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기 시사칼럼니스트]
[손진기 시사칼럼니스트]

 

[CEONEWS=손진기 칼럼니스트] 죽어 태극기 덮어주기 보다 구명조끼를 입혔어야지

죽은 교사 앞에 묵념하기 보다 학부모가 침묵했어야지

죽은 아이 버리기 전에 국가가 교육 했어야지

죽은 다음에 수습하기보다 시민 신고를 먼저 수습했어야지

모두 막을 수 있는 소중한 생명들을

우리는 언제까지 추모해야 할 일들을 생산할 것인가?

누가 태극기 덮어달라 했나?

지난 7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해병대 병사들은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참으로 고귀한 일이다. 그런데 가장 기본적인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고 실종자를 수색하다 오히려 실종자가 되어버린 20세의 해병대원, 채수근 상병. 잘 훈련된 해병이니 살아있기를 기대했지만, 사흘 만에 동료 병사에 의해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부모는 하늘이 무너졌다. 10년 만에 시험관 시술로 얻은 외아들. 곧 휴가를 나온다고 해서 엄마는 아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누르며 아들의 휴가를 기다리고 있는 터였다.

아들은 태극기가 덮인 채 아무 말 없이 시신으로 돌아왔다. 누가 태극기 덮어 달라했나. 물에 들어가면서 그것도 급류에 투입되면서 가장 기본적인 구명조끼를 안 입히다니. 이거 상식적인가? 비상식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식한 비상식이 아닌가.

구명조끼는커녕 가슴까지 오는 원피스 장화를 신겼다니... ~ 그 안으로 물이 들어가면 그냥 죽으란 말 아닌가....? 이 글을 쓰면서 답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태극기 덮어주고 일 계급 특진하고 훈장을 추서하고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고 최고의 예우를 갖추어 영결식이 치러졌다.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예우다. 너무나 한심한 주검 앞에 앞으로 누가 책임지는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人材를 죽인 人災.

언제까지 사회적 죽음 앞에 묵념할 것인가?

서울 서이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았던 여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나 없는 꽃다운 여교사를 추모했다. 특히 전국에 동료 교사는 한걸음에 학교로 달려와 국화꽃을 놓고 쪽지에 추모글을 적으며 그들의 SNS 프로필 사진은 순식간에 검은 리본으로 바뀌었다. 사람이 죽음을 선택할 때는 지금의 상황이 죽는 것보다 어렵고 싫다고 이야기하는 거다.

교사라는 직종은 대부분 사명감으로 선택한다. 그런데 학부모의 갑질이 대한민국 교사들의 사명감도 함께 죽였다. 이른바 교권의 실추다.

내 아들이 졸업할 때까지 결혼하지 말아라. 두 학생 싸움을 말리던 교사는 오히려 가해자가 되어 기소당하고 내 나이 모닝콜을 해라. 채소를 먹이고 아이가 거부하면 절대 먹여서는 안 된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나 변호사니까 알아서 해라등등...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 하였거늘....

교육부는 서울특별시교육청과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 5명 내외로 조사단을 구성해 경위 파악에 나설 계획이란다. 합동조사단은 해당 학교를 방문해 교장과 교감, 동료 교원을 면담하고 숨진 교사의 업무 현황과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현황 등을 확인할 예정이고, 이와 함께 다른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겪은 '학부모 갑질' 등 피해 사례도 분석하기로 했다고... 교육부는 합동조사를 통해 발견되는 주요 위반 사항은 엄정 조치하겠다며 교권 확립과 교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야단법석을 떤다. 진작 했어야지.

왜 우리는 사람이 죽어 나가야 그제야 야단법석을 떠는 걸까? 미리 했다면 사람 살리는 것이였는데.... 그래서 그 초등학교 교사는 이 사회가 죽인 것이고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이 가해자다. 그래서 인재이다. 人災人材를 죽였다.

흔적도 없이 죽어간 그림자 아기들.

2,236!! 지난 8년간 출생은 했는데 지금 행방이 묘연해진 아기들 숫자다. 이중 이미 249(718일 현재)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망자들 대부분이 부모가 방치, 살해, 유기했다. 나머지 아기들은 전수조사로 추적 중이라고 하니 사망 아기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중에 상당수가 10대 산모이거나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인간이니만큼 살면서 어떤 이유에서든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할 수 있다. 산모가 원하지 않는다 해서 책임까지 회피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문제는 교육 개몽의 사각지대라고 생각한다. 성교육의 근본이 바뀌어야 한다. 남녀의 육체적인 부분만 교육할 것이 아니라 생명의 존엄성과 원치 않게 임신해서 출산할 경우까지 교육하고 복지, 국가 기관에서 보호하고 양육하고 입양해 주는 제도와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자기 배에 열 달을 품고 있던 친자식을 냉장고 냉동칸에 넣어두는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이들도 사회가 죽인 것이다. 이들에 대해 국가가 좀 더 마음을 써 줬더라면 이들은 어디에선가 뛰어놀고 있었을 것이다. 또 이들은 성장하여 국가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인구가 줄고 있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낳은 아이를 잘 관리하고 올바른 성장을 돕는 것 또한 국가의 책무이다.

2,236!! 지금 초등학교 학생이 없어 폐교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데. 출생신고마저 안 되고 있고 제도도 마련되어있지 않으니 이 나라가 어찌 문명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림자 아기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들을 우리 사회가 또 살인할 것인가?

이 국가와 사회에 묻고 싶다.

시신을 수습하기 전에 신고접수를 수습했어야지.

지난 715

0701

충북 경찰청 112신고 전화가 다급하게 울린다. “미호천 제방이 넘치려 한다.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할 것 같다.” 최초 주민신고. 경찰은 궁평2 지하차도가 아닌 궁평1 지하차도로 출동(후에 이마저도 출동하지 않고 허위로 작성되었음이 밝혀짐)

07 51

소방 당국에 또 한차례 신고접수. “미호천 제방이 유실 될 것 같다 속히 출동 해달라

0756~68

오송 청주 2구간 도로 확장 공사감리단 충북 경찰청에 112신고 전화

제방 물이 넘치기 시작했다. 궁평교차로와 궁평지하차도가 물에 잠길 수 있다. 차량통제가 필요하다.

~ 이 때만 통제했었더라도.

결국 지하 차도 안에서 14명이 돌아오지 못 했다. 누군가의 어미였고 누군가의 자식이었으며 또 누군가의 친구 이웃 동료였던 그들은 담당자의 안이한 대처로 더 이상 그들의 모습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었다. 신고수습을 잘했더라면 시신 수습은 안 해도 되었을 것을.

이 분들도 이 사회가 죽였다.

우리는 얼마다 더 사회적 추모와 애도를 해야 하는가?

이 정부와 이 국가는 국민들의 안위와 안전을 이처럼 내 팽 챙겨쳐도 무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여기 아름다운 한편이 있어 소개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71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한 책임을 진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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