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책임경영’ 강조하며 계열사 3배 성장시켜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 3대 핵심사업 키워내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사진=GS그룹)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사진=GS그룹)

[CEONEWS=이형래 기자] “기업들도 혁신 DNA를 되살려 한국경제의 위기마다 과감한 도전으로 국가발전을 이끈 기업가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은 우리 경제가 이미 위기에 처한 만큼, CEO들에게 기업가정신 회복을 요구했다. 1977년부터 대한민국 기업 역사를 주름잡던 그의 말을 재벌 2·3세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사진=GS그룹)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사진=GS그룹)

‘자율·책임경영’ 강조하며 계열사 3배 성장시켜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1967년 경남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상과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학창시절부터 사교성이 좋은 것으로 유명해, 2세 경영인들의 중심이 됐다고 한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세인트루이스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007년에 같은 학교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 4월, 럭키그룹 기획조정실 인사과장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1979년, 반도상사 해외기획실 부장을 거쳐, LG상사 홍콩지사 선임부장이 되었으며, 홍콩지사 이사를 역임했고, LG상사 도쿄지사 이사, LG상사 도쿄지사 상무가 되었다. 1988년 LG상사 관리본부 전무로 승진했고, 1989년 부사장의 자리에 올랐다.

1992년 5월부터 1995년 2월까지 금성산전 부사장으로 일했고, 1995년 2월부터 2002년 3월까지 LG전선 회장을 역임했다. 2002년 3월부터 현재까지 GS건설의 회장을 맡고 있다.

허 회장은 2004년 LG 구씨 일가와 잡음 없이 동업관계를 정리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LG그룹은 상호합의하에 그룹 계열 분리를 시작했고 그 중 정유, 유통, 건설부문을 얻어 2005년 GS그룹의 회장 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GS그룹 첫 대표이사 취임 후 십수 년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대주주를 대표하면서 출자를 전담하는 지주회사인 ㈜GS의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출자 포트폴리오 관리와 사업자회사 성과관리 등을 했다.

모든 의사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도 실천해서 지주회사를 체제를 정립했다.

그 결과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개 규모에서 2018년 말 기준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 규모로 3배 이상 성장시켰다.

2019년 12월 막내동생인 허태수에게 GS그룹 회장직을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용퇴했다. 

허창수 회장은 GS그룹의 지주회사 중심 지배구조를 마련했고, 에너지·유통·건설 등 3대 핵심 사업의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했으며, 2004년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 원, 자산 18조 원, 계열사 15곳 규모의 GS그룹을 2018년 말 기준 매출액 68조 원, 자산 63조 원, 계열사 64곳 규모로 3배 이상으로 성장시켰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사진=GS그룹)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사진=GS그룹)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 3대 핵심사업 키워내

허 회장은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 3대 핵심사업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2012년엔 에너지 중심 사업형 지주회사인 GS에너지를 출범시키고 신재생에너지, 대체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신규 성장사업을 적극 육성하며 에너지와 석유화학사업 다각화, 균형성장을 도모했다.

유통 사업에선 금융위기 당시 GS리테일은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매각하고 편의점과 슈퍼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사용했다. GS홈쇼핑은 해외 6개국에 진출하고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찾았다.

GS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자이(Xi)'가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허 회장은 안으로는 내실 경영을 하면서 밖으론 과감한 인수합병에 나섰다.

2009년 5월 ㈜쌍용 지분을 인수해 현재의 GS글로벌을 만들고 그룹의 해외사업 역량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3년 12월에는 STX에너지를 인수해 풍력 발전 및 신재생 에너지 기업 GS E&R로 바꿨다.

2008년 대우조선 인수전에서는 전격적으로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너무 보수적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해운업황 부진을 전망하며 발을 뺐다.

허창수 회장(왼쪽)이 전경련을 방문한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전경련)
허창수 회장(왼쪽)이 전경련을 방문한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전경련)

‘최장수’ 전경련 회장 지내

허창수 회장은 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제3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반년 넘게 후임자를 찾지 못해 비상체제로 운영되던 전경련에서 궂은 일을 맡기로 한 것이다.

재계 '맏형'으로서 어려움에 처한 전경련을 외면하지 못해서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허 회장은 외교적 긴장이 형성되거나 한국 기업들의 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될 때는 재계 회의를 성사시키고 미국 의회에 촉구서한을 보내는 등 전경련을 통해 민간 외교전을 펼쳤다.

허 회장은 남은 임기에 전경련이 민간 경제외교단체와 싱크탱크로서 탈바꿈하도록 전력을 쏟는다는 각오다.

그는 평소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2007년 1월 남촌재단 창립 이사회 자리에서 매년 GS건설 주식 등 사재를 출연해 재단 규모를 500억 원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하고 꾸준히 총 75만 6,160주, 약 443억 원 규모의 GS건설 주식을 기부했다.

이제 재계 어른으로 역할에 집중하게 되는 허 회장은 소탈하고 예의있는 품성으로 알려졌다.

의전 인력을 우루루 데리고 다니기를 꺼리고 매일 새벽 조깅과 걷기 등을 하며 자기 관리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겨울에 국제 행사 참석을 위해 차량으로 여의도에 진입하다가 교통체증으로 늦어지자 마포대교에서부터 걸어서 전경련 회관까지 갔다는 일화도 있다.

신문 잡지를 보며 새로운 정보를 얻는 데 관심이 많고 첨단 IT 제품도 스스로 연구하는 '얼리 어답터'다.

2019년에는 전경련에서 허창수 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만장일치로 의결되어 2021년까지 전경련을 이끌게 됐으나, 2021년 전경련은 26일 제60회 정기총회를 열어 허창수 현 회장을 또 제38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허창수 회장은 2011년 이후 2023년까지 6회 연속 12년 동안 전경련 회장을 맡게 됐다. 하지만 최근 사의를 표하며 12년간의 여정을 끝내게 됐다.

허창수 회장은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11년째 투병 중인 신은총 예비역 하사의 자택을 방문하여 금일봉과 함께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전달했다(사진=전경련)
허창수 회장은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11년째 투병 중인 신은총 예비역 하사의 자택을 방문하여 금일봉과 함께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전달했다(사진=전경련)

“환부작신 자세” 전방위적 구조개혁 필요

허창수 회장은 내년에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한국 경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대대적 구조개혁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작년 12월 발표한 신년사에서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국가간, 진영간 대립이 심화하면서 이른바 신 냉전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외 경기 둔화로 자영업자와 한계기업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커지고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가 수출 중심인 한국경제에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며 "저출산·고령화, 주력산업 노후화, 잠재성장률 저하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허 회장은 "환부작신(換腐作新·썩은 것을 도려내 새것으로 바꾼다는 뜻)의 자세로 전방위적 구조개혁을 추진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때"라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개혁을 포함한 기업환경 개선에 적극 힘써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그는 "경제계도 기업의 체질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진할 뿐 아니라 더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을 통해 이번 위기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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