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기 시사평론가
손진기 시사평론가

[CEONEWS=손진기 칼럼니스트] 두 명의 인물을 소개 한다. 아니 세 명인가....?

여기 살면서 단 한 번도 법을 어긴 적이 없고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했던 한 남자! 그가 퇴근길 버스 정거장에서 체포된다.

저는 억울합니다. 저는 남을 해치는 것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관심이 있는 건 맡은 일을 잘 해내는 것뿐입니다.”

세계 제2차 대전 독일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 그의 원래 직업은 군인.

저는 지시받은 업무를 잘 처리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을 뿐입니다. 제가 제작한 열차덕분에 우리 조직은 시간 낭비 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었죠.”

그가 고안해 낸 것은 가스실이 설치된 열차. 수많은 유태인이 열차에 설치된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았다. 그가 죽인 유태인은 무려 수백만 명에 이른다.

저는 잘못이 없습니다. 단 한 사람도 제 손으로 죽이지 않았으니까요.

죽이라고 명령하지도 않았습니다. 제 권한이 아니었으니까요. 저는 시키는 것을 그대로 실천한 하나의 인간이자 관리자였을 뿐입니다.”

수백만 명의 죽음을 방관하며 가스실이 달린 열차를 개발한 아돌프 아이히만.

양심의 가책 을 느낀 적은 없었나요?” 재판관의 물음에

월급을 받으면서도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 것입니다.”

재판을 지켜본 6명의 정신과 의사들의 판정.

그는 누구보다 더 정상이며 준법 정신이 투철한 국민이었다.”

그러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말했다.

그는 아주 근면한 인간이다. 그리고 이런 근면성 자체는 결코 범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유죄인 명백한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한명의 군인을 소개한다.

6.25 전쟁 당시 공군 대령이었던 김영환은 지리산 일대의 빨치산 잔당 토벌명령을 받아 F-51D 전투기를 몰고 편대원들과 출격, 미군기가 떨어뜨린 연막탄을 보고 폭격을 개시하려 했다. 그런데 그곳이 바로 해인사였기에 전시상황에서의 명령불복종에 따른 즉결처분(총살형)을 각오하면서 항명해 편대원들에게 폭격을 불허하고, 기관총으로 위협사격을 가해 쫓아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 덕분에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과 팔만대장경이 각각 세계기록유산 및 세계유산으로 남을 수 있었다.

김영환의 명령불복종에 대노한 이승만 대통령은 김영환에게 즉결처분 명령을 내렸다. 배석하고 있던 공군참모총장 김정렬(김영환의 형)이 팔만대장경의 중요성과 그간의 공적을 역설하여 즉결처분은 모면했다. 2010년에야 문화유산을 지켜낸 공로가 인정되어 고인에게 무공훈장이 아닌 문화훈장 중 최고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이후 준장으로 진급했으며, 195435일에 행사 참석차 강릉으로 비행기를 몰고 가던 중 악천후로 동해시 인근 상공에서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33세의 나이에 순직하였다. 정확히는 실종되었으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순직 처리한 것이다. 현재 국립서울현충원 장군 제1묘역에 가묘가 조성되어있다.

요즘 지난 수해 때 수색작전에 투입되었다 사망한 해병대 고 채상병 사건을 맡아 수사 중인 던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항명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수사가 다 끝나 보고완료 했고 서명까지 받은 사건이 갑자기 상부의 말 한마디로 사건의 죄명과 죄인을 빼라는 부당함에 항거한 것이다.

이 세 명의 공통점은 모두 군인이다. 군인은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군인이 지켜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당한 명령에 복종 했을 때 과연.....

여러분의 생각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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