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큰 폭 상승...함박웃음
삼성전자 ‘반도체 한파’...쓰디쓴 눈물
신세계·한진 소폭 상승...금융 회장 9억~18억

[CEONEWS=이주형 기자] “대기업 회장들은 얼마를 받을까?” 기업에 관해 대화하다 보면 가장 쉽게 나올만한 가십거리다. 그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버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수입처가 워낙 많으니 세세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정확히 알 수 있는 자료도 있다. 대기업 회장이라고 기업 돈을 마구잡이로 꺼내쓰는 게 아닌, 우리 같은 직장인처럼 연봉을 받는다. 그들은 과연 얼마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을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 회장, 작년보다 18억 더 받아

대한민국 자동차 업계를 이끌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작년 보수는 급여 40억 원에 상여 30억 원, 기타 근로소득 100만 원으로 총 70억 100만 원이다. 이는 전년도 54억 100만 원보다 16억 원 늘었다.

정 회장은 등기임원을 맡은 계열사 현대모비스에서도 급여 25억 원과 상여 11억 2,500만 원을 합해 36억 2,500만 원을 수령했다. 마찬가지로 전년보다 2억 5,000만 원 증가한 금액이다.

모두 합산하면 정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전년 대비 18억 5,000만 원 늘어난 106억 2,600만 원이다.

현대차는 "정 회장의 2022년 보수는 임원 급여 테이블 등을 기초로 하는 급여와 사업 실적 달성 정도, 경영진으로서 성과 등이 반영되는 상여 등을 합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 회장은 기아의 등기임원도 맡고 있으나 따로 보수는 받지 않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안내하며 내부를 시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안내하며 내부를 시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해 급여 11억 1,600만 원에 상여 18억 5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1,100만 원으로 29억 3,200만 원의 보수를 지급 받았다. 전년도 9억 7,700만 원의 3배 수준이다.

현대차는 "불확실성이 고조된 경영환경에서 수익성 강화와 사업 체질 개선, 글로벌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우수한 경영 실적을 달성한 부분과 경영진(대표이사)으로서 경영 전반의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장 사장의 연봉 증가에 대해 설명했다.

이밖에 박정국 사장(연구개발본부장)이 10억 8,900만 원, 이동석 국내생산 담당 부사장(대표이사)이 9억 2,400만 원, 서강현 부사장(재경본부장)이 8억 3,400만 원을 각각 받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현대차 직원은 기간제 근로자 7,849명을 포함해 모두 7만 2,689명이었고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 500만 원으로 전년도 9,600만 원보다 900만 원 올랐다.

현대차의 국내외 생산거점 가동률은 평균 95.5%로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9년(99.7%)에는 못 미쳤으나 발생 첫해인 2020년(84.1%)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회복됐다. 

국내 106.0%, 미국 92.5%, 인도 94.1%, 튀르키예 104.1%, 체코 97.7%, 브라질 99.5%, 베트남 102.8%였고 전쟁 상황인 러시아는 2.2%로 저조했다.

차량 연구개발(R&D), 제품 개발, 공장 신증설 등 차량 부문 주요 투자액은 8조 4,897억 원으로 전년도 7조 5,370억 원보다 1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차는 올해 10조 4,725억 원을 차량 부문 연구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사진=기아)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사진=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 전년 대비 10억 상승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의 지난해 연봉이 전년 대비 10억 원 이상 늘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그에게 지난해 지급된 보수는 급여 11억 1,800만 원에 상여 14억 2,300만 원으로 총 25억 4,100만 원이었다.

송 사장은 2021년에는 급여 9억 7,900만 원에 상여 3억 1,500만 원으로 총 12억 9,400만 원을 받았다. 1년 만에 급여와 상여를 합산해 96.4%가 늘은 것이다.

기아 관계자는 "송 사장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 재확산,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환경에서 고객 중심·브랜드 경영 및 내실 있는 사업 운영으로 경영실적 확대를 달성한 부분과 경영진으로서 경영 전반의 성과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가 국세 7천억원 고액납세의 탑을 수여한 뒤 축하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가 국세 7천억원 고액납세의 탑을 수여한 뒤 축하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인 조상현 전무가 퇴직소득 12억 6,200만 원을 포함한 보수 총액 19억 7,1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2021년 연봉이 가장 높았던 기아디자인센터장 카림 하비브 전무(현 부사장)는 지난해 세번째로 많은 17억 9,800만 원을 수령했다. 

고객서비스사업부장 박상덕 상무가 14억 6,600만 원, 국내상품&마케팅사업부장 이용민 상무가 14억 원을 각각 받았다.

이밖에 최준영 대표이사 부사장이 11억 9,400만 원, 재경본부장 주우정 부사장이 8억 7,7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작년 말 기준 기아 직원은 기간제 근로자(1천587명)를 포함해 총 3만 5,847명이었으며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억 1,200만 원으로 전년보다 1,100만 원 올랐다.

지난해 기아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은 91.1%로 전년(81.5%)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89.2%) 수준을 회복했다. 지역별 공장 가동률은 미국이 100%였고 국내는 94.6%, 슬로바키아 94.2%, 인도 91.8%, 멕시코 66.3% 순이었다.

신제품 개발, 공장 신·증설, 보완투자 등 시설·설비 투자액(연구개발비 제외)은 지난해 1조3천362억 원이었으며, 올해는 1조 원 이상 늘린 2조 3,599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작년에 투입된 연구개발비는 2조 1,629억 5,000만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5%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전년 대비 평균 20억 줄어

삼성전자는 작년 반도체 한파가 몰아닥치며 실적 부진을 겪어, 사내이사 평균 연봉이 전년 대비 20억 원 가량 줄어들었다.

3월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사내이사 5명에게 지급된 보수총액은 총 289억 3,000만 원이었다. 1인당 평균 57억 8,600만 원 규모다. 전년도 387억 3,500만 원에 비교하면 100억 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1인당 평균 보수액도 20억 원 가량 감소했다.

다만 이는 작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김기남 SAIT(구 종합기술원) 회장 등의 보수를 포함해 산정한 것으로, 실제 작년 말 기준 사내이사 5명이 받은 보수 총액은 이보다 더 적다.

이는 하반기 실적 부진으로 상여금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8.09% 증가한 302조 2,314억 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300조 원을 넘겼지만, 영업이익은 15.99% 감소한 43조 3,766억 원에 그쳤다.

먼저 이재용 회장은 2017년부터 삼성전자의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급여 12억 2,900만 원과 상여 32억 2,800만 원, 복리후생 1억 7,900만 원 등 총 46억 3,500만 원을 받았다.

반도체 부문을 맡은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급여 10억 1,900만 원과 상여 17억 9,500만 원, 복리후생 1억 3,900만 원 등 총 29억 5,300만 원을 받았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작년에 총 41억 원을 받았다. 급여 4,400만 원과 상여 28억 2,200만 원, 복리후생 1억 3,500만 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28억 200만 원, 박학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9억 4,600만 원을 각각 작년 보수로 받았다.

삼성전자에서 작년에 가장 보수를 많이 받은 사람은 고문으로 물러난 정은승 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정 고문은 퇴직금 49억 8,500만 원을 포함해 총 80억 7,300만 원을 받았다.

퇴직금을 받은 정 고문을 제외하면 작년 삼성전자 연봉 1위는 김기남 SAIT 회장으로, 총 56억 7,2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급여 17억 2,300만 원과 상여 37억 3,500만 원, 복리후생 2억 1,400만 원을 합한 금액이다.

다만 김 회장도 2021년 상여금 67억 4,500만 원을 포함해 총 86억 4,4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30억 원 가량 줄었다.

한편,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급여액은 1억 3,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남성 직원 평균은 1억 4,300만 원, 여성 직원 평균은 1억 1,000만 원이다. 2021년 1억 4,400만 원과 비교하면 1인당 평균 900만 원씩 줄어들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신세계)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신세계)

정유경 신세계 총괄, 35억 수령해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지난해 35억여 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3월 15일 신세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 총괄사장은 지난해 신세계에서 급여 18억 7,900만 원, 상여 16억 2,900만 원 등 총 35억 800만 원을 받았다. 전년도 34억 2,000만 원보다 8,800만 원가량 늘었다.

신세계는 보고서에서 정 총괄사장의 연봉과 관련해 "백화점 사업의 경쟁력 강화로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도 3천4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괄사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부친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은 각각 14억 9,900만 원을 받았다. 급여는 8억 1,200만 원, 상여 6억 8,700만 원으로 전년도 12억 7,000만 원보다 2억 원 이상 늘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6일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6일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전년보다 15% 줄어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35억 6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월 9일 발표된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 사장의 연봉은 35억 600만 원으로 전년보다 15.5% 줄었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상여 항목인 장기성과인센티브(LTI)가 지급 기준에 따라 과거 3개년(2017~2019년) 경영 실적을 기반으로 지급되는데, 이 금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한인규 사장은 전년보다 12.7% 줄어든 18억 5,200만 원을 받았다.

더불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5,100만 원으로 전년도 5,300만 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 회장 51억, 급여 정상화 영향 끼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작년 51억 8,416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은 대한항공에서 23억 8,786만 원, 한진칼에서 27억 9,630만 원을 각각 받았다. 2021년과 비교하면 보수총액이 51.1% 증가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하반기 임원 급여를 정상화하면서 조 회장의 급여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임원들은 코로나 위기 대응을 위해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급여의 30~50%를 반납했다.

한진칼의 경우 2014년 이후 동결됐던 임원 보수가 작년에 오르면서 조 회장의 급여도 증가했다.

작년 대한항공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8,955만 원으로, 2021년 6,913만 원보다 29.5% 증가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그룹)

금융 그룹 회장들, 18억에서 9억 받아

지난해 주요 금융 그룹 회장들은 많게는 18억 원에서 적게는 9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3월 8일 주요 금융지주·은행이 공시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성과급 9억 3,000만 원을 포함해 총 18억 4,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2021년 17억 3,000만 원보다 1억 1,000만 원 늘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신한금융그룹)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작년 한 해 9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

조 회장의 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징계를 받은 뒤 내규에 따라 유보된 성과급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확인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5억 3,000만 원이었고, 성과급은 7억 1,000만 원이었다.

2021년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보수 24억 원과 비교해 약 9억 원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 주총은 이 보수와 별개로 김 전 회장에게 특별퇴직금 50억 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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