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맨 "유명 개그맨이 펼친 '세상 유일 쇼'“
'19금' 변기수의 (목)욕쇼

[CEONEWS=최재혁 기자] 아시아 최초, 최대 국제코미디페스티벌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부국코)'은 코미디 문화콘텐츠 개발을 통한 직·간접 부가가치 발생과 부산시민 및 관광객에게 세계적인 코미디 공연을 즐길 기회를 벌써 10번째나 제공하고 있다. 예전 개그콘서트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유명 개그맨, 지금은 유튜브 대세로 떠오른 숏박스, 급식왕 등의 팀도 장기를 내뿜었다.

쇼그맨이 커튼콜 때 신나게 춤추고 노래한다(사진=최재혁 기자)
쇼그맨이 커튼콜 때 신나게 춤추고 노래한다(사진=최재혁 기자)

쇼그맨 "유명 개그맨이 펼친 '세상 유일 쇼'"

'세상에서 단 한 번도 느껴볼 수 없던 쇼'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쇼그맨'은 개그맨 박성호, 김원효, 이종훈, 김재욱, 정범균 등 개그콘서트의 유명 개그맨들이 합작한 팀이다.

많은 시민이 이름을 듣기만 해도 간판 프로그램을 떠올릴 정도로 높은 인기의 각자가 모여 팀을 구성한 것이다. 특히 박성호 씨는 1997년에 공채 개그맨으로 뽑혀, 벌써 데뷔 26주년이다. 부국코의 집행위원장인 김준호 씨가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오랜 경력과 인지도를 자랑한다.

쇼그맨의 박성호 씨가 커튼콜 때 신나게 춤추고 노래한다(사진=최재혁 기자)
쇼그맨의 박성호 씨가 커튼콜 때 신나게 춤추고 노래한다(사진=최재혁 기자)

그런 박성호 씨는 경력이든, 인지도든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개그맨으로서 웃기기만을 노력한다. 그중 한 코너에서 축구 유니폼을 입은 살인범을 연기하는데, 자신의 유명 캐릭터였던 '갸루상'이 생각나는 연기를 펼친다.

쇼그맨의 무대는 관객과 함께 진행된다. 박성호 씨의 살인범 연기도 관객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극 중 다양한 국가의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관객이 지목한 나라를 연기한다. 그는 대한민국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브라질, 프랑스, 미국의 캐릭터를 각각 연기했다. 즉석에서 주문한 연기를 순발력으로 대처한 박성호 씨의 연기가 무척 돋보였다.

김원효, 이종훈 씨가 함께한 '무엇이든 물어보세'효'' 코너는 더욱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서울 남자인 이종훈 씨가 고민거리를 안은 채 부산의 유명 무당인 김원효 씨를 찾아간다. 부산 사나이로서 가져야 할 덕목과 인성을 소개한 김원효 씨는 관객에게 고민거리를 묻는다.

쇼그맨이 커튼콜을 진행하던 중 정범균 씨의 옷을 벗겼다(사진=최재혁 기자)
쇼그맨이 커튼콜을 진행하던 중 정범균 씨의 옷을 벗겼다(사진=최재혁 기자)

기자가 방문한 8월 22일 공연에는 대단한 관객이 모였다. 김원효 씨가 고민을 묻자, 한 시민이 "지목받아 무대에 올라가는 걸 항상 꿈꿔왔다"고 덜덜 떨며 고민을 말했다. 김원효 씨가 지체없이 무대 위로 오르라고 하자, 시민은 점잖던 모습은 눈 녹듯 사라지고 광기의 춤을 추며 무대에 올랐다. 김원효, 이종훈 씨는 시민을 보고 넋이 나갈 정도였다.

쇼그맨의 클라이막스는 마술쇼였다. 김재욱 씨가 개그콘서트 때부터 자랑해오던 마술 실력을 가감 없이 선보인다. 미녀 조수인 이종훈 씨가 함께하는데, 둘의 호흡이 워낙 환상적이라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고 만다.

화려한 마술과 함께 김재욱 씨는 관객을 불러 마술을 진행한다. 마술만큼 뛰어난 언변의 김재욱 씨는 얼굴 하나 변하지 않고 웃음거리를 찾아내 관객의 입꼬리를 치솟게 한다.

이와 함께 쇼그맨의 무대는 그들의 팀이름처럼 '쇼'와 함께 한다. 노래로 시작한 그들은 노래로 마무리하며 성대한 막을 내린다. 그야말로 완성된 작품을 보는 듯했다.

쇼그맨 개그맨들과 함께 촬영한 관객들(사진=쇼그맨)
쇼그맨 개그맨들과 함께 촬영한 관객들(사진=쇼그맨)

'19금' 변기수의 (목)욕쇼

12세 관람가였던 쇼그맨의 무대와 달리 ' 변기수의 (목)욕쇼'는 19세 관람가를 지향한다. 덕분에 앞 공연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관객석은 오로지 어른들을 위한 무대로 변해있었다.

19세라는 말과 (목)욕쇼라는 팀 이름이 합쳐지니 왠지 모르게 불길하다. 욕실에서 벌어지는 개그인가. 야한 농담이 오가는 프로그램인가. 왜 '목'에는 괄호가 있는가. 이에 대해 변기수 씨는 "변기수의 욕쇼"라고 소개했다. 험한 말이 오고 가는 19금 욕설 코미디였던 것이다.

변기수 씨가 관객과 대화 중이다(사진=최재혁 기자)
변기수 씨가 관객과 대화 중이다(사진=최재혁 기자)

그야말로 변기수 씨의 재능 향연이 펼쳐졌다. 초반 코너부터 '욕쟁이 할아버지'로 나온 그는, 자신을 찾아온 취재진에게 온갖 쌍욕을 퍼붓는다. 이에 굴하지 않고 욕쟁이 할아버지 된장찌개의 맛을 알아보기 위해 비결을 파헤치는 취재진은 변기수 씨의 센스에 억장이 무너진다.

변기수의 (목)욕쇼는 혼자만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장기영, 김태원, 박형민, 박세미, 이범석과 특별 게스트 정범균 씨와 함께 코너를 만들어간다.

특히 박형민, 박세미 씨가 만들어나가는 '고추밭 할머니'는 19금만의 장점을 살리며, 아이는 들을 수 없는 야한 농담이 연이어 펼쳐진다. 관객을 향해 다양한 고추로 별명을 지으며 할머니는 시종일관 유쾌한 자세를 취한다.

변기수의 욕쇼 개그맨들이 커튼콜 포즈를 취하는 중이다(사진=최재혁 기자)
변기수의 욕쇼 개그맨들이 커튼콜 포즈를 취하는 중이다(사진=최재혁 기자)

이후의 코너는 변기수 씨의 원맨쇼였다. 그는 애드립인지, 짜인 대사인지 경계를 알 수 없는 상황을 연이어 일구어나간다. 상대역의 정범균 씨는 거듭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변기수 씨의 입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노력한다.

원체 유명한 개그맨이지만, 변기수 씨의 매력을 표현하기에 '욕쇼'만한 게 없다. 공중파에서 보여줄 수 없는 자신의 재능을 마치 무장해제 하듯 화끈하게 풀어버리니, 그 누구도 변기수 씨를 막을 수 없었다. 끊임없는 애드립 덕분에 공연 마감은 예정보다 30분 늦어졌을 정도다.

변기수 씨는 공연 말미에 "최근 2년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무대에 설 기회가 사라진 무대인에게 얼마나 큰 아픔이었을까. 많은 관객이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는데, 그는 "비트코인으로 크게 잃었다"며 다소 웃픈 사연을 전했다.

그러나 개그맨답게 우울함을 웃음으로 극복했다. 그는 자신의 심경을 담아 랩을 만들었다. 뛰어난 언변과 함께 속사포 랩이 전해지자, 변기수 씨의 다재다능한 천재성이 부러웠다.

공연을 마친 변기수 씨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가볍게 설명했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텐데, 욕하고 화내서 입을 더럽히지 마시라"라며 "더러워지는 건 내 입이 될테니, 대신한 나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소 감동적인 말이었다. 그러나 감동은 "다 봤으면 어서 꺼져"라는 말로 와장창 깨졌다. 그야말로 천상 개그맨이다.

이처럼 국내 최고의 개그맨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제10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8월 19일부터 28일까지 10일간 부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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