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현 HSG 휴먼솔루션그룹 소장

[CEONEWS] 경영의 대가, 잭 웰치 GE 전 회장은 어렸을 때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 그는 자신의 이런 습관으로 인해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가고 있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다른 부모들은 십중팔구 말 더듬는 습관을 고치기 위한 병원이나 학교를 알아봤을 것이다. 그런데 잭 웰치의 어머니는 그런 그에게 오히려 남다른 칭찬을 해주었다. “너는 생각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말이 미처 따라가지 못할 뿐이란다.” 그의 말 더듬는 약점 보다는 남다른 사고력이라는 강점을 발견해서 인정해준 것이다.

잠깐 2002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떠올려 보자. 한국에 4강 신화를 안겨주었던 드림팀이지만 처음엔 ‘문제 선수’ 집합소라는 비판이 있었다. 미드필더인 김남일은 볼터치와 패스능력이 약했고 스트라이커 안정환은 급격한 체력저하가 문제였다. 골키퍼 이운재는 순발력이 좋지 못했다.

그런데 히딩크 감독은 그들의 약점보다는 강점을 눈여겨봤다. 김남일은 한국 선수 중 드물게 모험적이고 적극적 플레이에 강했다. 안정환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승부사였다. 이운재는 진중하고 무게가 있어 경기 전반을 컨트롤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히딩크의 안목이 있었기에 월드컵 4강신화가 가능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구성원과 함께 일을 할 때 그들의 약점 보다 강점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직원의 약점에만 집중하면 ‘평범한 수준’에 그치지만 강점에 집중하면 ‘탁월한 성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점을 집중해서 코칭하는 것이 왜 어려울까? 바로 사람에겐 강점 개발 보다 약점을 먼저 고치려고 하는 ‘약점 편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약회사 영업총괄 홍성민본부장. 영업팀 박 차장 때문에 표정이 어둡다. 박 차장이 개발팀에서 영업팀으로 부서이동을 한 후, 지난 6개월간 실적이 계속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이면 자신이 영업하는 제품에 대해 열정적으로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박차장은 그 부분이 너무 약하다.

박 차장, 어떻게 코칭해야 할까? ‘열정적으로 고객에게 설명하는 것’은 홍 본부장의 방식이다. 그런 방식이 자신에게 통했다고 해서 박 차장에게도 최선의 전략일까? 개발팀에 있다가 온 박 차장에게 “영업은 열정으로 설명하는 거야!”라고 주입하는 것은 마치 거북이에게 토끼처럼 뛰라고 강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오히려 제품에 대한 지식이 뛰어난 박 차장에게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서 우리 제품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 주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케이스와 데이터를 준비해서 고객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도록 코칭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처럼 구성원들의 강점을 통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리더 자신의 생각을 구성원에게 강요하기보다 그들의 특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그들의 강점을 관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에게도 뭔가 남다른 점이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강점을 찾고자 의도적으로 노력할 때 가능할 것이다.

구성원의 강점을 발견했다면 이제 강점을 업무와 연결시켜 보자. 일반적으로 업무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앞 글자를 따서 PAPER라고 부른다. 먼저 P는 People이다. 영업, 설득 등 사람을 만나서 하는 업무가 해당된다. 두 번째 A는 Activity이다. 발표, 강연 등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다. 세 번째 P는 Paper이다. 보고서, 기획서 등 모든 서류 작업을 총칭한다. 네 번째 E는 Event이다. 행사 기획, 운영 등의 특별한 행사를 운영하는 업무이다. 마지막으로 R은 Research이다. 자료조사, 실험 등 연구 관련 업무에 해당된다. P.A.P.E.R. 이 다섯 가지 업무들 중에서 구성원의 강점이 더욱 발휘될 수 있는 업무를 맡겨서 성과가 나는지 확인해보라.

마지막으로 구성원들간에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매칭해주면 좋다. 서로 강,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업무파트너를 묶어주는 것이다. 이때 사용하면 좋은 도구가 ‘파트너 매칭 맵’이다. 먼저 구성원들의 이름과 그 사람의 강/약점을 각각 기입한다. 그리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끼리 매칭해서 선으로 연결한다. 이렇게 만든 연결선을 업무 파트너 매칭, 역할 부여 등에 반영하면 된다.

함께 일하는 구성원 중에 성과가 낮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 구성원의 약점을 지적하기 전에 “이 친구도 뭔가 잘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하고 나름의 강점을 한번 찾아보자. 그리고 그 구성원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업무를 맡겨보자. “누군가의 잠재능력을 발굴해서 키워주는 것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다.” 베저민 조엣, 옥스퍼드대 부총장의 말이다.

조장현 HSG 휴먼솔루션그룹 소장

 <조장현 HSG휴먼솔루션그룹 소장 프로필>

Professional Certified Corporate Coach (PCCC)

국제코치연맹(ICF)인증전문코치(PCC)

한국리더십센터그룹 부사장

웹플랜 대표이사 사장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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