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고물가와 원자재 3분기 전망 어두워

엄금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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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한국 경제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향후 1년 안에 경기 후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로존의 유로화 사용 19개국,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과 함께 12개월 안에 경기 후퇴로 접어듦에 따라 세계 경제가 전반적인 성장 둔화를 보일 것이다.

세계 경제가 동반 성장 둔화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더는 성장을 위해 수출 회복에 기댈 수 없음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다중 경기 후퇴를 예측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3분기 성장률이 -2.2%로 떨어져 조기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하루가 다르게 낮아지고 있다. 국내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임박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3분기 이익을 전망하는 수준이 더욱 가파르게 선제 조정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공포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버팀목 역할을 해줄 기업 실적마저 불안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치가 3개 이상 존재하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189곳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50조 4211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달 전 집계한 예상치인 53조 9717억 원보다 6.6% 하락한 규모다. 전체 조사 기업 중 54%인 102곳의 이익 수준이 하향됐다. 전년 동기 51조 9152억 원과 비교해서도 2.9% 역성장이 예상된다. 상장사들이 2분기 실적을 속속 내놓는 가운데 주가는 기업들의 3분기 목표치와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수출하는 정보기술 IT 분야 부진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전망이 빠르게 어두워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4조 6944억 원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집계한 17조 2161억 원보다 14.6% 하향 조정된 규모다. 전년 동기 15조 8175억 원보다도 7.1% 줄어든다. 이달 발표한 2분기 실적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한 달 동안 4조 7720억 원에서 4조 1018억 원으로 14%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상반기 양호한 실적에도 할인을 받고 있는 것은 주력 수익 창출원인 메모리 반도체의 실적 가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과점화된 D램 산업은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는 기업가치 평가에 부정적이다.

가전 등 내구소비재 업종도 원자재 비용 부담과 소비 둔화라는 겹악재가 길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이익이 역성장한 LG전자는 3분기에도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개월 전의 1조 1303억 원에서 9794억 원으로 13.3% 내렸다. 3개월 전 1조 2477억 원 대비 변동률은 -21.5%에 달한다. 연일 치솟는 달러도 부품을 달러로 구매한 후 현지 통화로 완제품을 판매하는 LG전자 등 가전업체에 불리하다. 주요 사업 부문이 소비 둔화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소비재로, 하반기 경기 부진에 따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디스플레이도 소비 위축의 집중 타격을 받은 업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개월 전의 3438억 원 대비 66.3% 줄어든 1157억 원으로 예상됐다. TV 등 제품에 사용되는 패널의 수요 감소가 뚜렷한 가운데 공급 과잉으로 패널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주도 이익 눈높이가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다. 이들 회사가 속한 금속 및 광물 업종은 이익 수준이 한 달 전보다 9.1% 하락했다. 포스코 홀딩스는 영업이익 예상치가 11.3%, 1조 9440억 원→1조 7239억 원 줄었다. 풍산 -15.8%, 세아베스틸지주 -13.1%, 고려아연 -6.3% 등도 이익 규모 조정폭이 컸다. 하반기 철강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가 부담 지속으로 스프레드가 둔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분기에 구매한 비싼 원재료가 3분기에도 일부 투입되면서 포스코의 원재료 투입단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후판과 열연 등 주요 제품 가격 인하를 실시하면서 스프레드 축소가 우려된다.

건설 -5.5%도 원자재 가격 부담으로 인한 이익 훼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DL이앤씨 -9.6%, GS건설 -7.6%, 현대건설 -6.2%, 대우건설 -2% 등 주요 건설사의 3분기 이익 전망이 악화됐다. 건자재 비용이 고공행진하며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데다 부동산 가격도 꺾이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의구심이 깃들고 있기 때문이다. 레미콘 등 업계에서 발생한 파업은 공사 차질로 이어지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발표가 예정된 2분기 실적도 계속 조정되고 있다. 상장사 195곳의 올해 2분기 실적 예상치는 한 달 전 52조 2922억 원에서 1.9% 하락한 51조 3051억 원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 -32.5%, 코스맥스 -20.5% 등 화장품 종목은 중국 시장 위축의 타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건설 -14.5%와 게임 소프트웨어 -12.7%도 부진이 예상됐다. 펄어비스 -25.7%, 엔씨소프트 -12.1%, 크래프톤 -11% 등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하락했다.

연간 실적 전망도 비슷한 추세다. 상장사 243곳의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238조 2117억 원에서 230조 1114억 원으로 한 달 새 3.4% 줄어들었다. 절반보다 많은 133곳의 영업이익 예상치가 한 달 새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63조 504억 원에서 56조 7260억 원으로 9% 하락했다. 효성화학 -52.2%, 롯데케미칼 -16% 등 화학 업종도 스프레드 축소에 따른 부진이 예상됐다. 후판 가격과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는 조선 업종은 8828억 원 적자에서 1조 3049억 원으로 한 달 새 적자폭이 4000억 원 넘게 확대됐다. 증시 부진과 금리 인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증권 -11.3%도 이익 전망이 한 달 사이에 큰 폭으로 줄었다. NH투자증권 -11.9%, 미래에셋증권 -9.9%, 키움증권 -7.1% 등 순으로 조정폭이 컸다.

자동차 회사들 실적이 잘 버티고 있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2조 376억 원에서 2조 1454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5.3% 증가했다. 기아도 1조 6210억 원에서 1조 7415억 원으로 7.4% 늘었다. 둘은 3개월 전과 비교하면 각각 13.5%, 14.3% 상향 조정됐다. 올 하반기에 완성차 생산량은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생산 차질로 이연 된 수요가 많은 만큼 경기 둔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다.

고물가와 원자재난으로 시련의 한국 경제가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비관적인 전망을 드리우고 있다. 경기가 둔화되면서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낮아지고 금리 상승으로 위험 심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마음에 이준실 시인의 시 '위로'를 읽으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너의 위로는
은은한 햇살로 온다
너의 위로는
간지러운 바람으로 온다
너의 위로는
그저 취하는 꽃향기로 온다
아무 조건 없이
날마다 그렇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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