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문가’ 마창민...취임 첫해 ‘대박’
탄소중립, 여성 사외이사 ‘ESG 실현’

DL이앤씨 마창민 대표(사진=DL이앤씨)
DL이앤씨 마창민 대표(사진=DL이앤씨)

[CEONEWS=최재혁 기자] 대한민국의 건설업은 세계로 뻗어나갔다. 이제는 타국이 우리에게 건물을 지어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전 세계에 건물을 지어주고 있다. 세계 곳곳에 익숙한 마크나 심볼이 보이면 예전에는 무척 반가울 정도였지만, 이제는 심드렁할 정도로 자주 마주쳤다. 삼성과 현대를 넘어 건설업의 또 다른 ‘강자’가 등장했다. DL이앤씨를 이끄는 마창민 대표이사는 이미 저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탄소저감 친환경 건축소재 사업 협약’을 체결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왼쪽)과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사진=DL이앤씨)
‘탄소저감 친환경 건축소재 사업 협약’을 체결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왼쪽)과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사진=DL이앤씨)

‘마케팅 전문가’ 마창민

1968년에 태어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는 미국 메리마운트대학교에서 생물학과라는 다소 특이한 전공으로 졸업했다. 나중 일이지만, 이로 인해 마 대표는 생물학을 전공한 융합형 경영인이라는 다소 특별한 별명을 얻는다.

이후 대학원에 진학한 마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며 ‘존슨앤존슨 코리아’에 입사한다. 첫 사회생활로는 생물학, 경영학 전공과 다르게 마케팅 디렉터로 근무한다.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은 마 대표는 LG전자로 자리를 옮겨 15년간 한국사업 마케팅팀 상무, 미국 법인 전무, 글로벌마케팅 전략팀 상무, 상품전략그룹 전무를 지내며 마케팅의 ‘대가’로 활동한다. 

하늘 높이 치솟은 그의 직함은 LG전자 한국영업본부 모바일그룹장에서 멈춘다. LG전자의 유일한 흠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그룹이기 때문인지, 취임 한 달 만에 대림산업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대림에서 건설사업부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영입되며 회사의 분할 과정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터키 차나칼레대교 개통식에서 기념촬영 중이다(사진=DL이앤씨)
터키 차나칼레대교 개통식에서 기념촬영 중이다(사진=DL이앤씨)

취임 첫해 ‘대박’ 터트려

마 대표는 취임 첫해에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건설업계를 통틀어 취임 첫해에 역대급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다. 

DL이앤씨가 지난 1월 실적 잠정 발표를 통해 2021년 연결기준 매출 7조 6,287억 원, 영업이익 9,567억 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도 12.5%로 건설업종 최고 수준인데다가,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2021년 경영목표를 넘어 건설업의 실적 전망치를 상회하는 최대 규모를 세운 것이다. 이는 3분기 플랜트 부문 준공 정산이익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전무후무한 DL이앤씨의 실적에는 마 대표 자신만의 신념이 존재했다.

그는 2021년 신년사에서 "과거 성공을 만들어 내는 방법으로 새로운 성공을 만들어 내려고 하지 않겠다"며 "혁신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새로운 발상과 참신한 방법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DL이앤씨의 대구 수성1지구 재개발 정비사업 조감도(사진=DL이앤씨)
DL이앤씨의 대구 수성1지구 재개발 정비사업 조감도(사진=DL이앤씨)

업계에서는 마 대표의 성공 요인으로 인건비 인상과 원자재 가격 급등과 같은 위기 상황을, 탁월한 원가관리 능력과 수익 구조로 벗어나며 안전한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디벨로퍼 사업 확대를 토대로 주택사업본부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신규 수주에서도 2021년 10조 5,433억 원을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4분기에 5조 546억 원을 기록하며 경영목표로 세웠던 11조 5,000억 원에 가까운 결과를 맞았다. 특히 장시간 노력해왔던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 2조 원에 가깝게 수주하며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플랜트사업본부에서 대규모 해외 수주는 끊임없이 운영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S) 분야처럼 ESG 신사업도 점차 성장해나갈 것으로 파악됐다.
 
DL이앤씨는 이번 2022년 예상 전망치로 연결기준 매출 8조 4,000억 원, 영업이익 9,000억 원을 목표했다. 매출은 주택사업본부와 함께 플랜트사업본부가 지난해처럼 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작년과 같은 매출 실적을 바라고 있다.

2021년 경영실적에 대해 DL이앤씨 관계자는 “국내 대형 건설사 중 주택사업에 치우치지 않고 주택과 토목, 플랜트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양호한 이익률과 함께 균형 잡힌 성과를 기록한 독보적인 회사로서의 모습이 잘 드러난 실적이었다”며 “올해도 탄탄한 재무구조와 순 현금 구조를 바탕으로 디벨로퍼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건설업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한다”고 선언했다.

DL이앤씨 마창민 대표이사(오른쪽)가 뉴라이저사 필 스테이블리 사장(왼쪽)과 탄소 포집활용 및 저장 시설 건설을 위한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우선 계약 합의서를 체결했다(사진=DL이앤씨)
DL이앤씨 마창민 대표이사(오른쪽)가 뉴라이저사 필 스테이블리 사장(왼쪽)과 탄소 포집활용 및 저장 시설 건설을 위한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우선 계약 합의서를 체결했다(사진=DL이앤씨)

탄소중립 통해 ‘ESG 비전 실현’

“탄소중립과 ESG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맞춤형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DL이앤씨”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는 지난 3월 호주의 친환경 비료 제조 기업인 ‘뉴라이저(NeuRizer)’와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탄소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본 계약 내용으로는 탄소 포집·활용과 저장 시설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와 개념설계를 수행하는 우선 계약 합의서다.

해당 프로젝트는 5㎽ 용량의 소형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 활용하고 저장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산화탄소는 연간 5만 톤 가까이 발생하기 때문에, 필요한 상황이다. 공장은 남부 호주의 애들레이드에서 북쪽으로 550km 떨어진 ‘리 크릭’ 광산 지역이다.

마 대표는 4월까지 본계약 체결과 세부 조건의 협상을 끝낼 생각이다. 이미 DL이앤씨는 2021년 뉴라이저가 발주한 암모니아·요소 생산공장 건설사업의 기본설계 사업을 수주했다. 마 대표의 DL이앤씨는 뉴라이저에 능력을 확인받으며 이번 사업에서 독점권을 보유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DL이앤씨는 기본설계와 개념설계를 끝내고 나서 발주가 예정된 1,000억 원 규모의 ‘설계·기자재 조달·시공(EPC)’ 사업 수주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현재 설계작업을 함께 하는 뉴라이저의 암모니아 및 요소 생산공장에 연간 100만 톤 규모의 탄소 압축 저장 설비를 추가할 계획도 발주처와 나누는 상황이라, 호주 내 CCUS 프로젝트 추가 수주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드라이브트레인과 호주 내 CCUS 영업활동에 대한 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드라이브트레인은 독일 지멘스의 가스 엔진과 가스 터빈을 호주에서 판매하고 관련된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는 "탄소중립과 ESG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맞춤형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DL이앤씨의 존재감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CCUS 사업의 첫 발걸음인 호주를 시작으로 앞으로 중동, 북미, 유럽 등에서 글로벌 탄소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 제1기 정기주주총회 실시(사진=DL이앤씨)
DL이앤씨, 제1기 정기주주총회 실시(사진=DL이앤씨)

100% 무상증자·첫 여성 사외이사

마창민의 DL이앤씨가 증자 비율 100%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기존 사업의 성장은 물론, 미래 가치 증진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 할 것”이라며 “친환경 신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굳건하게 구축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DL이앤씨는 기존 주식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고, 이번 무상증자를 통해 새로 발행될 주식은 보통주 1,933만 4,885주에다가 우선주 211만 1,951주로 파악된다. 무상증자가 완료되면 총 발행주식은 2,147만 2,623주에서 4,291만 9,459주로 증가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무상증자를 통한 발행주식 증가로 주가 탄력성을 높여 향후 회사의 본질 가치가 주가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주 이익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진의 의지를 담아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DL이앤씨는 보통주 1주당 2,700원, 우선주는 1주당 2,750원으로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580억 원 규모인데, 2021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5,764억 원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초 DL이앤씨는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향후 3년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의 10%를 현금배당하고, 5%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수진 한국외대 초빙교수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DL이앤씨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수진 한국외대 초빙교수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한편, 마 대표는 회사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ESG 경영에도 힘썼다.

DL이앤씨는 같은 날 정기주주총회에서 디자인 전문가인 신수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를 선임했다.

신 교수는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 연구교수, 문화역서울284 예술감독, 한진그룹 일우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을 역임한 디자인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DL이앤씨는 신 교수 선임과 관련해 "심리학 및 인지과학과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로서 장소의 의미와 가치를 개발하는 일을 해왔다“며 ”디자인 경영 및 마케팅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건설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당사가 고객의 마음을 읽고 이해해 고객 만족 경영을 실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의 여성 이사로서 이사회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기존과 차별화된 시각으로 경영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DL이앤씨의 설명과 함께 업계에서는 오는 8월 시행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이유로 파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 법인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 즉, DL이앤씨는 자산 2조 원 이상의 건설사이기 때문에 아무리 늦어도 7월까지는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했다.

차나칼레대교 인포그래픽(사진=DL이앤씨)
차나칼레대교 인포그래픽(사진=DL이앤씨)

세계 최장 현수교 '차나칼레대교'

한국 건설회사의 독보적인 기술과 오로지 국산 자재로만 완성된 세계 최장 현수교가 당당히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건설한 터키의 오랜 숙원사업인 차나칼레대교가 지난 3월 18일 개통했다. 

차나칼레대교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총 길이 3,563m의 다리다. 2018년 4월 착공을 시작해서 총 48개월 동안 공사가 진행됐다. 주탑과 주탑 사이의 주경간장이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로, 터키 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23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3m로 길이를 설계했다. 

현수교의 기술력 순위는 보통 주경간장의 길이로 결정된다. 이전까지 세계 1위 현수교는 1998년 준공한 일본 아카시 해협 대교로 주경간장 1,991m다. K-건설이 완성한 현수교를 통해 일본에서 대한민국으로 24년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빼앗게 된 것이다.

DL이앤씨 이동희 토목사업본부장은 “이순신대교로 세계에서 6번째로 현수교 기술 자립을 완성한 DL이앤씨가 불과 10년 만에 세계 1위 현수교를 성공적으로 준공하게 되었다”며 “글로벌 No.1 기술력과 디벨로퍼 역량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글로벌 디벨로퍼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는 이번 사업을 통해서 세계 시장에 디벨로퍼 역량을 입증했다. 차나칼레대교 프로젝트는 3.6km의 현수교와 85㎞의 연결도로를 건설하고 약 12년간 운영한 후 터키정부에 이관하는 방식의 민관협력사업이다.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사업 발굴 및 기획부터 금융 조달, 시공, 운영까지 담당하며 고부가가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디벨로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생물학 전공이라는 다소 특이한 전력의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는 본인의 강점을 살려 회사를 ‘최고’로 이끄는 중이다. 마케팅 전문가로서 건설업의 파란을 일으키는 그의 취임 첫해는 기대 이상을 거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그가 아니다. 파란을 넘어 전무후무한 실적을 거두길 바라며, 그가 꿈꾸는 DL이앤씨가 기대된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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