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질병 해결책 제시할 기업이 인류의 선택받을 것
ESG 경영 실행력 인정받아 ‘AAA’ 등급 획득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CEONEWS=이재훈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새해를 맞아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신년사를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난히 ESG에 주력하던 SK그룹은 최 회장의 이 같은 신념으로 추진됐다. 1998년부터 회장직에 올라 25년 넘게 그룹을 이끄는 그는, IMF와 2007년 글로벌 금융 위기, 최근 코로나19까지 모두 버텨내며 그룹을 성장시켰다. 곰 같은 뚝심으로, 때론 여우 같은 꾀로 역경을 헤쳐나가는 최태원 회장의 SK그룹은 전 세계를 휘젓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39살, 이른 나이에 총수 올라

최태원 SK그룹 대표이사 회장은 1960년 수원에서 최종현 SK그룹 2대 회장의 장남이자,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조카로 태어났다. 

이후 엘리트 경영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으며,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통합 과정을 수료하며 경영인으로서의 준비를 끝마쳐갔다.

최 회장은 학업을 마치고 1988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씨와 결혼하며, 당시 살아있던 권력과 관계를 쌓았다. 

1992년부터는 그룹어 들어가 본격적으로 그룹 내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했다. 부장에서 상무를 거쳐 SK그룹 부사장직을 맡은 후 회장에 선임된다. 

최 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됐던 1998년은 SK그룹 격동의 시기였다. 최종현 선대 회장이 경영권에 관해 어떠한 유언도 없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며 그룹은 혼란에 빠졌다. 

애초 SK그룹의 경영권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최종건 회장의 장남인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은,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을 피하고자 크나큰 결정을 내렸다.

“우리 형제 가운데 태원이가 가장 뛰어나다”고 말한 최윤원 회장은 사촌 동생 최태원을 후계자로 추천했고, 일인자가 추천한 이인자를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어 최 회장이 만장일치로 경영권을 승계하게 됐다. 

그토록 커다란 가슴을 가졌던 최윤원 회장은 승계 2년 만에 폐암으로 요절하며 안타까운 사연을 남겼다. 

최 회장은 1998, 39살에 그룹 회장직에 오르게 됐는데, 대한민국 대기업 총수 중에서 무척이나 젊은 축에 속했다. 업계에서는 젊은 나이부터 그룹을 이끈 덕에 밝고 젊은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뚝심으로 인수한 하이닉스...초대박 이뤄

최 회장은 2011년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그룹의 사업 영역을 정유와 통신을 넘어 반도체까지 확장하며 완벽한 전환점을 이뤘다.

그는 앞서 2010년부터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는 국내 통신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과
같은 회사를 키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아이디어를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같은 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지인에게 “반도체 사업의 전망이 밝다”는 얘기를 듣고, 본격적으로 눈독 들이기 시작했다.

열린 경영인답게 곧바로 반도체 공부를 시작한 최 회장은 1년 가까이 반도체에만 파고들며 2010년 말 마침내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는 의중을 그룹 이사진에게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 기업인 하이닉스의 시너지는 최 회장이 구상한 완벽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화였지만, 그룹 고위 임원진이 이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하며 엎어질 위기에 처했다. 

반대의 이유는 너무도 높은 인수 금액과 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하이닉스의 가치 상승에 대한 의문이었다. 

우선 첫 번째 이유인 인수 금액은 당시 돈으로 2조 원이 넘는 대규모 금액이었는데, SK그룹에서도 쉽게 낼 수 없는 액수라 부담이 컸다. 또 통신업계 부동의 1위였던 SK텔레콤으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데 불필요한 도전을 할 필요 없다는 것과 하이닉스가 정체하지 않고 지속 성장해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던 이유였다.

그러나 최 회장은 대기업 총수다운 ‘뚝심’을 선보이며 “무슨 일이 있어도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탁월한 선택으로,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까지 확보하면서 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 중에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경쟁사인 인텔을 상대로 10조 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성사한 배경에도 최 회장의 결단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다수를 차지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ESG 경영 실행력 인정받아 ‘AAA’ 등급 획득

SK가 세계적 권위를 가진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과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모두 최고 수준 등급을 획득하며 ESG 리더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SK그룹이 지난 12월 MSCI로부터 ESG 경영평가 중 가장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AAA’ 등급을 획득했다. 

SK가 MSCI로부터 AAA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AA 등급은 전체 3,077개 평가 대상 기업 중 상위 약 7%에 해당하는 기업에만 주어지는 최고 등급이다. 

올해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를 포함한 2개 기업만 AAA 등급을 받았다. SK는 2020년과 2021년 리더 등급에 해당하는 ‘AA’를 받은 바 있다.

SK는 경영 철학에 ESG를 반영해 수소, ‘SMR(소형모듈원전)’, 지속가능식품 등 탄소 중립(넷제로 : Net Zero) 달성을 위한 혁신 기술에 투자해 왔다. 

IT 사업에서도 ESG 솔루션 서비스를 확장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 넷제로 실행력을 높이며 ESG 저변 확대에 기여해 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또, 글로벌 기준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사회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혁신 전략인 ‘거버넌스 스토리’를 통해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 강화에 힘써 왔다. 

동시에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사주를 매입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SK는 지난 12월 초 S&P Global이 발표한 DJSI 평가에서 11년 연속 월드(World) 지수에 편입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DJSI는 올해 전세계 2,555개 기업을 평가해 그 중 약 12%인 326개 기업만 World 지수로 편입했다. 이 중 한국 기업은 24곳이다. 특히, SK는 복합 기업군에서 가장 높은 점수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1월 SK는 국내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에서도 3년 연속 A+를 받은 바 있다.

박동주 SK그룹 포트폴리오 기획실장은 “투자전문회사로서의 경영 활동에 ESG 전략을 반영하는 한편, ESG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등 이해관계자 가치 창출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ESG 중심 사업 모델 혁신과 이사회 중심 경영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글로벌 스탠다드 뛰어넘는 ‘거버넌스 스토리’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사회 경영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거버넌스 스토리(Governance Story)’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SK그룹의 각 관계사 이사회는 앞으로 총수 등 경영진을 감시하거나 견제하는 수준을 넘어 CEO 후보 추천 등 선임 단계부터 평가·보상까지 관여하는 것은 물론 시장의 요구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는 중이다.

‘거버넌스 스토리’란 ESG경영의 G에 해당하는 거버넌스, 곧 지배구조를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혁신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과 전략을 말한다. 

SK 각 관계사 이사회는 지난 2021년부터 독립된 최고 의결기구로서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이사회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혁신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경영진 감시와 견제를 위해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에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한 사외이사 역량 강화 ▲전문성 등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 발굴 ▲회사 경영정보 공유 및 경영진과의 소통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이사회 산하에 ‘인사위원회’와 ‘ESG위원회’를 신설해 ▲대표이사 평가 및 후보 추천 ▲사내이사 보수 적정성 검토 ▲중장기 성장전략 검토 등 핵심 경영활동을 이사회에 맡기는 등 이사회 중심 경영에 적극 공감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거버넌스 스토리의 핵심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해 장기적인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앞으로 사외이사들이 CEO와 함께 IR 행사(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시장과 소통하고, 내부 구성원들과도 소통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각 사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선진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사외이사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도 당부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