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이재훈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현지시간 10월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총회에서 4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최 회장은 향후 1년간 세계 철강업계를 대표하게 된다.

최 회장은 뛰어난 경영성과와 철강산업 최초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논의하는 HyIS 포럼(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을 성공적으로 주최하는 등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에 선임되어 1년간 부회장 직을 수행했다.

최 회장은 “철강은 친환경 미래소재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 철강사가 힘을 합쳐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탄소중립·ESG 경영 등 철강업계의 당면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16일부터 열린 총회 기간중 세계철강협회가 주관하는 2022년 스틸리어워드(Steelie Awards)에서 ▲기술혁신 ▲지속가능성 등 2개 부문을 수상하고 안전보건 우수사례 인증 프로그램에서 채택되는 성과도 올렸다.

스틸리어워드는 2010년부터 매년 세계철강협회 전 회원사를 대상으로 철강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우수철강사에 수여하는 상으로 ▲저탄소 철강생산 ▲기술혁신 ▲지속가능성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교육훈련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등 6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기술혁신 부문에서는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광폭(廣幅)재 고속 교류전해산세(交流電解酸洗) 기술이 가치를 인정받았다.

교류전기를 활용해 스테인리스 광폭제품의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표면을 청정하게 하는 산세 공정을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게 한 기술로 포스코가 세계 최초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기존 산세공정에 활용하던 화학물질인 혼산(Mixed Acid) 사용을 저감해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으며, 산세공정이 필요한 탄소강 등 타 제품 생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 부문에서는 포스코의 패각 자원화 사례가 상을 받았다. 포스코는 조개껍질의 주 성분이 석회석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패각을 가공한 후 철광석을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인 소결공정에서 석회석 대신 사용하는데 성공했다.

패각 자원화 사례는 온실가스 감축 성과와 철강업의 친환경성 인식을 제고하고, 지역사회의 폐수와 악취 등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스틸리어워드에서는 포스코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기술혁신 부문에서 5차례(’12, ’15, ’17, ’19, ’21),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2차례(’10, ’20),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1차례(’21) 등 총 8차례에 걸쳐 수상한 바 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해 가스 감지 도구인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 안전보건 우수사례로 인증받았다. 이번 인증은 ’10년 포스코형 안전체계, ’20년 안전골든벨에 이어 세번째다.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 직경 60mm, 무게 100g으로 산소(O₂)·일산화탄소(CO) ·황화수소(H₂S) 등 3가지 가스 검출이 가능하며 밀폐공간 작업이나 정비 전 해당 공간에 투척해 가스 농도 등을 바로 측정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측정된 값은 원격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으며 위험 감지시 측정자 뿐만 아니라 동료와 관리자에게도 경고메시지와 위치정보가 전달된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전문 분석 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12년 연속 1위로 선정되었으며 2018년 및 2020년 S&P Global Platts 선정 최우수철강사상을 수상했다. 또한 올해 4월에는 세계철강협회의 지속가능성 최우수멤버로 선정되는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철강사로 인정받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회장에 오르며 취임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래는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

Q. 세계 철강업계를 이끌 수장에 취임하셨는데 소감 부탁드립니다.

A. 세계철강협회를 이끌어 갈 회장으로 선임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리며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년간 회장으로서 중요하게 신경 쓰고 싶은 것은 철강업계가 전세계 기후 문제 해결에 함께 노력하고 동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몇 년은 미래 철강산업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구 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실행되고 있으며, 국가와 단체들의 요구도 높습니다. 동시에 사회와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도전에 맞서야 하고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세계철강협회가 그동안 추진해 온 탄소중립 관련 프로그램을 다른 산업과 공동으로 혁신기술 및 인프라 구축방안을 고민할 수 있도록 구체화해야 합니다.

철강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준비하고,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과 거시경제적,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 철강사들이 힘을 모으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앞으로 1년간 세계 철강산업의 성공과 발전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Q. 철강업계가 직면한 문제와 해결방안이 뭘까요?

A. 세계 철강업계가 마주하고 있는 최대 화두는 탄소중립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철강사들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대응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세계철강협회도 오래 전부터 함께 노력해 왔습니다.

포스코를 포함한 전세계 철강사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 함께 고민해야할 선결과제들이 있습니다.

첫째,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쇳물 생산 기술의 개발입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대중적인 기술로 인식되는 용광로(고로)를 활용한 쇳물 생산 기술은 석탄을 환원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철강사들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HyREX’라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철스크랩(고철)’을 모아 재활용하는 전기로 제철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재활용을 하더라도 고급 철강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 혁신이 요구됩니다.

이와 함께 철강 생산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회수하여 저장하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CCUS(탄소포집저장이용)’기술을 효과성과 경제성을 갖춘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그린스틸 중심의 수요 대응입니다. 자동차, 가전 등 철강수요산업의 많은 고객들이 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철강제품을 공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철강사들은 그린스틸, 탄소중립 철강, 탄소제로 철강 등 다양한 명칭으로 정의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업계에서 통용되는 정의는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철강사 간, 철강사와 고객 간,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합의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린스틸에 대한 표준화된 정의와 측정방법이 마련된다면 다양한 고객 요구에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셋째, 그린 에너지의 조달입니다. 신재생 에너지의 사용을 늘리고자 하는 다른 산업과 유사하게, 철강산업도 그린 에너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린 에너지로의 전환은 기술개발, 인프라 투자, 국가의 정책방향 등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와 관련되므로 철강산업도 지속가능한 제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철강산업은 탄소중립 달성과 관련된 이슈 이외에도 경제, 사회 등 여라 환경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도 고민해야 합니다. 세계 경제는 자유무역을 근간으로 하여 발전해왔으나, 최근에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방식의 무역장벽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철강산업은 이러한 자유무역의 위축에 대응한 교역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 이후의 경기부양과 이후 이어지는 금리인상 등 일련의 거시경제적 리스크로 인해 전반적인 경제활동과 철강수요의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Q. 세계 철강산업을 대표해서 무엇을 목표로 삼으셨나요?

A. 지속가능하고 깨끗한 지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하고 있습니다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국가와 기업, 단체들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기는 했습니다만, 시한 내에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현실적인 수단과 기술들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기술과 설비를 바탕으로 공정의 일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상용화 수준까지 발전시켜야 하고, 원료부터 제품생산에 이르는 관련 설비를 모두 새롭게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새로운 설비에 사용하게 될 원료들도 탄소중립의 방식으로 생산되어 제철소에 공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탄소중립 원료의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 또한 난제입니다.

저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철강협회가 분야별로 추진해 왔던 사업들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접근방식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첫째, 탄소중립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철강사 간 기술 혁신 공유 활동을 강화하고, 다른 산업과의 협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수소환원제철기술, 탄소포집저장이용(CCUS) 기술 등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반을 다루는 기술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철강사, 고객사, 설비 엔지니어링사 등 산업생태계 속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교류하려고 합니다. 또한 탄소중립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여러 산업계와 관련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둘째, 새로운 탈탄소 생산공정에 적합한 스마트 안전 솔루션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새로운 탄소중립형 제철공정이 개발되어 전환되는 과정에 있으므로, 이 과정에서 잠재하는 새로운 산업안전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려고 합니다.

셋째, 그린스틸을 요구하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철강산업의 여건을 감안한 그린스틸 정의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여러 수요산업에서는 구체적이고 강도 높은 그린스틸 공급 요구가 지속되고 있으나 철강산업에서 통용되는 기준이 부재하여 철강사가 개별적으로 탄소저감 강재를 판매하고 있어 기준이 제각각인 상황입니다.

그린스틸 표준을 정의하기 위해 철강사, 고객사, 제3의 독립인증기관이 참여한 협의회를 구성하고, 수소환원제철기술, 저탄소 전기로 기술 등과 같은 탄소중립제철 기술 개발 로드맵을 고려한 시기별 그린스틸의 정의를 만들려고 합니다.

넷째, 그린철강 생산을 위한 친환경 연·원료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힘쓰겠습니다. 글로벌 원료 파트너사는 물론 재생에너지, 수소 생산업체 및 관련 협회와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수요 전망, 조달 리스크, 각국의 정책방향 등 전방위적인 주제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또한 철강 스크랩 분류체계를 표준화하여 철강의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Q.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얼마나 달라졌다고 생각하시나요?

포스코그룹은 올해 3월 창립 54년만에 지주회사체제 전환 이후 ▲철강 탄소중립 완성 ▲新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라는 그룹의 5대 지향점을 중심으로 ①친환경 철강, ②이차전지소재, ③리튬·니켈, ④수소, ⑤에너지, ⑥건축·인프라, ⑦식량에 걸친 7대 핵심사업의 성장과 미래사업 발굴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그룹내 각 사업간의 시너지 창출 등을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의 합병 결정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룹의 미래사업 테마를 발굴하고 M&A 등 신사업 추진 강화를 위해서 외부 전문 인력들을 적극 영입하고 관련 조직을 정비하는 등 미래사업 발굴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은 그동안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해 왔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과 실천원칙을 기업시민헌장에 담아 2019년에 7월에 공개하였습니다. 기업시민헌장은 최근 글로벌 화두가 되고있는 ESG경영이 지향하는 바를 대부분 포괄하고 있습니다.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가 출범하면서 기업시민헌장의 전문을 정관에도 명시하였습니다. 정관에 반영한 것은 지주사 출범에 맞춰 포스코그룹의 모든 경영 활동에 친환경을 비롯한 인류가 지속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가치를 내재화하고 문화화한다는 포스코그룹의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기 위한 가시적인 조치였습니다.

지주사를 출범하면서 ESG 거버넌스 체계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새롭게 갖추었습니다. 예를 들면, ‘그룹 ESG협의회’를 신설하였는데 매 분기별로 홀딩스와 사업회사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여 기후변화, 안전, 다양성, 포용성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한 ESG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여기에서 논의된 내용을 더 구체화시켜 이사회 및 ESG위원회를 통해 보고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선진 거버넌스를 구축하였으며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Q. 포스코그룹이 추구하는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친환경 미래소재’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미래 혁신 기술로 만들어지는 소재 ▲미래 모빌리티나 주거/인프라 등 미래 산업에 활용되는 소재 ▲탄소중립 등 미래 친환경 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소재를 의미합니다.

친환경철강은 지금 없는 미래 혁신 기술(수소환원제철)로 만들어질 소재, 이차전지소재와 리튬·니켈은 전기차·배터리 등 미래산업에 쓰이면서 산업을 리딩할 소재, 수소는 탄소중립이라는 미래 친환경 가치를 실현할 소재라는 점에서 친환경 미래소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이차전지소재 사업에서 양극재·음극재의 국내외 생산기지를 확장하면서 결실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외 2024년 아르헨티나 염수기반 연간 5만 톤 리튬의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으로 국내외 리튬 2030년 30만 톤 생산, 철강사업에서 2028년 수소환원제철 데모플랜트 가동, 수소사업에서 2030년 50만 톤 생산 등의 구체적 목표를 가지고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의 포지셔닝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