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광 돌린다” 정용진...선수 사랑 드러내
6년간 ‘총재’ 구본능·‘승리 요정’ 이재용

정용진 부회장이 우승 후 환호하고 있다(사진=SSG 랜더스)
정용진 부회장이 우승 후 환호하고 있다(사진=SSG 랜더스)

[CEONEWS=최재혁 기자] “야구단에 오는 관중은 기업의 고객과 같다고 생각한다. 기업을 한 번 더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우리 이름을 오르락내리락하게 하고 싶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이 발언은 SSG 랜더스가 창단 2년 만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달성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SSG 랜더스는 지난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6차전에서 꺾고 우승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우승 직후 선수들과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여러분 덕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했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다”며 “모든 영광을 여러분께 돌린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 전부터 야구에 관심을 표하며, 전폭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먼저 16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추신수를 역대 최고 연봉 27억 원에 영입했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김광현을 4년간 151억 원의 계약했다.

프로 선수에게 돈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 SSG 랜더스를 제외한 9개 구단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을 때, 정 부회장은 선수들에게 ‘원팀’을 강조하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

그는 1군 선수는 물론이고 2군 선수들 모두 얼굴과 이름을 외웠다. 팬조차 알기 어려운 신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선수들을 초청해 정 부회장이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기도 했으며, 매일 아침 훈련장에 선수들의 기호에 맞는 스타벅스 음료를 배달했다. 

게다가 ‘응원단장’을 자처한 정 부회장은 ‘99’가 새겨진 등번호 유니폼을 입고 랜더스필드를 40번 이상 찾았다.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그덕에 SSG는 창단 2년 만에 ‘통합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정 부회장의 노력을 칭송했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사진=희성그룹)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사진=희성그룹)

6년간 KBO 총재 ‘구본능 회장’

CEO의 야구 사랑은 이뿐만이 아니다. 구광모 LG 회장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KBO 총재로 대한민국 야구계를 이끌었다.

구 회장은 경남중 야구부 출신인데다가,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으로 리그를 팽창시키는데 무척 노력한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후임자를 찾기 위해 오너가를 두루 찾아다니며 노력하다, 정운찬 총재를 삼고초려로 모셨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 회장에 대해 “어려울 때마다 대한민국 야구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정용진 부회장 프로필(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프로필(사진=신세계그룹)

‘승리 요정’ 이재용 회장

야구에 대한 애정은 이재용 삼성전자도 만만치 않다. 어린 시절에 삼성 라이온즈의 전설인 김시진 선수와 캐치볼하고, 야구장에서 시구도 심심치 않게 펼쳤다.

게다가 부회장에 오른 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 라이온즈 경기를 7회 관람했는데, 이 기간 동안 5번이나 승리하며 ‘승리 요정’으로 꼽혔다.

그러나 2015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의 주요 선수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연루되고, 제일기획에 피인수되며 투자가 축소됐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팬들은 “이재용 회장님, 삼성 라이온즈를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중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야구단에 오는 관중은 고객과 같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야구가 차지하는 기업 이미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일례로 한화는 아직도 ‘꼴지’에 갇혀있고, 두산은 견실한 기업 이미지를 갖췄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취미와 진심을 결부해 야구에 집중했다. 야구팬이 항상 꿈꿔왔던 재벌 구단주의 면모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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