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년 6월, 재수감 207일 만에...전자발찌 착용할까?

가석방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CEONEWS)
가석방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CEONEWS)

[CEONEWS=오종호, 최재혁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3)이 광복절을 앞둔 13일 오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지난 1월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되면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신원 확인 등 행정절차를 마친 뒤 10시 5분경 출소했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취재진에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 잘 듣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당일 현장에 나온 이재용을 사랑하는 모임 ‘민초’의 한 회원을 만났다. 거대한 깃발을 흔들며 이 부회장 만세를 외친 그는 “삼성은 세계 일류 기업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을 가석방이 아닌 사면을 해줘야 한다”며 가석방자들이 대부분 전자발찌를 착용한다는 데 대해서는 “성폭행, 살인도 아닌 국가대표 선수를 위해 쓴 돈(뇌물죄)을 왜 전자발찌를 채우냐”고 답하며 버럭 화를 냈다.

이재용 부회장의 출소를 환영하는 시민들(사진=CEONEWS)
이재용 부회장의 출소를 환영하는 시민들(사진=CEONEWS)

“가석방 아닌 사면해야”, “이 부회장에 전자발찌라니?...국가 모독”

‘청년정치공동체 청년하다’ 회원들은 구치소 통행길을 따라 ‘범죄자 이재용 사면, 이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공정입니까?’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줄지어 서 있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형량을 60%밖에 채우지 않은 이번 가석방은 이 부회장을 위한 특혜”라고 규정했다. 또 “만약 이 부회장이 일반 노동자와 같은 사람이었다면 전자발찌를 안 찼겠냐”라고 되물으며 “이 부회장의 힘에 굴복한 명백한 특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을 보기 위해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서울구치소까지 올라왔다는 의령군 경제협의회 회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나와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가석방으로 인한 취업제한을) 국가에서 풀어줘야 한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일 못 하게 막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이 부회장의 사면을 원했다. 이어 “이 부회장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일은 국가에 대한 모독”이라며 착용 반대를 강하게 요청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출소를 반대하는 시민들(사진=CEONEWS)
이재용 부회장의 출소를 반대하는 시민들(사진=CEONEWS)

 

“노조 와해범, 가석방 안 돼” “일반인이면 전자발찌 찼을 것”

삼성에스원노동조합 전병길 부조합장은 “이 부회장은 아직도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와해시키고 있다. 범죄를 가하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 부회장이 전자발찌 특혜를 받는다면 온 국민에게 배신을 주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별도의 재판도 받고 있어 수시로 법정에 나와야 한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거액의 횡령·배임 혐의로 복역해 온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지인회사 특혜 외압’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도 이날 출소했다.

법 개정 후 대부분 가석방 출소자, 전자발찌 착용

지난해 가석방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대부분의 가석방 출소자들은 전자발찌를 착용하는데,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전자발찌 착용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기자가 법무부에 문의한 결과, 가석방 출소자 전원이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게 맞지만, 심사위원회 결과를 통해 전자발찌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석방 출소자 중 전자발찌를 찬 인원을 확인한 결과, 올해 6월 전체 가석방자 수 603명 중 438명, 7월 696명 중 455명이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약 70%의 출소자가 전자발찌를 차게 되는 것이다.

서울 구치소를 나와 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CEONEWS)
서울 구치소를 나와 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CEO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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