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작은 공장서 ‘SPC그룹’ 회장까지
‘SPC삼립’ 2021년 역대 최대 실적 기록

허영인 SPC그룹 회장(사진=SPC그룹)

[CEONEWS=최재혁 기자] 포켓몬빵의 인기가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예전 ‘허니버터칩’의 인기만큼은 아니었지만, 근래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그러나 SPC그룹은 포켓몬빵에서 걸음을 멈출 생각이 없다. 파리바게트,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등 국내 시장을 전부터 장악한 전통의 브랜드와 쉐이크쉑, 파스꾸찌 등은 시장을 새롭게 점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이 있다.

SPC삼립 국산 밀 베이커리 4종 출시(사진=SPC그룹)

성남 작은 공장서 ‘SPC그룹’ 회장까지

SPC그룹의 모태는 1945년 10월 초당 허창성 창업주가 황해도 옹진군에 차린 빵집 '상미당'이 기원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 허 창업주는 1948년 서울 을지로로 본거지를 옮긴다. 이후 1959년 '삼립산업제과'로 법인화한 후, 1968년 서울 가리봉동에 '삼립식품공사'로 개편하며 공장을 차린다. 

크림빵 이후 새로운 빵을 고민하던 허 창업주는 일본에서 찐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1970년 가을 삼립 호빵을 출시한다.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끄는 삼립 호빵은 출시 직후부터 그야말로 대박을 기록했고, 1976년 보름달을 출시하면서 양산빵 시장을 제패했다.

1972년에 ‘한국인터내쇼날식품(현재 샤니)’을 세운 허 창업주는, 1977년 장남 허영선 씨에게 삼립식품의 경영권을 넘긴다. 차남 허영인 회장에게는 샤니의 경영권을 주며 1989년에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허영인 회장은 성남에 있는 조그마한 공장 하나뿐인 샤니를 물려받았지만, 포기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자신만의 확실한 전략으로 식품 분야에 올인한다. 1985년에 광주 ‘한서제과(현 호남샤니)’를 인수하고, 미국 배스킨라빈스 인터내셔널과 합작해 ‘비알코리아’를 굳게 세운다. 1986년 ‘귀주(현 파리크라상)’로 외식사업에 발을 디뎠고, 1988년 태인산업과 1989년 태인유통을 각각 창립했다.

허 회장은 1994년에 거대한 변화를 꾀하며 양산빵 업계의 지각을 변동시킨다. 바로 '태인샤니그룹'을 출범하며 회사의 규모를 더욱 크게 불리며 양산빵 업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한다.

2002년에는 형님이 맡고 있던 삼립식품을 역으로 인수한다. 삼립식품이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인수한 것이다. 허 회장은 삼립식품과 샤니, 비알코리아, 파리크라상을 묶어 2004년 ‘SPC그룹’을 세웠다. 그는 SPC그룹을 통해 삼립식품의 역사까지 승계한다. 

허 회장의 도전과 혁신은 무척 과감하다. 그가 삼립식품 대표직을 맡은 7개월 후, 급작스레 ‘빵을 주식으로 먹는 나라에서 제빵을 배우기 위해’ 미국 캔자스시티로 유학을 떠난다. 

SPC그룹의 삼립식품이 나열되어 있다(사진=SPC그룹)

‘SPC삼립’ 2021년 역대 최대 실적 기록

허영인 회장의 SPC삼립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새로운 경영 비전을 제시했다.

SPC삼립은 2021년 4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으로 2년 연속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수치다. 2021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9470억, 658억으로 전년대비 15.9%, 28.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의 양대 축인 베이커리와 푸드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온라인 유통 플랫폼 확대로 온라인 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133% 성장한 963억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SPC삼립은 베이커리와 푸드, 온라인과 오프라인, B2B와 B2C를 아우르는 ‘옴니 푸드플랫폼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 2024년 매출 4조, 영업이익 1,100억(연결기준)을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HMR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등 푸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적극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온라인 채널을 강화 한다는 전략이다. 푸드테크 등의 고부가가치 신규 시장 창출도 가속화 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SPC그룹)

먼저, 푸드 사업 강화를 위해 ‘Health·Convenient·Premium’에 초점을 맞춘 HMR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2024년까지 관련 매출 2,500억을 달성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HMR 제품인 샌드위치, 샐러드 등은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그릭슈바인(육가공), 아임베이커(홈베이킹) 등의 개별 브랜드를 적극 육성할 예정이며, 시티델리 브랜드로 냉동 HMR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한다. 

온라인 사업도 강화한다. B2B 중심의 소재 유통 플랫폼 ‘상록웰가’를 D2C(Direct to customer 소비자 직접 판매) 유통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새벽배송, 라이브커머스 사업 등을 적극 확대해 2024년까지 3,000억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또한, ‘저스트에그’ 출시 등 푸드테크 사업과 ‘초바니’와 같은 친환경 브랜드를 적극 육성해 고부가가치의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삼립호빵, 삼립호떡, 하이면, 약과 등의 브랜드를 수출 전문 브랜드로 집중 육성해 해외 사업도 강화한다.

SPC삼립 황종현 대표이사는 “변화하는 소비자와 유통환경 트렌드를 반영한 사업 전략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2024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며, “R&D 투자 확대를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힘쓰고, 건강한 식문화 조성에 앞장서는 ESG경영을 강화해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허영인 회장이 2019 신년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2019 신년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SPC그룹)

허 회장 공로 인정한, 마크롱 대통령

허 회장이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들을 초청해 개최한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에 참석해, 국위선양했다.

'프랑스를 선택하세요'는 프랑스 정부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2018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환영 만찬을 주재했고, 엘리자베스 보른 총리 등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과 코카콜라, 디즈니, 페덱스 등 250여개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이 참석했다. 

SPC그룹은 지난 2018년에 이어 이 행사에 두번째로 참석했으며, 국내 기업 중 2회 참석한 기업은 SPC그룹이 처음이다. 올해는 허영인 회장과 글로벌사업 총괄 허진수 사장이 함께 참석해 프랑스 사업 투자에 대해 논의했다. 

업계에서 허 회장의 초청 이유로 한국-프랑스간 경제 문화 협력에 기여한 이유를 지목한다.

SPC그룹은 2014년부터 프랑스 파리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열어 현지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제품과 콘셉트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INBP(프랑스 국립제빵학교)’, ‘에꼴 르노뜨르(프랑스 유명 제과요리학교)’ 등의 교육과정을 국내에 도입해 프랑스 음식문화를 알리는 등 양국의 경제 문화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4월 한불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비즈니스어워즈 최우수 프랑스 진출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SPC그룹은 올해 프랑스의 샌드위치·샐러드 전문 브랜드 ‘리나스(Lina’s)’를 인수한 바 있으며, 프랑스 내 파리바게뜨 매장을 확대하고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글로벌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허영인 회장이 직접 직원들과 함께 제빵 중이다(사진=SPC그룹)

‘파리크라상’ 제1회 소비자권익대상 수상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파리크라상이 지난 6월 소비자권익대상을 수상했다.

소비자권익대상은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의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소비자권익대상 후보로 올라온 기업에 대해 전, 현임회장단을 중심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에서 최종 심사를 통해 시상 여부가 결정된다.

㈜파리크라상은 농산물 수매를 비롯해 청년농부 육성 및 신품종 확대를 지원해 우리 농가를 돕는 'ESG 행복상생 프로젝트', 저소득 가정의 장애 아동을 지원하는 'SPC 행복한 펀드'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 공동체적 가치 실현 및 소비자권익 증진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제1회 시상식에서 소비자권익대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파리크라상 관계자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소비자중심경영 (CCM) 인증을 획득하고 소비자권익대상까지 수상하게 되어 더욱 사명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소비자 권익을 증진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랩 오브 파리바게뜨에서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SPC그룹)
랩 오브 파리바게뜨에서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SPC그룹)

지역화·디지털라이징 적용한 ‘랩 오브 파리바게뜨’

허영인 회장이 파리바게뜨의 차세대 전략인 로컬라이징과 디지털라이징을 적용한 미래형 매장인 ‘랩 오브 파리바게뜨(Lab of Paris Baguette)’를 판교에 오픈했다. 

전국 어느 매장에서나 동일한 수준의 높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한민국 대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로 성장해온 파리바게뜨는 새로운 전략으로 각 지역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담아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지역 차별화 전략을 펼친다. 

그 첫 시도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앞에 문을 연 ‘랩 오브 파리바게뜨’는 IT기업들이 집결된 판교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연구소 콘셉트의 직영 매장으로, 파리바게뜨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먼저, IT밸리라는 지역적 특성에 맞게 첨단 디지털 시스템을 매장 곳곳에 적용했다. 매장 간판은 물론 내부 벽면에 LG디스플레이와 협업한 대형 투명 OLED를 적용해 시각적인 효과를 강조했으며, 무인 픽업박스와 무인 결제 시스템 ‘해피스테이션’ 등 온/오프라인 고객 편의를 위한 비대면 시스템을 적용했다.

시즌 홍보물과 네임택 등도 디지털로 교체, 종이가 필요 없는 매장을 실현해 친환경적 가치를 더했으며, 운영 측면에서도 유동인구와 상권 정보를 비롯해 판매 데이터, 날짜, 날씨 등을 AI가 분석해 최적의 주문 수량을 결정하는 ‘AI 스마트주문 시스템’을 적용했다. 

IT 분야에 종사하는 고유의 취향을 갖춘 젊은 고객층의 데이터와 소셜 버즈를 면밀히 분석해 한정판 제품과 서비스도 선보였다.

대표 제품인 ‘판교호감샌드’는 두뇌 회전에 좋다고 알려진 호두를 사용해 판교 지역을 상징하는 창의성과 스마트함을 표현한 제품이다. 바삭한 쿠키 사이에 호두, 버터크림, 캐러멜을 조화시키고, 감정을 이모티콘처럼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표정을 쿠키에 각인시켜 재미를 더했다. 

또한, △다양한 채소와 과일, 육류, 드레싱 등을 내 취향에 맞게 조합해 즐길 수 있는 ‘디자인 샐러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롤케이크’로 기네스월드레코드에 등재된 실키롤케익에 프랑스 ‘에쉬레 버터’를 사용한 프리미엄 롤케이크 ‘에쉬레 버터 실키롤케익’ △프리미엄 케이크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주문 제작)할 수 있는 ‘오더 메이드 케이크’ △스페셜티 커피를 고객이 직접 추출해 즐길 수 있는 ‘커피 스테이션(Coffee Station)' 등 판교의 지역적 콘셉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적용했다.

이밖에도, 애견 문화가 활성화된 판교 지역 특성에 맞춰 반려견용 프리미엄 베이커리 '파바DOG'도 운영한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의 본질적인 브랜드 가치에 각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과 개성을 더해 차별화된 매장과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늘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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