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혁신 파악한 ‘퍼스트 무버’
“책임 경영 할 수 있도록” 12년 만 대표직 물러나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CEONEWS=이형래 기자]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은 ‘배달의 민족’이 아닐까? 단군부터 내려온 대한민국의 민족성을 과감히 건드린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 시대라는 새 시대를 개막하고, 코로나19를 겪으며 자신의 가치를 뒤높였다. 

4형제 막내아들...디자이너 꿈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1976년 전라남도 완도군에서 4형제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1979년 아버지를 따라 광주광역시로 이주하여 살다가 이후 서울특별시로 이사하였다.

그는 어려서 화가를 꿈꿨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예술고등학교에 가지 못하고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뒤늦게 디자인 학원을 다니며 디자이너의 길을 보고 서울예술대학교에 들어가 실내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했다. 2002년 디자인 그룹 이모션을 시작으로 이후 네오위즈, NHN(현 네이버) 등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했다.

2008년 수제 가구 사업에 도전했다 망해서 빚더미와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 후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와 일하면서도 디자인 실력을 키우고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 진학해 2015년 8월 시각디자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 배달의민족을 만들며 다시 한번 창업에 도전했다. 명함에 ‘경영하는 디자이너’라고 표현해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을 중요하게 유지해 오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을 10년 만에 유니콘으로 성장시켰다. 그 결과, 대학생과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롤모델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2016년 출범한 스타트업 기업들의 모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초대 의장을 역임하고, 기획재정부 '혁신성장 옴부즈맨'으로 위촉되는 등 업계 및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직책을 맡아 왔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스마트폰 혁신 파악한 ‘퍼스트 무버’

김 의장은 2009년 국내에 들어온 아이폰 출시로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며 다양한 초기 앱이 나타나자 '거리를 어지럽히고 집집마다 대문에 덕지덕지 붙어 있던 음식점 전단지를 모바일로 옮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에 개발자였던 친형을 포함해 전직장 동료, 학창시절 친구 등을 모아 5~6명이 '답십리 카페베네'를 작업실 삼아 주말마다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가 주목한 분야는 114와 같은 ‘전화번호’ 서비스였다. 스마트폰용 전화번호부 앱을 만들고자 했으나 수익성과 확장성, DB 구축에 어려움을 느끼고 전화번호를 제공하는 다른 형태의 앱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다다른 곳은 배달음식점 전화번호, 즉 ‘전단지’였다. 

음식점 정보가 많을수록 앱 경쟁력이 커지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전단지를 모아 일일이 스캔하고 앱에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배달의민족의 초창기 버전에 해당하는 전단지 앱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2010년 6월 25일 배달의민족이 출시되기 조금 전 이미 배달통, 배달114 등의 경쟁자들이 먼저 나와 있던 상황이였으나 배달의민족은 출시 직후 주요 앱 마켓, 스토어에서 1위에 오르며 단숨에 최고 자리에 등극했다.

개인 자격으로서 기부를 하는 행보도 이어왔다. 100억 원의 기부를 해, 이 중 절반인 50억 원은 2018년 3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를 약정하면서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포함된 것은 물론, 역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자 중 최고액 기부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2019년 12월 13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의 딜리버리히어로(DH)는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 내용의 인수합병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 7,500억원)로, 인수되는 투자자 지분 87%는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김봉진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봉진 의장은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으로서 최대 주주이자,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가 되었다.

2020년 초 우아한형제들의 대표이사 자리를 김범준 부사장에게 물려주고 본인은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에 집중하는 비전CEO 역할을 맡았다. 

딜리버리히어로와의 인수합병 합의에는 양사가 50:50으로 출자해 싱가포르에 '우아DH아시아'(Woowa DH Asia)라는 이름의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글로벌 진출 파트너십도 포함됐는데, 우아DH아시아의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 회사의 의장 겸 집행이사가 되어 한국, 베트남을 비롯해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 양사가 이미 진출해 있는 아시아 11개국 비즈니스 전반을 이끌게 됐다.참고 기사

2021년 2월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예상되는 금액은 대략 5,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 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책임 경영 할 수 있도록” 12년 만 대표직 물러나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2023년 2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1년 3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지 12년 만이다.

15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이국환 대표를 정식 선임했고 김봉진 창업자는 대표직을 내려놨다.

공동대표였던 김범준 전 대표도 지난해 연임 제안을 고사하면서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이 대표 단독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책임과 권한을 이 대표에게 일임하고 신임 대표가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단일 대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김봉진 창업자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8.36%를 가지고 있다.

또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이 세운 합작법인인 '우아DH아시아'에서 이사회 의장직도 유지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애플 페이’ 이용 가능한 배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애플페이 결제를 지원한다.

애플페이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아이폰에서 지갑 앱을 열고 '카드 추가(+)'를 선택한 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등록하면 사용할 수 있다.

배민 앱 주문하기 단계에서 결제수단을 'Apple Pay'(애플페이)로 선택하면 애플페이에 등록된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배민1, 배달, 포장 서비스에서 쓸 수 있다. B마트에서는 이용이 불가하다.

배민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이 배민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결제 방식을 안전하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애플페이 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폴 바셋과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메가MGC커피 등 커피전문점에서는 애플페이를 쓸 수 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파스쿠찌 등 전국 7천여개 SPC 계열 브랜드 매장에서도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매장에서도 쓸 수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우아한형제들)

서빙로봇 시장 ‘2,500대’까지 확대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월 서빙로봇 자회사로 비로보틱스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신규법인은 우아한형제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서빙로봇사업실을 이끌던 김민수 실장이 대표를 맡는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서빙로봇 사업 분사를 결정했고 인력을 채용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 서빙로봇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9년에는 임대 형태의 상품을 출시하며 상용화에 성공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월 30만 원대 임대 상품을 선보이며 서빙로봇 대중화에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은 성장하는 서빙로봇 시장에 대응하고자 분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선두업체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로봇의 국산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품 국산화와 주문자 상표 부착(OEM) 방식의 로봇 생산도 검토 중이다.

비로보틱스는 올해 로봇 보급을 본격화한다. 상반기에는 음식점 호출 벨과 서빙로봇을 연동해 향상된 서빙과 퇴식 기능을 선보인다.

또 서빙로봇을 스크린골프장, PC방, 당구장, 물류센터 등 다양한 매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규 로봇을 올해 1,300대 이상 보급하고 연말까지 2,500대 이상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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