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50% 달성 ‘시동’

[CEONEWS=오영주 기자] 자동차 자체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30년까지 연 평균 10%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으로 LG디스플레이(이하 엘지디)가 손꼽힌다. 엘지디는 2019년 업계에서는 최초로 차량용 OLED 양산에 성공하며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 10인치 이상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2018년부터 5년 연속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세계 1등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업계 최초 탠덤 OLED 소자 활용

 

지난 1월 엘지디는 초대형∙슬라이더블∙투명 OLED로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CES 2023’ 모빌리티 기술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처음으로 전용 부스를 마련했다. 1월 5일 열린 부스 공개식에서 엘지디는 독자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OLED와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기반의 초대형, 저전력, 초고휘도 기술 등 차별화된 라인업을 소개했다. 또 화면이 확장되는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도 업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혁신 기술로 시장 격차 확대와 위상을 더욱 강화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어 8월 16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개막식에서는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가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역할은 운전자와 동승자, 차량 내외부가 다양하게 소통 및 체험하도록 확대되고 있다”며 “"차량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 개수가 늘어나고, 크기도 커지고 있어 전기차·자율차 등 모빌리티 산업의 흐름은 앞으로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대표의 발언과 함께 전시회에서는 향후 엘지디가 P(플라스틱)-OLED, ATO (Advanced Thin OLED), LTPS LCD 등 3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성장시켜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P-OLED는 유연성 있는 플라스틱을 기판으로 사용해 뛰어난 화질을 유지하면서도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인업이다. ATO는 유리 기판을 사용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제품이며, LTPS LCD는 기존 LCD 대비 대형화 및 고해상도 구현에 유리한 제품이다.

특히 엘지디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핵심 기술인 ‘탠덤(Tandem) OLED 소자’를 활용한 차량용 OLED는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아 1개 층 대비 고휘도, 장수명 등 내구성과 신뢰성이 뛰어난 구조가 특징이다. 회사는 올해 기존 1세대 대비 휘도(화면 밝기)와 소비전력이 각각 30% 와 40% 이상 개선된 2세대 탠덤 OLED를 양산 중이며, 현재 2세대 대비 휘도 20%, 소비전력 20% 가 추가로 개선된 3세대 탠덤 OLED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초대형 OLED와 슬라이더블∙롤러블∙투명 OLED 등 디스플레이 폼팩터 혁신을 통해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입증된 기술력… 명품과 조우하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엘지디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분야의 협업을 논의 중이다.

지난 8월 24일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의 권봉석 부회장과 권 대표 그리고 벤츠사의 올라 칼레니우스 이사회 의장이 만나 협업을 논의하고 향후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미 2004년부터 벤츠사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엘지디는 20년째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2020년 S클래스를 시작으로 전기차 EQS, EQE 등 프리미엄 라인업에 차량용 P(플라스틱)- OLED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엘지디의 P-OLED가 적용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하이퍼스크린’은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곡선의 디스플레이로 뛰어난 실내 디자인을 완성하고, 직관적인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해 그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날 엘지디는 벤츠사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34인치 초대형 P-OLED’와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투명 OLED’, ‘12.3인치 무안경 3D 계기판’, ‘시야각 제어 기술(SPM, Switchable Privacy Mode)’ 등 개발 중인 차세대 차량용 OLED 및 하이엔드 LCD 신기술을 대거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이 벤츠사가 엘지디와 오랜 시간 협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다각도로 입증된 기술력에서 기인한다. 엘지디는 올해도 자동차 부품 세계1위 업체인 보쉬(Bosch)로부터 ‘보쉬 최우수 공급업체상’을 수상했다.

1987년부터 2년마다 전세계 3만 5천여곳의 협력사 중 부품, 원자재, 재료, 서비스 등 각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최상위 0.1% 협력사에 ‘최우수 공급업체상’을 수여하고 있는 보쉬는 최근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및 고급화·대형화 트렌드에 따라 차량 내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올해부터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를 신설하고, LG디스플레이를 최초 수상 업체로 선정했다.

보쉬는 엘지디와 2012년부터 10년 이상 전략적 협업 관계를 이어오면서 ▲OLED를 포함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 분야에 걸친 차별적 기술력 ▲철저한 품질 관리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입증하며 뛰어난 성과를 보여 상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분야의 협업을 약속했다.(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분야의 협업을 약속했다.(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4분기 흑자전환 예고 청신호

 

전세계적으로 디스플레이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산업구조 자체가 침체된 가운데 엘지디는 지난해만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도 이에 근접한 손실이 났다. 그러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여전히 실적개선의 희망은 남아있다.

글로벌 리서치그룹인 옴디아는 올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을 당초 89만대에서 148만대로 수정하고 앞으로 5년간 연평균 45% 성장해 2027년에는 900만대 이상 출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엘지디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4조원의 차량용 패널 수주를 따내 안정적인 매출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호영 대표가 최근 3분기 적자폭 개선과 4분기 흑자전환을 은밀히 예고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의 발언처럼 전반적인 디스플레이 시장의 침체 속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이 엘지디의 구원투수가 되어준다면 회사는 긴 적자터널을 다소나마 벗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2026년까지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5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엘지디의 각오가 무섭게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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