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양극화와 공사비 인상으로 당분간 위기설 지속될 것
이름 올린 건설사 재무제표 살펴보니… 영업이익 줄고 부채는 증가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시작된 건설사들의 부도설이 돌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시작된 건설사들의 부도설이 돌고 있다

[CEONEW=서재필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시작된 건설업계 위기론이 거세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4월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기업들의 명단이 적힌 정보들이 내부 돌고 있다. 해당 명단에는 중견건설사를 포함해 총 20여개 건설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중에는 최근 높은 분양률을 자랑하는 중견건설사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이 건설사는 최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맺고 사업장 PF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분양률이 90%를 넘어선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게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찌라시는 사실무근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공시내역을 살펴보면 해당 기업들이 왜 이름을 올리고 있는지는 이해가 간다”는 평가다.

실제로 위 언급된 중견건설사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지난 2022년 기준 매출채권이 8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분양성공률은 높지만 현금화 자산으로 보기엔 역부족이란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유동부채도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공사미지급금은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이러한 가운데 부채 총계는 전년대비 1.5배 이상 증가해 부담이 커졌다. 반면 매출 증가는 17% 증가에 그쳤다. 공사수입은 전년대비 24.9%, 분양수입은 3%에 불과하다.

 

중견건설사 위기설, 내부 사정 살펴보니…

4월 법정관리 이름을 올린 건설사들 중 낯익은 이름도 많다. 업계 찌라시에 따르면 한국건설은 법정관리를 위한 변호인단 구성에 나섰다고 구체적인 상황까지 알려진 상태다.

한국건설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2022년 기준 분양미수금은 전년대비 152% 증가한 21억 8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도 1587억원으로 전년대비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자연스레 분양수입도 2021년 205억원에서 9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국건설 아델리움 홈페이지 캡쳐
한국건설 아델리움 홈페이지 캡쳐

회사 내부 사정도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022년 급여 상황 지출이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했는데, 퇴직금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퇴직급여 지급과 함께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일시적인 지출 증가로 보인다.  

해모로 아파트로 알려진 한진중공업 상황도 마찬가지다. 2022년 기준 분양미수금은 86억원에서 21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부채총계도 1885억원에서 3786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83억원에서 150억원으로 감소했다.

내부사정도 비슷하다. 퇴직급여가 지난 2021년 8억 6000만원에서 2022년 16억 5000만원으로 두배 가량 증가한 것을 살펴보면 인원 감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신세계’ 건설사 마저 미분양 덫에 빠져

시공능력 32위 신세계건설도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광역시에서 여러 건의 PF 사업장을 보유하며 난관에 봉착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이 받아야 하는 공사대금은 609억원. 지금까지 회수한 공사비는 170억원 남짓이다. 남은 돈 436억원은 공매를 통해 받아야 한다.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세계건설의 부진으로 신세계 그룹 측에서는 현금유동성이 높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자금 지원을 꾸준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에도 이미 한 차례 채무보증이 결정된 바 있다

신세계건설 본사
신세계건설 본사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2022년 매출채권이 2028억원에서 3165억원으로 증가했다. 미청구공사원가는 212억원에서 25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현금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매출액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384억원에서 2022년 -120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당기순이익도 -142억원으로 적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로 지속된 분양시장 악화로 주요 건설사 및 1군 브랜드 제외한 중견건설사들의 PF 유동성이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분양시장에서 아파트 브랜드 선호현상과 지역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공사비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위기론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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