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거침없이 간다
연간 50%대 성장세에 IPO 계획까지

[CEONEWS=서재필 기자] 패션 이커머스 시장에서 최고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무신사가 매년 50%대 매출 고공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내년 IPO 시장 진입에 구체적인 계획까지 마련하는 모습이다.

무신사의 2022년 실적은 별도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60% 증가한 6452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것이 적중, 무신사 스토어를 이용하는 여성 고객과 2535 신규 구매자 비율이 크게 늘면서 입점 브랜드의 판매 상승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사진 무신사)
한문일 무신사 대표(사진 무신사)

연결 기준으로는 연간 708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54%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셀렉트숍 '엠프티'를 오픈한 무신사 트레이딩과 한정판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에스엘디티(SLDT) 등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결과다. '솔드아웃'은 꾸준히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거래액이 2021년보다 무려 275% 급증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무신사는 버티컬 시장에 안착한 무신사 스토어와 29CM의 성장세가 더욱 커질 수 있도록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해에만 4개의 무신사 스토어 전문관을 오픈한데 이어 리오프닝에 맞춰 입점 브랜드의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성수와 한남동을 중심으로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스튜디오, 이구성수, 이구갤러리 등 오프라인 핫플 공간 운영을 시작했다. 여기에 여성용 고감도 패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레이지나잇'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한 것도 힘을 보탰다.

 

사진: 무신사
사진: 무신사

 

특히 2022년을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무신사는 지난해 9월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하고 일본, 미국, 싱가폴, 태국 등 13개국을 대상으로 웹과 앱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K 브랜드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 개발, 마케팅, 서비스 기획, 테크 등 전문 분야별 대규모 채용도 진행했다. 무신사는 이달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진행한 선제적 투자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감소한 539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스토어, 레이지나잇, 전문관 오픈 등 신규 서비스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조만호 창업자가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증여한 것을 포함 약 268억 원 규모의 주식보상비용이 일회성으로 반영된 영향도 컸다.

영업외 비용으로는 RCPS에 대한 파생상품평가손실의 공정가치를 평가한 결과 약 214억 원이 금융비용으로 인식돼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자 경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무신사 스토어와 통합한 스타일쉐어의 서비스 종료에 따른 영업권 손상차손(156억)과 중단영업손실 비용(93억)도 반영됐다. 연결 기준으로는 자회사 에스엘디티의 손실 규모 등이 반영돼 3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2022년에는 무신사가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에 선제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해"라며 "올해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신규 사업을 계속해서 확대하는 한편, 안정적인 수익 기반 마련을 위해 국내외 브랜드 투자 전략을 확장하는 한편 입점 브랜드사의 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해 성과를 도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29CM•스타일쉐어 인수 적중… 대규모 투자 유치로 유니콘 등극까지

지난 2021년 스타일쉐어와 29CM가 무신사의 품에 안겼다. 이 당시 인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이 바로 당시 무신사의 한문일 대표다. 당시 무신사는 강정구, 한문일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됐다.

당시 강정구 대표는 2017년부터 프로덕트 부문을 총괄하며 무신사 스토어의 개발, 기획, 디자인 조직의 팀빌딩을 주도했다. 특히,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 무신사 스토어의 사용성을 높이고, 커머스 중심의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주력해왔다.

한문일 대표는 2018년 무신사에 합류해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스튜디오, 솔드아웃 등 신규 사업 분야를 주로 리드해왔다. 특히 무신사는 지난달 솔드아웃을 전개하는 SLDT를 자회사로 분사했고, 한문일 공동대표를 이 회사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또한 외부 투자 유치 및 적극적 기업 인수로 무신사의 빠른 성장세를 이끌었다.

스타일쉐어-29CM 인수 당시 무신사는 3000억원의 인수대금을 투입했다. M&A 계약이 체결된 당시 무신사가 취약했던 여성 패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로 인식됐으나, 투자금이 과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생각을 뒤집듯, 무신사는 29CM을 독자적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버티컬 플랫폼 전략을 펼치고 29CM을 연간 6000억원 거래액을 기록하는 대형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29CM은 무신사의 콘텐츠 기획 노하우에 힘입은 온-오프라인 콘텐츠 흥행을 비롯해 브랜딩 강화와 신진 브랜드 영입 확대를 통한 △여성 패션·잡화 부문의 급성장 △충성 고객 비중 확대 등얼 바탕으로 전년대비 80% 이상 매출이 신장했다.

특히 무신사가 가진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온오프라인 콘텐츠 흥행은 실적 상승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작년 하반기 연달아 오픈한 이구성수, 이구갤러리 서울, 이구갤러리 대구는 각 공간이 하나의 콘텐츠이자 매체로서 기존 고객의 29CM 서비스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 작년 연말 기준으로 총 38만 명 이상이 29CM의 오프라인 공간을 방문하며 젊은 층의 새로운 인증 명소이자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각 매장은 매월, 매 분기별로 전시 주제와 브랜드를 다변화하며 입점사의 브랜딩과 오프라인 접점 확대에도 기여했다.

 

 

 

꾸준히 투자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입점 브랜드의 매출 상승과 팬덤 형성에 기여했다. 브랜드 비하인드 스토리를 3분의 숏폼 콘텐츠로 선보인 ‘브랜드 코멘터리’의 경우, 콘텐츠 발행 전후 2주간을 비교했을 때 참여한 44개 브랜드 매출이 평균 3배 이상 성장하는 효과를 얻었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국내 온라인 패션 브랜드의 성장은 무신사와 전략적 협업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매력도를 높인 브랜딩 효과가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판매 채널을 공식 홈페이지와 무신사 스토어로 한정해 무신사 스토어의 성장이 곧 입점 브랜드의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는 상생 효과를 얻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파트너와 동반성장 앞장… 입점 브랜드 생산자금 지원 등

무신사가 중소 입점 브랜드를 위해 무이자로 지원한 생산 자금 규모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누적 2100억 원을 돌파했다. 패션 플랫폼 중에서 입점사를 대상으로 무이자로 생산비를 지원하는 곳은 무신사가 최초다.

실제 패션산업은 대부분 옷이나 신발 같은 제품을 먼저 생산한 이후에, 이를 판매하여 얻는 매출로 기업 및 브랜드가 운영되는 '선(先) 생산 후(後) 판매' 방식이다. 이런 경우 신생 브랜드들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 생산에 차질이 생겨, 원활한 세일즈가 이뤄지지 못하고 그로 인해 자금난에 시달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브랜드들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2015년부터 입점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생산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다.

무신사의 생산자금 지원 정책은 현재 8여년간 지속됐으며 생산 자금을 받은 브랜드는 무신사 스토어 판매액으로 지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연간 32억 원 가량을 입점 업체들에 무이자로 지원했다.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매년 지원금 규모는 증가했고, 코로나19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외 불안이 높았던 2022년에는 1년간 4차례에 걸쳐 817억 원이 입점 브랜드 생산 자금으로 제공됐다. 7년만에 연간 지원금이 무려 25배 늘어난 셈이다.

한문일 대표는 “패션 기업 중 ‘유일무이’한 무신사만의 무이자 생산 자금 지원 프로그램은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누적 2138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생산 자금을 받은 브랜드의 평균 거래액 증가율이 80%에 달할 만큼 실질적인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대규모 투자 유치… IPO 추진은 언제?

올해 초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에서 2000억원의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3조 5000억원대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올라섰다. 국내에서 3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패션 플랫폼은 무신사가 최초다. 더불어 올 하반기 무신사는 2000억원 규모 2차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PEB 유동성 문제에 따른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는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무신사의 성장세는 무시무시하다는 평가다. 무신사는 이번 시리즈C 투자유치가 완료되면 누적 43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2019년 미국 세콰이어벤처스로부터 1000억원 투자 유치와 2021년 1400억원 규모 추가 투자 유치에 이어, 올해 총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기업가치가 2년새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상장준비가 한창이다. 무신사는 무신사 파트너스의 서수길 대표와 결별하고 최영준 전 SSG닷컴 재무관리담당(상무)을 신임 CFO(경영지원부문장)로 기용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달 두차례에 걸쳐 총 840억원 상당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를 발행했는데, 이는 무신사가 채권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첫 사례다. 이러한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내년 IPO 시장진입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견이 강하다.

한문일 대표는 “무신사 관계자는 “상장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화된 것이 없으나 내년 하반기 시장상황을 살펴보고 판단할 예정”이라며 “연간 매출액과 거래액이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고, 영업이익을 지속 개선하며 재무건전성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고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신사업 추진에 선제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도 글로벌 사업 및 전문관 서비스 강화하는 등 신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국내외 브랜드 투자 전략을 확장하고 입점 브랜드사의 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집중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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