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가총액 및 세부내역 추이(사진=삼정KPMG 경제연구원)
가상화폐 시가총액 및 세부내역 추이(사진=삼정KPMG 경제연구원)

[글=신문철 삼정KPMG 전자정보통신산업1본부 상무] 튤립 파동에 비견되는 버블 논란을 자아냈던 2017년 가상자산 열풍이 코로나19 이후 다시 재현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상자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기존 투기 대상에서 투자 대상으로 변화되고, 다수의 기관투자자와 기업들이 산업과 연계된 가상자산 생태계를 구축ㆍ활용하는 등 외연이 확장 중이다. 현재 가상자산의 변모 양상, 각 산업에서의 활용과 투자자의 시각 변화 등을 조망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에 대해 살펴본다.

2020년 가상자산 시장의 변곡점,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다

디지털 자산, 암호자산, 암호화폐, 디지털 토큰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는 ‘가상자산’은 탈중앙화된 디지털 분산 원장 또는 블록체인 기술로 발행•거래되는 자산으로 비트코인이 시초격이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국가 개입 없이 발행되어 익명성과 블록체인 내 상호 검증에 따라 거래되는 화폐로 고안되어 2017년 1차 가상자산 열풍의 중심에 놓였다. 3년 후인 2020년 가상자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시중 유동성, MZ세대 중심의 위험자산 투자 수요와 비대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2021년 11월 1비트코인(BTC) 가격은 6만 7,500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가상자산은 지속적인 가격 상승세와 높은 변동성, 주식 등 전통자산과의 상관관계 증가, 가상자산 다양화와 비트코인 집중도 완화라는 특징을 보인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조 3,892억 달러로 2019년 말 대비 1,086%, 2020년 말 대비 228%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2017~2019년 중 0.01 수준에 불과했던 미국 S&P500 지수와 비트코인 수익률 간 상관계수는 코로나19 이후 0.36으로 상승하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위험자산인 주식과의 동조성이 높아지며 가격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IMF, 2022.01., Cryptic Connections)

한편 2021년 12월 말 기준 전 세계 400여 개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종류는 8,554개로 다양화되면서 전체 시가총액 중 비트코인 비중은 2019년 66.8%에서 2021년 40.2%로 낮아지고, 이더리움을 비롯해 다양한 알트코인(Alt-Coin, Alternative Coin)이 발행•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혁신과 투자의 영역으로 확대

코로나19 이후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2.0 시대를 연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계약 등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며 외연을 확장 중이다. 특히, 토큰별 고유의 데이터를 부여한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NFT)은 예술품, 게임, 메타버스 등과 연계되며 자체적인 가상자산 기반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금융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블록체인과 스마트 계약을 통해 개인 간 결제 서비스, 담보대출, 예금, 자산운용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파이(Decentralized Finance, De-Fi)의 성장세도 높다.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디파이 프로토콜에 예치된 자금 총 가치(Total Value Locked)는 2021년 12월 말 2,385억 달러를 넘어서서 2021년 6월 말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가상자산 산업 성장과 맞물려 금융사 및 일반 기업들이 가상자산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개발 중이다. 2021년 2월과 10월에는 캐나다와 미국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ETF를 승인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ETF가 출시되고, 기업들도 직접적으로 가상자산 투자 및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고 있다.

2022년 2월 25일 기준 마이크로 스트레티지를 비롯해 테슬라,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 등 38개 상장기업이 25.6만 개(전체 발행 예정량의 1.22%)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된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미 대형 은행도 가상자산 서비스를 출시 중이다. 2021년 상반기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기관 및 고액자산가 대상 가상자산 펀드 등을 잇따라 개발했다. JP모건은 2019년 자체 가상화폐 JPM 코인을 발행하여 해외 송금에 활용하는 한편 2020년 11월에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조직 오닉스(Onyx)를 출범하며 가상자산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기금 안정성과 지속가능성 등을 중시하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글로벌 연기금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가상자산 관련 투자를 최근 발표했다.

2021년 9월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공무원/경찰공무원 퇴직연금기금의 가상자산펀드(5,000만 달러) 투자 발표에 이어 동년 10월에는 텍사스주 휴스턴 소방관 퇴직연금기금(Houston Firefighters' Relief and Retirement Fund)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2,500만 달러(운용자산 대비 0.5%) 투자를 발표했다.

또한 2021년 11월에는 호주 연기금 중 최초로 소매직원퇴직연금신탁(Retail Employees Superannuation Trust, REST Super)도 가상화폐 매입을 결정했다.

가상자산과 프로젝트 간 ‘혁신성’과 ‘확장성’에 주목해야

2022년 들어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강화 등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며 가상자산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을 비롯해 영란은행 앤드루 베일리 총재 등은 ‘가상자산은 화폐가 아니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제롬 파월 미연준 의장 역시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매우 큰 투기 대상’으로 평하기도 했다. 실제 내재가치 없이 설계된 토큰에 대한 폰지 사기, 해킹이나 자금세탁, 투자자에 대한 정보 불충분 등 가상자산의 안정성과 투자자 피해 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기업과 이용자가 연결되는 디지털 경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디지털상 모든 거래에서 상호 신뢰성이 선결되어야 하므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핵심적인 인프라로 역할을 하며,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가상자산의 유용성이나 가치에 대해 이분법적인 접근 방식을 벗어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가상자산의 내재가치는 가상자산 그 자체보다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어떻게 활용하여 참여자 간 신뢰성을 획득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냐에 따라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산업 간 융합과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 속 수많은 가상자산이 출현•퇴출되며 도전과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과 투자자 등 시장참가자는 가상자산의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반 기술이 적용되는 다양한 산업•사업의 기술력과 사업모델의 유용성 등을 보다 면밀히 분석•접근하며 비즈니스 기회를 준비해야 한다.

주요 기관투자자 및 비트코인 보유 내역(사진=삼정KPMG 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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