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반도체 수급 가운데
미래 자동차 선두 주자는 어디?

친환경·지능화·서비스화 트렌드가 견인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2·3단계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은 자동차 제조뿐만 아니라 각종 인프라, 서비스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된 생태계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기업군은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사, 신생 완성차 제조사, 빅테크, Tier1, 차량용 반도체·OS 기업, 배터리 제조사로 분류되며, 이들은 M&A, 지분 인수, 벤처캐피털 펀딩 참여 등 다양한 투자 방식을 통해 전기차와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충전중인 전기차(사진=픽사베이)
충전중인 전기차(사진=픽사베이)

2030년 미래 자동차 시장 전망

미래 자동차는 친환경 전기차와 수소차, 정보통신 기술(ICT), 인공지능에 기반한 자율주행차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 미래 자동차 시장을 견인하는 3가지 동력은 친환경화, 지능화, 서비스화 트렌드를 꼽을 수 있다. 

친환경화 트렌드로 인해 100년 동안 승승장구하던 내연기관차의 지위는 흔들리고 있다. 탄소중립을 천명한 주요 국가들이 2030년을 기점으로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를 선언하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도 전기차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고, 미국은 2030년부터 미국 시장 내 신규 차량 중 전기차 판매 비율을 50%에 맞추기로 하는 등 완성차 브랜드는 전기차로의 비즈니스 전환을 빠르게 꾀하고 있다.

지능화 트렌드는 자동차가 더 이상 운송 수단으로만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이동을 담보하는 공간으로써 가치를 지니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진행 외에도 인포테인먼트, 인프라, 자동차와 자동차 또는 자동차와 사람 간 커넥티비티가 중요한 기능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안전하게 수행하려면 자동차는 운영체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완성차 제조사와 IT기업 간 협업이 매우 활발해졌다. 

서비스화 트렌드는 스마트폰 및 O2O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산되었다. 승차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등을 비롯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이미 사람들의 일상 속 깊이 돌어와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역에서 특정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 받는 모습, 중고차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는 현상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실정이다.

전기차 충전소 안내 표시(사진=픽사베이)
전기차 충전소 안내 표시(사진=픽사베이)

새로운 생태계 전기차와 자율주행

2020년, 2021년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자율주행 시장 전망을 점검한 결과, 친환경차 중에서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시장이 조성되고 있었다. 이제 전기차의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는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 비즈니스 구조에서 탈피하고 전기차의 고비용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또한 소비자가 전기차를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전기차 애프터마켓도 조성해야한다. 자율주행 부문에서 완성차 제조사, 부품사는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달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차량을 제조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각종 차량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북미 완성차 제조사인 GM, 포드,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배터리 역량 제고 및 수급 불안정성 해소를 위해 국내 배터리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와 각각 협업하고 있다. 한편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를 조속히 시행하기 위해 제네럴모터스(GM)는 혼다, 마이크로소프르(MS)와 함께 투자하여 크루즈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업계에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업하여 커넥티드 카 운영 체제 개발에 힘쓰는 중이다. 

전기차·자율주행 생태계는 과거의 완성차 제조 산업과 자동차 부품 산업과 같이 부품과 완성차 제조, 소비가 분절된 형태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확대되는 형태다. 또한 자동차라는 수단이 더 이상 기계의 영역에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의 경험을 제공해주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지 않았던 새로운 역량들을 지속적으로 내재화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역량들은 단기간에 하나의 기업이 개발하여 내재화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로운 경쟁력을 단시간 내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은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생산 공장(사진=테슬라)
전기자동차 생산 공장(사진=테슬라)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환을 위한 투자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하여 완성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여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GM과 혼다는 전기차 합작 법인을 신설하여 2027년부터 중저가 전기차(3만 달러 이하로 책정 예정)를 수백만대 수준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보급형 수준의 전기차를 생산함으로써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자 하는 전략이다. 또한 르노그룹은 전기차의 차량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전기차 모터 스타트업인 ‘와이랏’의 지분 21%를 인수했다. 르노그룹은 와이랏과 함께 축류 전기 모터를 대량 생산하여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우선 적용 후 순수전기차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역량 내재화 또는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폭스바겐과 BMW는 2016년에 설립된 스웨덴의 배터리업체인 노스볼트에 투자했다. 노스볼트는 2022년 5월 기준, 폭스바겐, 볼보자동차, BMW 등에서 약 500억 달러 이상의 배터리를 수주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GM은 2019년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했으며 현재 얼티엄셀즈의 1~3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1~3공장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총 120GWh 이상이며 4공장 건설 계획도 검토 중이다.

베터리 셀(사진=픽사베이)
베터리 셀(사진=픽사베이)

차세대 베터리 분야 주목 

배터리 생산 역량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투자가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는 2018년 미국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사인 솔리드파워에 300만 달러를 투자하여 6.25%의 지분을 최초로 확보했다. 2021년에 추가 투자를 진행했고, 2021년 12월 기준 2.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여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시간이 짧아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지리자동차·GM·혼다·SAIC(상하이자동차) 등은 미국의 배터리업체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투자했다.

SES는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에 흑연 대신 메탈을 적용하여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10배 이상 높기 때문에 전기차 주행거리를 30%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역량 확보 및 성능 고도화 외에도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사는 전기차 시대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전기차 생태계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자동차·BMW·메르세데스 벤츠·폭스바겐·포드는 독일의 전기차 급속 충전 회사인 ‘아이오니티(IONITY)’에 투자했다. 아이오니티의 급속 충전기는 기존 급속 충전기 대비 충전 속도가 7배 가량 빠르며 2021년 하반기 기준 유럽 전역에 충전소 377곳을 두고 있는데 추가로 약 40여 곳을 건설 중에 있다. 일본에서도 토요타, 닛산, 미쯔비시, 혼다가 공동 출자하여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을 위한 회사인 ‘이모빌리티 파워(e-Mobility Power)’를 설립했다. 이모빌리티 파워는 일본 전역에 약 21,700여 개의 충전 네트워크를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 6'(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 6'(사진=현대자동차)

자율주행 분야 투자 역시 완성차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 앱티브와 함께 총 40억 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 전문 업체인 모셔널(Motional)을 설립했다. 현대자동차는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 기반의 무인 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하여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모셔널은 2021년 4월 아이오닉 5를 차세대 로보택시 차량 플랫폼으로 선정, 2023년에 차량 공유 업체인 리프트(Lyft)에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공급,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GM은 자율주행 사업 자회사인 크루즈를 통해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혼다 역시 크루즈에 투자했다. 크루즈는 2022년 2월 차량 안전 확보 등의 조건을 기반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규제 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 승객 서비스를 허가 받은 바 있다. 

BMW와 토요타가 투자한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는 자율주행 상용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 콜롬비아, 프로비던스 등 일부 도시에서 25인승 자율주행 셔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롱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지역의 경우,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12곳의 정류장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셔틀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충전중인 테슬라 모습(사진=픽사베이)
충전중인 테슬라 모습(사진=픽사베이)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한편,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도 이루어지고 있다. 포드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함께 투자한 사이드워크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가 만든 자회사인 카브뉴를 통해 자율주행 도로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반 최종 소비자와 접점을 갖는 이동 서비스와 인프라 외에도 자율주행 센서와 소프트웨어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스라엘의 라이다 개발 업체인 옵시스 테크놀로지에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레이더 전문 개발 업체인 메타웨이브에도 투자했다. 

2017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빅테크의 투자 데이터 분석 결과, 38%의 투자가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빅테크는 완성차 업계와 협업을 통해 전기차 제조 및 개발에도 나서면서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개발 및 제조를 위한 투자 비중도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도출되었다. 한편, 미래 자동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용 소프트웨어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으며,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하여 빅테크는 자율주행 기술 확보, 전기차 전환에 대한 대응에 이어 차량용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테슬라 전기차 충전기(사진=픽사베이)
테슬라 전기차 충전기(사진=픽사베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에 장착된 각종 시스템을 제어하는 데 상용된다. 차량이 전장화되고 자율주행 플랫폼 등이 탑재되면서 자동차에는 수많은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차량용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들은 2020년 MCU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르네사스, NXP, 이피니언,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마이크로칩,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있다. 또한 반도체 산업의 공룡인 삼성전자, 퀄컴과 인텔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봐야 한다. 또한 그래픽 반도체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인 엔비디아 역시 자율주행 전용 반도체 개발 분야에 완성차 업계와 협업하고 있으므로 고려해야 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하드웨어 관점에서 시스템 제어에 필요한 부품이라면, 소프트웨어 관점에서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어하고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OS가 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완성차 제조사·부품사·빅테크를 비롯한 6대 기업군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전통적 완성차 제조사·신생 완성차 제조사·빅테크·Tier1·차량용 반도체 및 OS 기업군은 모두 자율주행 단계 고도화를 위한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를 가장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전기자동차 충전기(사진=픽사베이)
전기자동차 충전기(사진=픽사베이)

더불어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기차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도 관찰되고 있다.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사들은 기존의 내연기관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에 특화되어 있는 신생 완성차 제조사 역시 차량의 다양성 확보와 가격 경쟁력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제조사 역시 전기차 시장에서 주요 투자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전기차 원가 경쟁력 달성을 위해 배터리 원가 절감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에 역량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제조 역량 이외에도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향한 투자가 나타나고 있으며 배터리 교환 서비스 등 전기차 이용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주체들의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자료 제공=삼정KPMG 경제연구원]
[정리=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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