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 5대 금융그룹 회장 신년사로 본 경제위기 대응책 분석

[CEONEWS=이재훈 기자]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올해 경제 위기가 닥칠 거라고 내다봤다. 임직원들에게는 적극적으로 리스크(불확실성)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하자고 당부했다. 이들은 금융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와 아울러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사업영역의 확대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CEONEWS는 국내 5대 금융그룹의 CEO인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순으로 2023년 신년사를 정리해 싣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지배구조는 완성이 없다, 전략적 제휴 확대할 것“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닌, 앞으로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사업 부문별 내실 있는 성장과 수익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자산 운용 부문에서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늘려가는 식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최근 은행권이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등 지배구조 안정화에 힘쓰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배구조라는 건 완성이 없다"며 "KB금융이 계속해서 실험하고 잘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올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커지고, 원자재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복합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불확실성)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경기도 이런 영향으로 실질 구매력 저하와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제32회 다산금융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27회(2018년)에 이어 5년 만이다. 다산금융상 대상을 두 차례 수상하는 것은 윤 회장이 처음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변즉생 정즉사의 마음으로 끊임없이 변화·도약해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새해 더욱 험난한 환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高)현상(고환율·고금리·고물가)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조 회장은 "현재의 성과를 뛰어 넘어 모두에게 인정받는 일류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변화하면 살아남고 안주하면 사라진다)의 마음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키우는 것은 금융 본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금융을 제공해, 세계적인 금융사 수준으로 경쟁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올해의 경영 슬로건을 '돌파 2023, 변화와 도약'으로 정하고 7가지 핵심 전략과제를 제시했다. 7대 핵심 전략과제는 △시니어 및 청년 고객층 증가율 1위 △지본시장·글로벌 국내 Top 레벨 기반 구축 △고객경험 혁신을 통한 디지털을 가치로(Digital to Value) 달성 △리부트(RE:Boot!), 균형 잡힌 인적 경쟁력 확보 △아시아 리딩 ESG 금융그룹 추진 △철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기본기에 충실한 효율적 성장이다.

한편, 진옥동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2023년 3월 중 취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글로벌 영토 확장해 하나금융 위상 공고히 해야 할 것"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지속될 위기 국면을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직접적인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질적인 금융업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위상 제고, 디지털 금융 혁신 등의 주요 키워드도 함께 제시했다. 함 회장은 신년사에서 "국내에서 잘 하고 있는 기업금융(IB), 자금,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해 핵심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를 반영해 단순히 투자 유망지역이 아닌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과 디지털 금융을 통한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 우리의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혁신은 거창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디지털을 통해 손님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고 직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마지막으로 "불가능은 없다"며 "우리에게는 통합의 저력이 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서로를 위한 희생과 배려를 통해 원하는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고야 마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경영목표 '경쟁우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를 새 동력으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현상이 완화되며 희망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로벌 최고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목소리로 걱정하는 ‘R(경기침체)의 공포‘가 왠지 더 크게 느껴진다”고 강조하며 올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희망보다 공포 분위기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손 회장은 "'경쟁우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라는 경영목표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면서 7가지 전략과 21가지 세부 과제들을 통해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증권·보험·벤처캐피탈(VC) 등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이자 이미 치열한 경쟁시장인 자산운용 및 관리, 연금시장, 기업투자금융(CIB), 글로벌 분야는 2023년 중요한 승부처"라며 "자산운용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금시장 역시 고객주도형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CIB 분야는 우량자산 비중을 높이면서 비이자 수익은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 법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등 효율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고객 접점이 풍부한 은행과 카드는 디지털 플랫폼의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연계성을 확대하는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그 기능을 대폭 확장해 비대면 고객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올해에는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확장' 전략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마지막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위기를 두려워하기보다 '한 번 날면 반드시 하늘 높이 올라간다'는 '비필충천(飛必沖天)'의 기세로 우리가 가진 저력을 믿고 강력히 돌파해 나가는 한 해로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중앙회, 경제지주 등 내부사업 부문과 적극 소통“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서울장학재단)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서울장학재단)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초 취임하면서 "올해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많이 어려울 것 같다. 경각심을 가지고 도전 정신으로 적극 개척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중앙회, 경제지주 등 내부사업 부문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각자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여건만 허락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과감하게 외부 생태계와 협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를 비롯한 범 농협이 함께하는 시너지 경쟁력을 기반으로 농협금융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약속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생각,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개인,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회장은 "우리는 한 개인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위대한 시대에 살고 있다"며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세계적인 저출산과 고령화는 경제와 금융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히며 올해 지속가능경영으로 위기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1959년 부산에서 출생, 부산 동아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 경제부처에서 근무했다. 재정경제부 총무과장, 기획예산처 장관정책보좌관,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 정책조정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의 직위를 지냈다. 이후 기재부 예산실장으로 승진, 제2차관으로 승진했다. 기재부 2차관을 지낸 뒤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으로 이동했다. 2016년 미래부 차관에서 장관급인사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승진했다. 국무조정실장 이후 자유한국당에서 당무위원으로 일했고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서울비전2030위원회 총괄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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