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개념 인류로 확장...선대 경영철학 계승 천명
친환경 등 산업 생태계 변화 주도하는 리더십 확보
정몽구,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 "건강 매우 양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CEONEWS=이재훈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현대차그룹도 본격적 3세 경영시대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보고했다. 각 사 이사회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을 출범 10년만에 세계 5위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시키고, 글로벌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한 정몽구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 발전시키는 한편,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리더십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선 회장은 1999년 현대차에 입사, 2002년 현대차 전무, 2003년 기아차 부사장, 2005년 기아차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부터는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을 맡아 왔다.

기아차 사장 당시 과감한 투자와 인재영입으로 디자인경영을 추진, 적자에 시달리던 기아차를 흑자로 전환시키고, 현대차 부회장 재임 기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에 맞서 성장을 이끌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 안착시킨 것도 정 회장이 주도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을 맡은 2년여 기간 동안에는 그룹의 미래 혁신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재편에 선제적으로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적극적인 인재 영입 등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세계 최고 완전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합작 기업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하는 한편, 다양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 협업,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미래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의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차량은 물론 다양한 산업에서의 활용을 통한 수소 생태계 확장도 견인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미래의 새로운 장(New Chapter)을 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영상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취임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이날 전세계 그룹 임직원들에게 밝힌 영상 취임 메시지에서 '고객'을 필두로 인류, 미래, 나눔 등 그룹 혁신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며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특히 고객의 가치를 인류로 확장했다. 정 회장은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고 표명했다. 고객의 평화롭고 건강한 삶과 환경을 위해 모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준비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여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며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역설했다.

나눔을 통한 사랑받는 기업으로의 변화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들을 전 세계 고객들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모든 활동들이 인류의 삶과 안전, 행복에 기여하고 다시 그룹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사회의 다양한 이웃과 소중한 결실을 나누고, 이웃과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소신의 반영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특히 범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과 기업을 성장시킨 정몽구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회장은 “두 분의 숭고한 업적과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행복에 공헌하는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그룹 임직원들에게 미래를 향한 담대한 여정으로의 동참을 당부했다. 그는 “미래를 열어가는 여정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안되면 되게 만드는’ 창의적인 그룹 정신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서로 격려하고 힘을 모아 노력하면 충분히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CEONEWS와의 통화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패러다임 속에서 '준비된 CEO'인 정의선 회장이 취임하면서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성장드라이브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며 "일단은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자동차 개발과 출시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내외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새로운 회장을 맞이한만큼 그룹의 미래성장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고객중심 가치의 실현과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는 새로운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정몽구 명예회장은 최근 회장직 사임의사를 밝히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맡아 엄중한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혁신 주도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재 건강은 아주 양호한 상태"라며 "그간 정의선 회장 체제를 통한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실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고 전했다.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정몽구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경제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회생, 글로벌 자동차업체로 육성했으며, 2010년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톱 5업체로 성장시켰다.

품질경영, 현장경영, 글로벌경영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으로 자동차 전문그룹을 출범시키고 자동차 부품산업과 소재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건설,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세계 최초로 친환경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갖춰 기업의 환경에 대한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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