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직접 참여해 이야기 만드는 쌍방향 소통연극

연극 쉬어 매드니스 포스터(사진=콘텐츠박스)

[CEONEWS=최재혁 기자] 아무래도 연극은 시시각각 바뀌는 장소와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 웅장한 사운드와 대형 무대의 뮤지컬과 비교하면 규모나 볼거리에 있어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러나 연극의 묘미는 배우들의 숨과 땀을 바로 앞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크린을 통해 바라보는 영화와 무대가 큰 뮤지컬과 달리, 관객이 눈 앞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관객과의 친밀한 소통을 더욱 부각한 연극이 있다.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관객이 직접 목격자이자 배심원이 되어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확인하고 행적을 캐물으며, 살인사건의 진범을 추리하고 배우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연극은 관객에게 한정된 정보를 제공하고, 관객은 직접 배우에게 질문 던지며 자신만의 추리를 완성하며 진범을 찾아 낸다.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이다 보니, 관객의 판단에 따라 쉬어 매드니스의 이야기와 진범은 매번 바뀐다. 배우는 다소 짓궂은 질문이 날아오거나, 냉철한 시선으로 본질을 꿰뚫는 질문을 받으며, 때때로 당황하는 연기를 보이기도 한다.

배우의 증언을 듣는 장면(사진=콘텐츠박스)

기자는 지난 7일 대학로에 찾아가 '쉬어 매드니스'를 관람했다. 우선 눈에 띈 것은 공연 시작 10분 전부터 배우들이 나와 '애드리브 쇼'를 펼친다. 극이 시작되기 전 심심함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연극의 또 하나 장점은 관객이 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무대에 올라온 5명의 배우 중 내가 원하는 배우만 뚫어지게 쳐다보면 어쩌다 눈도 마주친다. 배우의 살 떨리는 연기와 '바스트 샷'에서만 보이는 연기가 아닌,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의 연기를 모두 느낄 수 있다. 기자는 한 남자 배우를 유심히 지켜봤는데, 진범 추리에 도움 되는 증거를 관객 중 혼자서만 발견할 수 있었다.

극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관람, 2부는 관객의 직접 체험으로 약 40분의 시간 동안 배우와 관객이 소통한다. 기자는 앞서 말한 것처럼 유심히 지켜보던 남자 배우가 몰래 범행 도구를 가방에 숨기는 걸 발견해 지적했더니, 남자 배우는 "제가 언제 그랬어요. 내가 그러는 거 봤어요?"라며 기자에게 화내는 연기를 했다. 이에 기자는 복싱 자세를 취하고 영화 '신세계' 황정민 성대모사를 하며 "드루와(들어와)"라고 했더니 관객과 배우가 빵 터지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어 극이 끝날 때쯤 진범을 찾는 시간이 찾아오자, 기자는 주저하지 않고 남자 배우가 진범이라며 손을 들었다. 그러자 남자 배우는 곧장 기자를 뜨겁게 째려보며, 극이 끝날 때까지 긴 시간 동안 눈 맞춤을 이어갔다.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재기발랄한 형식으로 미국에서 1980년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으며 미국 역사상 최장기 공연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며 전 세계 22개 도시의 공연장에서 매일 공연되고 있는 장기흥행 연극이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관객이 직접 참여하여 극을 이끌어가는 독창적 형식으로 화제를 끌며 2006년부터 대학로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부터 극을 새롭게 재단장해 대학로 '콘텐츠박스'에서 공연하며 감각적인 프로덕션과 현재 시대를 반영한 재치 있는 각색으로 호평받으며, 오픈런 공연 시장에서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유일무이한 공연으로 평가받으며 순항 중이다.

365일 다른 방향으로 극이 진행돼 다른 작품과 비교할 수 없는 재미와 개성으로 2021년 인터파크 상반기 스테디셀러 1위에 빛나는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로맨틱 코미디나 공포 연극이 주류인 상업 연극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인상적이었다",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연극은 처음인데, 지루할 틈 없이 완전히 빠져 들었다". "열정적인 연기와 흠잡을 수 없는 연출력, 거기에 '내'가 끼어있다니 너무나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평이 이어졌다.

'쉬어 매드니스'는 매일 대학로 콘텐츠박스에서 즐길 수 있다.

진범을 추리하는 장면(사진=콘텐츠박스)
진범을 추리하는 장면(사진=콘텐츠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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