배낭인 ‘삼대배낭’을 출시한 데 이어 현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 최고 혁신을 이뤄내고 있는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7% 신장한 3,770억원으로 ‘노스페이스’ ‘K2’와 비교해 다소 뒤쳐지지만 ‘ESG’ 경영에선 그 누구보다 앞서가는 모습이다. 소비자, 파트너, 지역사회 등 모든 사람의 삶을 즐겁게 한다는 'Make Life Joyful' 미션 아래 지속가능 경영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의 삶을 즐겁게 하는 글로벌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No.1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블랙야크’는 'BYN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며 친환경 경영에 앞장선다. ‘BYN 자원 순환 시스템’은 기존 수입 재생 원료의 문제를 개선하고, 국내 투명 폐페트병의 지속가능한 고품질 재활용을 위해 구축한 시스템이다.

강태선 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지금의 BYN블랙야크그룹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아웃도어 기업으로서 환경, 도전, 믿음, 존중,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공감해준 수많은 분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 덕분”이라며 “미래 50년은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기술이 되어 경쟁력 있는 글로벌 No.1 ESG 아웃도어 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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