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아들이 펼친 날개, 그를 꺾은 당의 상황
대선·지선 승리 이끈 원내대표...무난히 당대표까지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CEONEWS=최재혁 기자] 2023년 3월 8일, 제2대 국민의힘 당대표로 김기현 후보가 선출됐다.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는 52.9%, 과반을 득표하며 당원들의 확고한 지지세를 확인했다. 하지만 그의 높은 지지와 달리, 헤쳐 나갈 점은 한둘이 아니다. 친윤(친윤석열)과 비윤(비윤석열)으로 갈린 당을 수습하고, 거대 야당과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김기현의 뛰어난 리더십이 증명되어야 할 때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들과 함께 의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들과 함께 의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울산에서 부산·서울로, 다시 울산으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1959년 경상남도 울산에서 태어났다. 이후 부산으로 이주해 고등학교까지 나왔고, 서울로 상경해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근무하다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이후 울산 YMCA 이사장을 지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울산 남구 을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대한민국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간사, 한나라당 제1정책조정위원장,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등을 지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한나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 한나라당 서민행복추진본부 본부장, 대한민국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간사 겸 위원장 직무대리, 한나라당 대변인 등을 거쳤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됐다. 당초 남경필 의원이 원내대표를 출마하자 정책위의장을 맡아 러닝메이트로 도전할 계획이었으나, 이한구와 러닝메이트 진영에게 경선에서 패했다. 

친박계 중진 이한구 원내대표가 취임한 이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국회운영위원회 간사 겸임)에 임명됐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상임위 배정을 협상했으며, 2013년부터 2014년까지는 친박인 최경환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울산의 아들이 펼친 날개, 그를 꺾은 당의 상황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해 정의당 조승수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민선지방선거 이후 울산시장으로 가장 높은 득표수와 득표율로 당선됐다.

시장 당선 이후 대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2016년 12월 새누리당 비주류 세력이 탈당해서 바른정당이 만들어졌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 탈당을 유보하며 당에 잔류했다. 이는 다음 지방선거에서 지역기반이 전무한 군소정당의 후보로 나가면 당선가능성이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이 탈당이 유력시되던 권영진 대구시장도 마찬가지였다. 2016년~2017년에는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2번째로 업무수행능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현역 프리미엄과 울산 시정 평가를 바탕으로 재선을 위해 뛰었으나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에게 패해 재선에는 실패했다. 

40% 정도 득표하면서 더블 스코어로 패배한 부산의 서병수 시장보다는 선전했고 재임 당시 평가도 상당히 좋았다. 애초에 개인 자질 문제보다는 당적의 영향이 컸기 때문에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도 존재하는 등 당시 상황이 불리했다.

낙선 이후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이 일었고 후임 송철호 시장의 평가가 취임 첫해부터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울산시민들 사이에서 김기현을 그리워하는 여론도 등장했다.

이에 김기현 본인이 울산시장 재출마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듯 했으나, 국회의원 출마로 방향을 바꾸게 됐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대 총선 대패로, 당내 입지 커져

김기현은 21대 총선에서 58.4%를 득표해 상대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원내 복귀에 성공했다. 더불어 3선 의원으로서 당에서의 입지를 키울 계기가 마련됐다.

마침 당시 미래통합당이 총선에서 대패함과 동시에 오세훈, 나경원, 황교안 등 대권주자급 거물 정치인이 줄줄이 낙선한 것이다. 당의 인재난이 심해진 상태라 유력 대권주자급으로 급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원내대표 경선은 섣부르다고 생각했다. 아직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크지 않았고,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원내대표보다 당대표에 도전하기 위해 전당대회에 얼굴을 내밀거나, 2년 뒤에 있을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했다. 

그러나 금요공부 모임 '금시쪼문'을 만들어 초선 및 중진의원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등 차기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원내대표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2021년 4월 30일, 주호영 전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의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1차 투표에서 101표 중 34표, 결선 투표에서 100표 중 66표를 얻어 압도적인 과반으로 당선됐다.

당시 원내대표 선출 직후'도로 영남당'이라는 주장에 대해 "(당시)여당이 씌우는 정략적 프레임", "터무니없는 억지"라고 반발하며 "민주당이 호남 출신을 당 대표로 뽑으면 호남당이라고 할 것인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가 펼쳤던 ‘수도권 차출론’에 대한 반발과 비슷한 결을 지녔다.

취임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호남 동행 행보를 그대로 이어가는 모습으로, 영남 출신임에도 중도 성향이 두드러지는 온건파라고 알려졌다.

2021년 6월에는 30대 이준석 후보가 당대표로 당선되면서 무려 26살이나 차이 나는 아들뻘과 함께 국민의힘 지도부를 이끌어갔다. 당내 의원들과 두루두루 친한 것으로 알려진 김기현 대표라, 여타 잡음은 없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선·지선 승리 이끈 원내대표...무난히 당대표까지

2022년 1월 3일, 윤석열 후보 선대위를 둘러싼 내홍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같은해 4월엔 후임 원내대표로 권성동 의원이 선출되면서, 여대야소 정국을 잘 컨트롤한 원내대표, 대선에서 이긴 원내대표로 명예롭게 퇴직했다.

원내대표에서 퇴임해 보직이 없는 상태로 돌아갔다. 그 후 별 소식이 없다가, 4월 말 검수완박 법안 처리 때 법사위 의장석을 점거하고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2022년 5월 5일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시민이 힘나는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원내대표 퇴임 이후에도 중책을 맡은 것으로 보아 당시만 해도 이준석 대표와의 상호 신뢰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2022년 5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EU 특사로 내정됐다. 더불어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고, 김기현 본인의 지역구인 울산시장과 울산 남구청장은 물론 시의원, 구의원 역시 압승을 거두면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큰 공로를 세웠다. 김기현의 이름값이 드높이 치솟았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한 달이 지난 6월 22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당내 싱크탱크를 표방하며 여당 의원 38명으로 구성된 ‘혁신24 새로운 미래(약칭 새미래’라는 의원모임을 출범했다. 

당시 김기현이 당대표가 되기 위해서 당권 경쟁을 시작하려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후엔 우리가 잘 아는 것 같이 3월 8일, 득표율의 과반을 넘기며 당대표가 되었다.

김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윤심’을 전면에 내세우고 대통령과 친윤에서 강력한 도움을 받았다. 자연스레 윤석열 정부가 당내에 가하는 힘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그는 전당대회 도중 "대권 욕심이 있는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안된다"라며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이 충돌하면 입에 담기도 싫은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내년에 있을 총선을 위해서는 외연 확장이 불가피하다. 더불어 당 지지도의 정체를 뚫어야 하고, 민주당 등 야당과의 협치를 통한 민생정치도 나서야 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다. 앞으로 그의 발자취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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