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4인 4색 배우의 사랑 이야기
‘제4의 벽’을 허물어 관객과 소통하며 즐거움 느낄 수 있어

연극 한뼘사이 포스터(사진=한뼘사이)
연극 한뼘사이 포스터(사진=한뼘사이)

[CEONEWS=최재혁 기자] 어느새 12월이 찾아와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 이때, 봄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연극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연극 '한뼘사이'는 한 오피스텔, 같은 층에 사는 각양각색인 네 명의 남녀를 보여준다.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코믹한 웃음을 자아내고, 달곰한 로맨스를 안겨주는 대학로 대표 로맨틱 코미디 연극이다.

연극 한뼘사이 공연 스틸컷 (사진=한뼘사이)
연극 한뼘사이 공연 스틸컷 (사진=한뼘사이)

로맨틱 코미디는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배우의 사랑스러운 연기가 우선이다. 네 남녀 중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마혜리' 검사와 '야한길' 변호사다.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불같은 호통을 극이 벌어지는 내내 쏘아대고, 걸크러쉬 매력을 마음껏 뽐내며 옆집에 사는 사법연수원 선배 야한길을 한 손으로 제압한다.

잘나가는 검사였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변호사 개업한 '이혼 전문 변호사' 야한길은 영 자신이 없다. 마혜리에게 작고 귀여운 매력을 느끼지만, 자신 있게 호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주저할 뿐이다.

마혜리와 야한길은 본업에 있어서는 강단 있게 처리하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할 때면 얼어붙고 만다. 처음부터 상대에게 호감을 느껴도 표현하지 못하고 에둘러 말할 뿐이다. 하다못해 야한길은 몰래 고백을 해놓고 차일까 무서워 "응. 아니야"라고 변명한다. 둘의 주저하는 모습을 보니, 잔나비의 노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원래 연애가 성사되기까지 과정이 가장 사랑스럽고 즐거운 법 아니겠는가? 둘의 이야기는 무척 달콤했다.

다른 두 남녀는 사회부 기자 '금나리'와 사기꾼 '리처드 홍'이다. 의욕 가득한 금나리는 도박장, 경마장 등 위험한 현장도 불사하는 참된 기자다. 진실을 밝히고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금나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리처드 홍은 도박 중독자로, 사채를 갚기 위해 온갖 노력을 펼치고 있다. 둘의 어긋남은 진정한 사랑을 일깨워 변화를 만들어낸다.

연극 한뼘사이 공연 스틸컷(사진=한뼘사이)
연극 한뼘사이 공연 스틸컷(사진=한뼘사이)

제4의 벽을 허물어 관객과 깊은 소통 나눠

기자는 직접 연극 '한뼘사이'를 보기 위해 대학로를 찾았다. 로맨틱 코미디라기에 혼자 가면 영 뻘쭘할 것 같아 아내와 함께 갔다. 공연 시간이 임박해오자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한 배우가 등장해 스마트폰 사용과 촬영 금지에 대한 주의 사항을 설명했다.

슬슬 극이 시작하는 듯하더니 배우가 한껏 재롱떨며 "암전이 뭔지 아세요? 암전은 불이 꺼져 깜깜하다는 뜻인데, 깜깜하면 박수를 쳐야 다시 밝아질 수 있어요"라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어 관객이 생각보다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오늘 연극 좀 망한 것 같은데..."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자연스레 관객은 큰 소리로 박수치며 배우들이 등장했다.

또 배우들은 연기하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극 중 금나리 역할을 한 배우는 특이하고 엽기적인 애교를 선보인 후 약 3초간 멈춰 섰다. 이후 관객의 눈치를 슬슬 살피며 박수와 웃음을 끌어냈다. 다행히 박수갈채가 이어지니 "하마터면 자신감을 잃을 뻔했다"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가장 절정은 극 후반부에 드러났다. 연극이 시작하기 전 주의 사항을 안내하던 배우는 극 내내 '1인 5역(이하 5역 배우)' 연기를 펼쳤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한눈에 봐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게 보일 정도였다. 다른 배우들도 5역 배우가 고생하는 걸 아는 터라 평소엔 배려했겠지만, 기자가 관람했을 때는 놀리고 부려 먹더라.

이에 50대 여성 역할 중이던 5역 배우는 가발을 집어 던지며 "나 힘들어! 내가 얼마나 고생하는 줄 알아"라며 "(관객에게) 여러분, 얘는 우리 연극의 막내 배우인데 가장 편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는 등이 뻥 뚫린 원피스를 입어도 땀을 줄줄 흘리는데 말이죠"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갑작스레 '제4의 벽'을 무지막지하게 허문 5역 배우를 보며 다른 네 명의 배우는 웃음을 참지 못해 연극이 진행되지 않을 정도였다. 관객들도 모두 빵 터지며 열연한 5역 배우에게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윽고 5역 배우는 버려진 가발을 고쳐 쓴 후 자신을 쓰다듬으며 "진정하자. 진정해. 후~ 잠깐, 그런데 아까 네가(다른 배우) 아까 배 때렸을 때 정말 아팠거든? 이제 살살하자?"며 끝까지 웃음을 놓지 않았다.

연극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의 연기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뼘사이는 이를 넘어 제4의 벽을 허문 후 관객과 터무니없는 소통을 이어갔다. 연극 '한뼘사이'의 커다란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연극 한뼘사이 프러포즈 이벤트(사진=한뼘사이)
연극 한뼘사이 프러포즈 이벤트(사진=한뼘사이)

관객에게 이색 프러포즈의 기회 제공

연극 '한뼘사이'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다 보니 아무래도 커플이 많이 찾는다.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과 오랜 만남을 쌓은 커플, 결혼한 부부도 만날 수 있다.

이에 한뼘사이는 커플을 위한 이벤트를 열었다. 바로 '한뼘사이 프러포즈 이벤트'로 매달 신청자를 받은 후 추첨을 통해 한 커플의 프러포즈를 돕고 있다. 한뼘사이에서는 커플의 사연으로 무대를 각색하고, 프러포즈용 케이크와 꽃다발과 한뼘사이 관람권을 증정하며, 연극 무대에서 직접 프러포즈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색 프러포즈를 고민 중인 커플에게 아주 안성맞춤이다. 

연극 한뼘사이 무대 위로 보이는 한뼘사이 티켓(사진=CEONEWS)
연극 한뼘사이 무대 위로 보이는 한뼘사이 티켓(사진=CEONEWS)

연극 '한뼘사이'는 2017년 개막 이래 최단기간 50만 관객을 돌파한 극으로, 한 오피스텔, 같은 층에 사는 네 명의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달콤한 로맨스와 코미디를 함께 제공하여 남녀노소 불문 다양한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관객의 80% 이상이 커플 관객인 만큼 커플 메이킹 연극으로 자리 잡은 한뼘사이는 대학로 대표 로맨틱 코미디 연극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 10차까지 연장 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대학로 라온아트홀로 공연장을 이전했다. 더 넓고 쾌적해진 공연장에서 새로운 배우들이 연일 관객들에게 대리 설렘을 제공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연극 한뼘사이 제작사 파릇은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도 한뼘사이를 찾아 주셔서 감사하며, 철저한 방역과 공연장 환경에 더욱 신경 써 다가오는 ‘단계적 일상 회복’에 맞춰 연말을 준비하겠다"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공연계는 더욱 자유롭게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으므로 많은 분이 함께하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극 '한뼘사이'는 대학로 라온아트홀에서 매일 만나볼 수 있다.

연극 한뼘사이가 공연되는 라온아트홀 입구(사진=CEONEWS)
연극 한뼘사이가 공연되는 라온아트홀 입구(사진=CEO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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