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의 만삭 투혼 '잇츠, 홈쑈핑주식회사'
'5년'만에 느껴진 '웃찾사' 향기, 투깝스
언어의 장벽 깨부수는 '음악 개그'
관객 참여 마임 개그 '테잎 페이스' 

[CEONEWS=최재혁 기자] 아시아 최초, 최대 국제코미디페스티벌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부코페)'은 코미디 문화콘텐츠 개발을 통한 직·간접 부가가치 발생과 부산시민 및 관광객에게 세계적인 코미디 공연을 즐길 기회를 벌써 10번째나 제공하고 있다. 예전 개그콘서트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유명 개그맨, 지금은 유튜브 대세로 떠오른 숏박스, 급식왕 등의 팀도 장기를 내뿜었다.

잇츠, 홈쑈핑주식회사 팀이 커튼콜에 인사 중이다(사진=최재혁 기자)

김영희의 만삭 투혼 '잇츠, 홈쑈핑주식회사'

​개그맨 김영희 씨가 곧 출산을 앞두고 있다. 임신 9개월을 넘긴 상황에서 혹여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몸을 추스르기 마련이지만, 3년만에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전환된 부코페에 직접 참가해 관객에게 큰 웃음을 전했다.

​김영희 씨가 속한 '잇츠, 홈쑈핑주식회사'는 현재 대학로에서 활발히 공연하고 있는 팀이다. 부코페에 출연한 다른 팀들도 지방 순회 공연을 도는 등 쉬지 않고 활동하지만, 김영희 씨의 팀만큼 지속적으로 무대에 선 팀은 많지 않다. 그만큼 멤버들끼리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게다가 김영희 씨와 더불어 오랜 개그맨 생활을 영위해온 이현정 씨와 '개승자'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황정혜, 이승환 씨가 확실한 감초 연기를 더하며 극의 맛을 살린다.

​그덕에 극은 밀어주고 당겨주는 모습이 무척 보기 즐겁다. 무대 김영희 씨는 이현정 씨의 부모님이 찾아왔다는 소식에 그를 더욱 부각시키려 노력하고, 평소 미디어 노출이 어려운 이승환 씨를 위해 "뭐라도 하나 하고 들어가라. 우린 시간 많다"는 농담과 함께 기회를 선사했다.

​관객과의 호흡도 환상적이었다. 입장 시간보다 늦게 참석한 관람객에게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할머니 역으로 나온 김영희 씨가 관객의 고민 상담을 들어주는 등 객석과의 호흡을 잃지 않으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투깝스가 커튼콜 때 관객과 대화 중이다(사진=최재혁 기자)

'5년'만에 느껴진 '웃찾사' 향기, 투깝스

​부코페의 단골 팀인 '투깝스'는 홍윤화·김민기 커플과 함께 웃찾사 출신인 김영, 김승진 씨가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제10회 부코페 직전 홍윤화 씨는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나 누구 한 명 빠지더라도 공연은 지속된다. 모든 멤버가 개그 경력 10년이 넘는 멤버들답게 화려한 연기와 앙증맞은 애드리브는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특히 김민기, 김영 씨의 호흡은 다소 환상적이다.

​투깝스는 공연 전 "어떻게든 웃음을 선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도둑을 잡기 위한 경찰로 분장해, 잡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그러나 추리와 액션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콩트에 집중했다.

​콩트는 90% 관객과 함께 했다. 무언가 이름을 정할 때도 관객에게 질문하고, 무언가 보고 싶은 게 있을 때도 관객을 통해 보여준다. 관객과 함께하는 소통이었기에, 자신들이 만든 공연에서 웃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젊고 빠른 투깝스의 감각은 그시절 '웃찾사'를 떠오르게 만든다. 모든 구성원이 웃찾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향기가 짙게 배어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향기다.

환한 조명에 비친 웍앤올(사진=최재혁 기자)
환한 조명에 비친 웍앤올(사진=최재혁 기자)

언어의 장벽 깨부수는 '음악 개그'

​음악 개그를 펼치는 '웍앤올(Wok n Woll)'은 지난 2019년에 이어 부산을 찾았다.

​그들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관객에게 감미로운 음악과 재치있는 개그를 선보인다. 웍앤올의 멤버 코르디안 헤레틴스키와 피에르 다미앙 피츠너는 서로 티격태격하며 절묘한 오차를 드러낸다.

​특히 그들은 음악과 악기를 소재로 했기에, 서로 악기를 바꿔부르거나 각자의 연주를 방해하며 절묘한 웃음을 자아낸다. 바이올린을 떨어뜨려 부러진 연기는 일품이었다.

​개그 공연이었지만, 마치 클래식 공연과도 같았던 웍앤올의 공연은 그들의 뛰어난 실력 덕분에 더욱 감미롭게 느껴졌다. 차이코프스키와 스티비 원더, 엘비스 프레슬리의 곡이 등장해 관객에게 공감을 선사했다.

관객에게 인사하는 테잎 페이스(사진=최재혁 기자)
관객에게 인사하는 테잎 페이스(사진=최재혁 기자)

관객 참여 마임 개그 '테잎 페이스' 

​언뜻 보기에는 기괴하게 느껴지는 '테잎 페이스'는 말 그대로 테이프로 얼굴을 가로 지르는 이의 1인극이다. 다른 개그 무대가 최소 2인이 했던 걸 생각하면, 테잎 페이스의 무게는 상상을 초월할 듯하다.

​이에 테잎 페이스는 대부분의 무대를 관객과 함께한다. 등장부터 손전등을 들고 관객을 이리저리 살피는 테잎 페이스는, 마땅한 관객을 찾아 무대로 끌고 간다. 쑥스러움이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이기에 주저할 법하지만, 부산 시민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무대에서 즐겼다.

​무대에 끌려간 관객은 테잎 페이스의 요구대로 행동한다. 때로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엉뚱한 행동을 하지만, 이또한 즐거움이다. 테잎 페이스의 답답한 듯한 모션과 환호의 모션이 교차할 때, 보는 관객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입을 테이프로 동여맨 그는, 입에서 어떠한 소리도 내지 않고 극을 이끌어간다. 하지만 '가장 시끄러운 마임극'을 주제로 했기에, 효과음과 배경음악을 완벽하게 사용한다. 관객은 지루할 틈이 없다.

​테잎 페이스는 자신만의 특유의 개그 무대를 부산에서 선사했다. 부코페가 '국제 페스티벌'임을 표명하기에, 앞으로도 테잎 페이스와 웍앤올과 같은 전 세계의 개그를 지금처럼 부산에서 선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제10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8월 28일을 끝으로 폐막했다. 부코페의 조윤호 프로그래머는 "28일 폐막 다음날인 29일부터 제11회 부코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내일의 코미디는 벌써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내년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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