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자서전은 단 하나뿐인 경영학 교과서

 

[CEONEWS=조성일 기자] ‘’. 이 세 글자를 보고 입술을 달싹거렸다거나 왠지 마음이 설레었다면 당신은 자서전을 쓸 자격이 충분하다. 당신은 어떤 낱말에 대고 애정표현을 쉽게 하는가. 그런 까칠한 당신이 자신도 모르게 눈길을 주었다면, 그건 예삿일이 아니리라.

, 긴장을 풀었으니, 당신이 이 글을 끝까지 읽도록 이번엔 내가 설렘을 안고 두 번째 을 풀어보겠다.

 

자서전이란 무엇인가?”

 

어라, 나를 지금 뭘로 보고 이딴 질문을 하느냐,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당신의 지적 수준 따위를 물을 의도도, 관심도 털 한 올만큼 없다. 다만 나나 당신이나 막연하게 알고 있는 자서전에 대한 정의를 한번 짚어보고 싶었을 뿐이다. 자서전의 개념을 다시 떠올리다 보면, , 지금 내가 뭘 하려고 하지, 하는 자각이 생기고, 그 자각은 당신이 자서전을 써야겠다고 맘먹도록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그럼, ‘자서전이란 낱말의 액면에 충실해서 정의를 내려보겠다.

 

사전은 자서전에 대해 자신의 생애와 활동을 직접 적은 기록이라고 설명해준다. , 요즘 핫한 챗지피티(ChatGPT)는 뭐라고 답할까.

 

자서전(自書傳, autobiography)은 자신의 삶과 경험을 기록한 책이며, 자신이 직접 쓴 삶의 이야기를 담은 문학 장르입니다.”

 

사전이나 챗지피티가 내놓은 답은 거기서 거기이다. 다만 두 정의의 교집합은 자기의 삶을 자기가 쓴 글쯤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까지는 나나 당신이나 이미 알고 있는바, 챗지피티가 괄호 속에 넣은 한자도 풀어보자.

스스로 ()’, ()’, 전기 ()’. 이 세 한자의 훈을 합치면 스스로 전기를 펴는 것이 된다. ‘전기를 스스로 쓰는 것이다.

이왕지사 한자까지 나왔으니 챗지피티 설명 괄호 속에 있는 영어 표현도 소환하자. 영어로는 ‘autobiography’라고 한다. ‘스스로라는 의미의 ‘auto’전기라는 의미의 ‘biography’가 합하여 만들어진 낱말이다. 역시 해석하면 스스로 쓰는 전기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 프랑스문학과 유호식 교수가 자서전(2015, 민음사)이란 책에서 해놓은 자서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앞의 내 식 정의보다 조금은 있어 보이긴 한다.

 

자서전(autobiography)이란 용어는 그리스어 어원을 가진 세 단어의 합성어로 알려져 있다. ‘auto-bios-graphein’--쓰다라는 의미로, ‘내가 나의 삶에 관해 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행위의 주체인 ’, 서술의 대상인 나의 삶’, 그리고 글쓰기라고 하는 행위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자서전은 자기 삶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행위이다.”

 

저마다 제각각의 사연과 삶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엮어내는 자서전은 그 어떤 책보다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당신의 자서전 한 권이 동네 도서관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다고 하면 과장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특히 당신이 CEO라면, 당신의 자서전을 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경영학 과과서이다.

자서전 쓰기는 자신의 가슴속에 품고 있던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작업이다. 그래서 때로는 속살을 드러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때로는 예기치 않은 또 다른 사건을 만들지도 모른다는 부담도 있다. 그래서 선뜻 나서지 못하고 망설인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있을까.

린다 스펜스의 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2008, 고즈윈 펴냄)이란 책의 뒤표지에 실린, 지금은 고인이 된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 씨가 쓴 추천사를 이 글의 결론으로 인용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자서전이란 자신의 이야기, 그러니까 자신이 기억하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자서전을 읽으면 그 속에 그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있는 나 또한 그 속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삶의 이야기를 교환한다. 또한, 과거의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고 싶은 미래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므로 자서전은 개인에게 기억된 역사이며, 동시에 그 사람의 꿈이다. 위대한 사람만 자서전을 쓰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은 평범하므로 자신의 기억을 남겨야 한다. 자서전이란 오히려 자신이 기록하지 않으면 누구도 기록해주지 않을 기억을 남겨야 하는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의무인지도 모른다. 나는 10년에 한 권씩 자서전을 쓰기로 했다. 누가 내 이야기에 관심을 둘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나를 위해 쓴다.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고 자신의 세계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사라질 것이고 나의 이야기는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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