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문제 있지만, 대체자 없는 ‘함영주’
노유정, 하나은행 ‘첫 여성’ CEO
적극 외부 영입 통해 규모 키우는 ‘신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CEONEWS=최재혁 기자] CEO의 어깨는 무겁다. 언제나 임직원을 다독이고 때론 채찍질하며 능률과 성과를 끌어올려야 한다. 성공하면 CEO 덕이지만, 실패해도 CEO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CEO 선임에 그룹과 주주들이 더욱 냉정한 잣대를 들이민다. 금융업의 CEO는 2022년 들어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회장부터 사장단까지 임기가 끝나는 시점을 동시에 맞아들어가며, 대한민국 금융업의 흐름이 뒤바뀔 예정이다. 과연 어떤 금융업의 선임이 옳은 판단이었을까?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사진=하나금융그룹)

사법 위험성...하나은행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함영주 부회장이 사법 위험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면서, 그의 향방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함 내정자는 2012년부터 하나금융을 이끌어온 김정태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으며, 차기 회장으로 오를 예정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 펀드)’ 불완전 판매에 따른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며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채용 비리 관련 소송 1심에서 이겼지만, 이에 불복한 검찰이 항소하며 사법 위험성의 늪에 빠져 버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지난 3월 14일 함 내정자와 하나은행 등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그동안 본 사안 관련해 법적, 절차적 부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며 ”손님들의 피해복구를 위해서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을 모두 수용하며 투자자들에게 배상을 마치는 등 최선을 다해 대응했음에도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판결문 분석 검토 후 밝히겠다"며 하나은행은 선고 직후 유감을 표명했다.

함영주 그룹 차기 회장 내정자 광고 모습(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그룹 차기 회장 내정자 광고 모습(사진=하나금융그룹)

앞서 함 내정자도 "이번 일로 큰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공정하게 경영을 해야 하겠다"며 "여러 투자자가 계신 데 재판을 속단하기 어렵지만, 성실히 입장을 소명하고 그 결과를 떠나서 앞으로 소비자 보호에 더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재판에 대해서도 그는 "재판 결과를 주주들께 상세하게 보고드리고 설명도 드려서 앞으로 주총이 무난히 지나가도록 노력하겠다"며 후일을 도모하는 듯했다.

한편, 금융업계 관계자는 “법적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점은 부담이지만 함 부회장을 대신할 만한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점 등에서 일단 주주총회는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무난히 회장에 오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노유정 하나금융그룹 하나펀드서비스 사장 후보(사진=하나금융그룹)
노유정 하나금융그룹 하나펀드서비스 사장 후보(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 첫 여성 CEO

하나금융그룹 하나펀드서비스 사장 후보로 노유정 전 하나은행 상무가 내정되며, 최초의 여성 CEO가 탄생하게 된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월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통해 하나자산신탁,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손해보험, 하나펀드서비스, 하나벤처스, 핀크 등 6개 주요 관계사 대표 인사를 단행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노 후보는 국민대 경영학과를 졸업 후 하나은행 지점장과 금융소비자보호부장, 변화추진본부장, 손님행복그룹장 등을 지내며 착실히 경험과 경력을 쌓아나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노 후보가 “은행 영업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지녔다”며 “섬세하게 손님 우선 경영을 강화함으로써 하나펀드서비스를 도약시킬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관경위에서는 ▲신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후보에는 강성묵 현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 ▲하나손해보험 사장 후보에는 김재영 현 부사장 ▲신임 하나자산신탁 사장 후보에 민관식 현 전무를 각각 추천했다. 

앞서 내정된 후보들은 4월 중 개최되는 각사 이사회와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될 경우, 2년의 임기를 보장받는다. 권영탁 현 핀크 사장과 김동환 현 하나벤처스 사장은 연임 후보로 추천되면서 추가로 1년의 임기를 부여받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관계사 대표이사 사장 후보 추천을 마무리하며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린 적임자를 통해 세대교체를 이끌며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며, "새롭게 진용을 갖춘 CEO와 함께 지난해 그룹 전체 이익의 35.7%를 차지한 비은행 부문을 지속해서 성장시켜 그룹의 성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신한자산운용 본사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조재민 전통자산부문 대표(왼쪽에서 세번째)와 김희송 대체자산부문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통합자산운용의 힘찬 출발을 외치고 있다(사진=신한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본사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조재민 전통자산부문 대표(왼쪽에서 세번째)와 김희송 대체자산부문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통합자산운용의 힘찬 출발을 외치고 있다(사진=신한자산운용)

적극 영입으로 규모 키운 ‘신한’

신한자산운용이 지난 1월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통합한 ‘신한자산운용’으로 공식 출범하며, 전통자산부문 대표로 조재민 사장을 영입하고, 대체자산부문 대표로 김희송 사장을 선임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출범식에서 "통합을 계기로 자본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는 일류운용사로 성장하자“며 ”고객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투자솔루션 기업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선포했다.

먼저 조재민 사장은 경력 20년의 운용사 대표를 지낸 걸출한 능력을 보고, 전통자산부문 대표로 영입해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맞춰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7년 설립된 신한대체투자운용에 CEO로 선임된 김희송 사장은 대체자산부문 대표로 선임하며,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고객과 사회에 편안함과 풍요로움을 드리는 세계 최고의 투자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문제해결을 지원하겠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신한자산운용은 통합을 통해 대체투자까지 도맡으며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로 자리 잡게 된다. 그동안 신한대체운용은 부동산과 인프라 등을, 신한자산운용은 투자일임업을 맡으면서 서로의 전문성을 키워왔다. 조 회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체계를 일원화하면서, 시너지 극대화와 경영 효율성에 나선 것이다. 

대체자산부문과 전통자산부문의 조화도 큰 기대가 된다. 각 부문이 불협화음 없이 합쳐진다면, 조 회장이 꿈꾼 통합의 의도와 일치하게 된다. 이에 회사는 각각의 대표 체제로 운영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협력 상품을 통해 효율성과 조화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대체투자관련 펀드와 ETF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김상태 신한금융투자 GIB 총괄 사장 후보(사진=신한금융투자)
김상태 신한금융투자 GIB 총괄 사장 후보(사진=신한금융투자)

1월에 발표된 강력한 인사 발표에 이어, 지난 3월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김상태 전 미래에셋증권 IB 총괄 사장을 신한금융투자 GIB 총괄 각자대표 사장으로 신규 추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경위에서는 자본시장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IB 분야’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맞춰, 그에 걸맞은 역량과 성과가 검증된 전문가 영입을 찾고 있었다.

자경위 관계자는 김 내정자에 대해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신한금융투자의 IB 부문이 더 핵심적 임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IB와 기업금융 분야 사업 커버리지를 넓히고 조직 전체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에서 검증된 인물이 대표로서 지도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이유를 밝혔다.

정통 증권맨인 김 내정자는 ‘DCM(채권발행시장)’, ‘ECM(주식발행시장)’의 영역에서 추진력과 거래처 발굴 역량을 모두 인정받으며, 업계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이 ‘IPO(기업공개)’ 시장 전통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바지하며,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의 통합 과정에서도 안정과 화합을 끌어내는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자경위 관계자는 "IB를 비롯한 자본시장은 일정 수준 이상의 트랙 레코드를 쌓은 최고 유명인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연말 신한자산운용 조재민 사장에 이어 이번 김 사장 영입으로 자본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진용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우리은행)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장 ‘이원덕’ 가능할까?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3월 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비상무이사에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를 추천하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이은 이인자로 입지를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사내이사로 활약하던 이 내정자는 우리은행장에 내정되면서 잠시 이사회 구에서 자리를 비워야 했지만, 비상임이사로 추천받으면서 다시 이사회로 복귀하게 됐다. 업계에선 권광석 현 우리은행장이 이사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과 이사 자격을 유지한 이 내정자로 인해 우리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뀌게 된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이 내정자의 비상임이사 추천은 그룹 지배구조와 연관이 있다. 그동안 사외이사 6명과 사내이사 2명으로 구성된 우리금융 이사회 중 특히, 사내이사에는 손 회장과 이원덕 행장 내정자만 포함해, 우리그룹 내의 중요도를 재확인하는 기회로 풀이됐다.

이외에도 우리금융은 법무법인 세종의 송수영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1980년생인 송 변호사는 ESG와 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등 기존 사외이사 4명을 임기 1년의 사외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을 듯하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이 내정자 등 우리금융지주 이사진 다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선임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ISS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DLF·라임 사태 손실에 대한 위험관리 미흡을 이유로 금융당국에서 제재를 받았지만 이들 이사진은 손태승 회장을 해임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극렬히 반대했다.

ISS는 작년에도 같은 이유로 사외이사 선임 또는 연임에 반대한 적이 있다. 만약 권고가 받아들여진다면 이 내정자의 선임은 실패로 돌아가며, 손 회장의 구상이 흐트러지게 된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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