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오영주 기자] 요소수는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차량이 배출하는 매연인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분해시키는 역할을 한다.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달린 디젤 차량에 요소수가 떨어지면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으며, 운행이 중단된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요소수 품귀현상은 디젤 차량이 주를 이루는 화물차들의 운행이 중단되 곧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갑자기 요소수 대란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요소수의 90% 이상이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데 중국의 요소수 수출이 갑자기 제한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요소의 생산 원료 중 하나인 석탄이 부족해져 요소 수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중국에 석탄이 부족해진 이유는 호주와의 갈등 때문이다.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2018년 호주가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참여를 금지하면서 악화됐다. 이어 모리슨 호주 총리가 공개적으로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 기원 국제 조사를 요구하면서 두 국가의 관계는 극으로 치달았다.

중국은 이에 앙심을 품고 호주에 대한 보복으로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은 다른 국가로부터 석탄을 수입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석탄에 곤란함을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석탄 가격은 지난 1년 새 3배 증가했다. 중국 내 석탄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정전사태가 초래된 부분이 가장 큰 이슈다. 석탄이 있어야 화력 발전을 통해서 전기를 생산하고 공장을 가동시킬 수 있다. 그런데 전기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관련 제조 라인이 하나둘씩 가동을 멈추는 상황이 발생했다. 석탄을 화력 발전으로 사용하면서 그 부산물로 요소수를 추출하는데 원천적으로 석탄 부족했다. 정상적인 화력 발전이 가동되지 않다 보니 요소수 부족 현상이 도미노처럼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이번 요소수 부족 사태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인천항 등 주요 항만의 화물처리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밖에 레미콘 등이 멈춰선 건설현장, 쓰레기 수거 차량 운행에 비상이 걸린 지방자치단체 등 요소수 품귀의 파장은 일상 곳곳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한국에서 요소수는 100% 수입을 통해 물량확보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는 8일 호주에서 군 수송기로 2L를 수입했고, 9일 베트남에서도 200톤을 긴급수입을 했다. 10L 기준 만원 안팎이던 가격이 5배에서 10배 높은 가격으로 중고사이트 등 민간시장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요소수가 이렇게 우리 생활과 밀접하고 중요한 물질이었음을 이번 사태로 알게 해주었다. 또 어딘가에 의존하게 되면 반드시 어느 순간에는 큰 곤란을 겪게 된다는 교훈도 주었다.

중국의 요소수 수출 규제가 하루빨리 풀려 품절 상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 간 수입의존도를 낮춰 자급자족 시스템을 확충시켜 국가의 자립도가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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