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족 단칸방 머물던 어린시절...“배는 바다로 나가야”
카카오 공동체 AI 기술·정책 소개하는 ‘Tech Ethics’

[CEONEWS=이형래 기자] 최근 20년간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간 사람을 떠올리라고 하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를 떠올릴 것이다. 아무 기반 없이 ‘기술’과 ‘아이디어’ 둘만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으로 이끈 두 사람은 많은 청년의 모범이 되고 있다.

7가족 단칸방 머물던 어린시절...“배는 바다로 나가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전라남도 담양에서 농사를 짓던 부모님이 서울로 상경한 후 2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공장노동자로, 어머니는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돈을 벌어 생계를 꾸려가던 단칸방에 살 정도로 흙수저였다. 

김 센터장은 재수 시절,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3번이나 혈서 쓰며 정신을 다잡은 끝에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으로 입학한다. 

대학생활은 김범수 센터장이 향후 인생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됐고, 초기 인터넷 시절부터 그 가능성을 느꼈고, 대학원에서 PC 통신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까지 받는다. 졸업 후 1992년, 전문연구 요원으로 '삼성SDS'에 입사했다.

삼성SDS에서 컴퓨터 언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며 기반을 닦았다. 입사 직후 양식 편집기 '폼 에디터', 1993년 호암미술관 소장품 화상 관리 시스템, 1996년에는 PC통신 '유니텔'을 개발했다. 

1990년대 말 PC방과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자, 한양대 앞에 전국 최대규모의 PC방인 ‘미션넘버원’을 부업으로 운영했다. 

한 자리에서 모든 컴퓨터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개업 6개월 만에 5,000만 원의 자본을 모았다. 1998년 삼성SDS를 그만두고 게임회사 '한게임'을 설립했다. 한게임은 창업한 지 1년 6개월 만에 1,000만 명의 회원을 모았다.

늘어난 회원 수와는 별개로 적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수익모델이 부족해 넘쳐난 트래픽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한게임은, 2000년 삼성SDS 동기 이해진 GIO가 이끌던 '네이버'와 합병하며 ‘NHN’ 공동대표가 된다. 

한게임은 초창기 NHN의 수익 대부분을 담당하며 네이버를 국내 포털 1위 자리에 올려놓았고, 김 센터장은 2004년 NHN의 단독 대표이사에 오른다.

2005년부터 2006년 말까지 NHN 글로벌 담당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2007년에는 NHN 미국법인 대표를 맡는 등 중요 직책을 책임졌지만, 급작스레 대표직을 던지며 2009년 미국으로 떠난다. 

김 센터장은 퇴직하며 직원들에게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라고 메일 보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자리를 박차는 듯해 보였지만, 이해진 GIO와 경영에서 의견 차이를 보였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에서 몇 차례 사업을 벌였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사진=카카오)

대한민국 최고의 채팅 어플 ‘카카오톡’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2008년, PC 시대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동영상과 사진 등 콘텐츠 공유가 가능한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벤처기업 ‘아이위랩’을 인수해 '카카오톡'을 출시한다.

카카오톡은 시작부터 대박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반년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고, 1년째에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매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때 김 센터장은 아이위랩의 사명을 아예 카카오로 변경하며 브랜드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한게임 때처럼 수익모델이 없던 카카오톡은 적자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한 번의 위기극복 경험이 있던 김 센터장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과 만나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2012년 중국 텐센트로부터 720억 원, 위메이드에서 200억 원 등 총 920억 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하며 자금난을 해결했다. 같은 해에는 70억 원 흑자를 기록하고, 이후 이익을 수백억 원 규모까지 늘리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2014년 김 센터장은 또 다른 역사를 만들었다. 카카오톡이 경쟁 메신저와 경합을 벌이고, 해외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라인'이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서 위기론이 제기됐다. 

김 센터장은 "네이버가 1등이고, 다음이 2등인데 같은 차선으로 달리면 어떻게 네이버를 이길 수 있나. 새 합병법인은 차선을 갈아타야 한다"며, '다음'과 합병하며,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불과 수년 전 자신이 몸담고 있았으나 지금은 최대 경쟁사인 NHN을 상대로, 다음의 콘텐츠와 카카오의 트래픽을 합쳐, 네이버를 이기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사진=카카오)

카카오 공동체 AI 기술·정책 소개하는 ‘Tech Ethics’

카카오가 카카오 공동체의 AI 기술과 정책을 소개하는 매거진 ‘Tech Ethics’를 6월 7일 첫 발간했다. 

디지털 기업으로서 다양한 기술이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용자와 우리 사회에 상세하고 투명하게 설명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Tech Ethics는 작년 7월 신설한 기술윤리 논의 기구인 ‘카카오 공동체 기술윤리위원회'가 매월 새로운 주제를 선정해 발행한다. 매월 카카오 공식 홈페이지와 카카오 정책산업 연구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매거진을 공개할 계획이다.

Tech Ethics 1호에서는 ‘다음뉴스’ 배열에 담긴 카카오의 기술과 정책을 소개한다. 카카오는 이용자에게 다양하고 시의적절한 기사를 제공하기 위해 2015년 6월 국내 처음으로 뉴스 서비스에 실시간 이용자 반응형 추천 알고리듬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전달되는 뉴스의 다양성과 노출량이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추천 알고리듬이 갖는 한계와 더 나은 방향성에 대한 고민 끝에 지난해 8월 새로운 편집, 배열 방식을 적용한 다음뉴스 개편을 단행했다고 소개했다. 

언론사에게는 주요뉴스 편집권을, 이용자에게는 최신순∙개인화순∙탐독순 3가지 형태의 배열 선택권을 제공했다며, 개편 취지와 적용된 알고리듬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뤘다.

매거진은 당시 개편 결과로 뉴스 다양성이 증대됐다고 분석했다. 근거로는 이용자에 노출되는 언론사, 이슈, 카테고리별 다양성을 측정하는 ‘다양성 지수’의 상승을 제시했다. 

평균 다양성 지수가 개편 전 대비 0.048에서 0.083으로 73%가량 상승했으며, 이는 이용자들이 더욱 다양한 언론사, 다양한 이슈의 뉴스를 소비하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결과를 지난달 18일 ‘다양성 보고서’로 공개하기도 했다.

뉴스 서비스를 총괄하는 임광욱 다음CIC 미디어사업실장은 매거진을 통해 다양성 지수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음을 설명하며 정기적으로 다양성 지수를 측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

Tech Ethics 편집을 맡은 김대원 카카오 인권과기술윤리팀장은 “카카오 공동체는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미션 하에 모든 기술이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매거진 'Tech Ethics'를 통해 카카오의 다양한 기술과 정책을 우리 사회에 보다 쉽고 투명하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디지털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발표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 규범을 마련한 바 있다. 또한 국내 기업 최초로 ‘기술윤리 위원회’를 신설했다. 공동체 전반에 걸쳐 기술 윤리를 점검하고 사회와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지속 연구하겠다는 취지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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