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단일 매장 최초로 3조원 매출 달성
더현대서울 최단기간 1조 매출 돌파… 롯데백화점은 2조 매출 2개 확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CEONEWS=서재필 기자] 지난해 유통업계에서 백화점간 격돌이 치열했다. 상반기부터 매출 상승세를 달린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서울을 비롯해 지난해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신화를 쓴 신세계백화점까지 치열한 컨텐츠 및 서비스로 경쟁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올해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한국 유통업계에 한 획을 긋는 새 기록을 썼다. 단일 유통 시설이 연 3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국내 최초다. 단일 점포 3조원은 세계 유수의 백화점 중에서도 영국 해러즈 런던(2022년 약 3조 6400억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2022년 약 3조 1600억원) 등 소수 점포만 기록한 드문 성적이다. 백화점 하루 영업시간 10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1초에 23만원씩 판매한 셈이며, 강남점의 올해 영업면적 3.3㎡당 매출은 1억 800만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서울은 오픈 2년 9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올해 누적 매출(1월 1일~12월 2일)이 1조 41억원을 달성하면서 지난 2021년 2월 26일 오픈 후 33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 점포’로 등극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본점 매출이 2조원을 넘기며 잠실점에 이어 2조 매출 매장을 두 곳으로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이 지난 1979년 개장 이후 국내 최고의 유통시설로 자리매김해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 9천343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

신세계백화점, VIP 중심 MD 및 컨텐츠 주효

신세계백화점의 국내 매장 유일 3조원 매출 신화는 의미가 크다. 또한 경기 둔화 및 물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성장세가 뒷받침되기까지는 VIP들의 역할이 컸다. 올해 신세계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의 비중은 절반(49.9%)에 달해 신세계 다른 점포 평균(35.3%) 대비 월등히 높다.

VIP가 신세계 강남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로는 독보적인 MD(상품기획) 역량이 꼽힌다. 지난 2016년 신관 증축 · 전(全)관 리뉴얼을 통해 서울 최대 백화점으로 거듭난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명품 라인업 또한 차별화된 구성과 깊이를 자랑한다. 에르메스(4개), 루이비통(3개), 샤넬(4개) 등 이른바 3대 명품인 ‘에루샤’를 비롯해 구찌(6개), 디올(4개)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강남점에서만 각각 패션 · 화장품 · 주얼리 등 카테고리별 세분화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소득 가구가 밀집한 강남 지역을 끼고 있다는 점도 VIP 확보에 한몫한다. 엔데믹 이후 가전 · 가구 성장세가 주춤한 분위기에서도 강남점은 예외였다. 서초 반포 · 강남 개포 등 강남권 신규 아파트 입주에 힘입어 올해 강남점의 리빙 카테고리는 35.7%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억대를 호가하는 고가 가구와 대형 가전도 속속 팔려 나갔다.

여기에 더해 강남점은 100명에 달하는 VIP 서비스 전담 인력과 등급별 세분화된 VIP 라운지, VVIP 커스터마이징 등 품격 있는 서비스로 견고한 우수고객층을 유지하고 있다.

VIP 중심의 컨텐츠 외에도 구매력 높은 2030대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MD 전략도 주효했다.

실제로 서울 외 지역에서 신세계 강남점을 찾은 고객이 전체 매출의 50.3%로 과반을 차지한다. 수도권 고객도 23.2%로 타 수도권 점포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아 명실상부 전국구 백화점으로 입지가 굳건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 이하가 구매객의 40%에 달하고, 특히 20대가 10%를 차지하며 ‘잠재 고객’에서 ‘주요 고객’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눈에 띈다. 올해 신규 고객 매출의 절반은 20~30대가 차지했다.

강남점이 이처럼 2030 세대로 고객층 확장에 성공한 것은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들여오면서다. 강남점은 지난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프리미엄 스포츠 · 아웃도어 전문관 등을 이른바 ‘MZ 브랜드’ 중심으로 새단장해, 수년간 온라인에 집중됐던 영패션 수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스트리트 캐주얼(94.6%), 스포츠 · 아웃도어(51.6%) 카테고리가 젊은 고객들 중심으로 크게 신장하며 3조원을 달성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이들을 끌어오기 위한 팝업 전략도 매출 증진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팝업 전용 공간 ‘더 스테이지’는 유휴 공간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던 관행을 깨고 임시 매장을 위한 정식 공간을 마련하는 과감한 시도로 오프라인 쇼핑을 다채롭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도 더 스테이지에서 티파니 락(lock) 컬렉션 론칭(2월), 루이비통 볼트 주얼리(4월), 버버리 다니엘 리 컬렉션(9월),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기념 컬렉션 팝업(10~11월) 등이 잇따라 열렸다. 더 스테이지에서 거둔 팝업 매출로만 럭셔리 브랜드 매장의 연간 매출에 견주는 200억원에 달한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백화점으로서,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컨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

더현대서울, 백화점 중 최단시간 매출 1조 돌파

더현대서울의 매출 확대 속도가 가파르다. 지난해 더현대서울의 한해 매출액은 1조 41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2021년 2월 오픈 이후 33개월만에 거둔 성과이며,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러한 성과의 이유로는 내국인 고객뿐 아니라 외국 고객까지 흡수하는 다양한 컨텐츠 기획에서 비롯됐다. 더현대서울 외국인 매출은 2022년 전년 대비 731.1%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11월에는 891.7% 상승했다. 현대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 평균 신장률(305.2%)의 3배에 육박한다.

실제로 더현대서울은 매장 내 영어와 중국어가 가능한 글로벌 전담 인력을 충원하는 등 외국인 쇼핑 편의 제고와 서비스 품질 강화를 실시한 바 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진행하는 팝업스토어 역시 젊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주요 컨텐츠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더현대서울은 오픈 첫해 19.1%에 달했던 식품 비중은 2022년 16.5%, 올해 13.2%으로 서서히 감소한 반면, 영패션은 2021년 6.2% → 2022년 10.3% → 올해 13.9%로 식품 비중을 앞질렀다. 또한 2021년 8만 7,854원 규모였던 더현대서울 객단가는 지난해 9만 3,400원, 올해 10만 1,904원으로 매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앞선 8월에는 오픈 당시인 2021년과 비교해 누적 방문객이 2년만에 4배 이상 뛰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의 누적 방문자 수는 2021년 2500만명에서 지난해 1억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 개점 이후 더현대 서울 구매 고객의 55%는 서울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연평균 20%씩 성장해 온 해외명품 매출도 올해 전체 매출 중 25.6%를 차지하며 객단가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더현대서울 객단가는 식품을 제외하면 현대백화점 서울 점포 중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더현대서울 전경
더현대서울 전경

최근 더현대서울은 루이비통 매장도 오픈하며 해외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더현대서울은 더현대서울 1층에 마련된 매장에서는 의류와 가방, 신발, 주얼리 등 루이비통의 여성 제품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이는 주력 고객층인 MZ세대를 겨냥한 상품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루이비통 매장은 기존에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팝업이 열리던 곳에 조성돼, 매장 안에서 더현대서울의 인공폭포 '워터폴 가든'을 조망할 수 있다. 더현대서울은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루이비통 입점으로 성장을 지속해갈 계획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서울은 단순 쇼핑 공간에 머물던 백화점에 대한 인식을 깨고 ‘오프라인의 재발견’, ‘공간 경험의 가치 극대화’ 등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며 “글로벌 수준의 MD 역량과 더현대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K패션 브랜드 등 참신한 콘텐츠 발굴 노력, 이로 인한 객단가 상승 등이 최단기간 1조원 돌파 기록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롯데백화점 중구점, 잠실점 이어 2조원 매출 기록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이 올해 매출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이어 '2조' 타이틀을 단 백화점 2개를 확보하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이 지난 1979년 개장 이후 국내 최고의 유통시설로 자리매김해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 9343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2022년대비 4배가량 늘었습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백화점과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의 시너지로 지난해 2조 5982억의 매출을 낸 바 있다.

아울러 3대 럭셔리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과 롤렉스 매장이 나란히 1층에 위치한 에비뉴엘 잠실점은 올해 단일 명품관 기준 국내 최초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올 연말 ‘2조 이상 점포를 2곳이나 보유한 국내 유일의 백화점'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잠실점 3조 매출 돌파와 함께 명실공히 국내 ‘쇼핑 1번지’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이는 올해 초 부임한 롯데백화점 정준호 대표의 확고한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정준호 대표는 부임과 함께 매장 리뉴얼을 통한 고급화 이미지를 비롯해 MZ들이 유입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 개발에 힘을 쏟았다.

특히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강남점 등의 리뉴얼을 진두지휘하면서 점포별 프리미엄화 전략을 실시하면서 잠실점에 이어 본점은 매출 2조 달성, 잠실점은 올해 매출 3조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해에는 지방 거점 도시에 위치한 매장들의 볼륨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경기침체로 불황형 소비가 장기화하면서 지방 점포의 중요성이 더 커진 만큼 지역 밀착형으로 매장을 바꿔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이다.

대구점, 상인점, 울산점, 포항점, 대전점, 광주점, 동래점 등 상권 경쟁력이 약화했거나 인근에 경쟁 매장이 있는 지점이 대상이다. 지방 중소형점이라도 '롯데' 이름을 달고 있는 만큼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간 수도권 대형점에 집중돼있던 SPA 브랜드를 지역 거점 점포에도 유치하고, 인근에 경쟁점이 있는 매장에는 체험 공간을 늘려 고객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구점에는 내년 초 200여평 규모의 '나이키 라이즈' 매장을 입점시키고 1천여평 규모의 초대형 키즈카페 '메타시티'도 들인다. 화장품이나 식료품처럼 자주 구매하는 상품군도 강화해 지역 주민들이 필요한 물건을 손쉽게 살 수 있는 지역밀착형 쇼핑센터(NSC·Neighborhood Shopping Center)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역 점포도 수도권 대형점에 버금갈 정도로 쇼핑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한번 방문한 고객이 꾸준히 찾을 수 있는 '지역 쇼핑 1번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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