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네가지 색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파푸아뉴기니와 국경을 맞댄 세계 최대 군도 국가다. 섬이 정확히 몇 개인지에 대해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표한 섬 개수는 1만7,508개, 이중 8,000여개는 무인도며 약 6,000개의 섬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의 총 면적은 192만㎢로 세계에서 16번째로 크다. 대한민국의 약 20배다. 하나의 잣대로 규정하기엔 너무 다양하고 큰 나라지만 그 동안 만났던 인도네시아의 일부를 ‘4가지 색’이라는 프레임에 넣어 개념을 잡아보았다. 초록(우붓)과 파랑(길리), 노랑(이젠) 그리고 하얀색(이리안자야)이다. 이 중 이열치열의 의미에서 황금색 유황이 펄펄 끓어오르고 블루파이어가 폭발하는 이젠화산, 그리고 적도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눈을 볼 수 있는 신비로운 곳, 하얀색 이리안자야를 소개한다.

박재아 기자 pja@ceomagazine.co.kr

◆ Yellow: 세 가지 색을 품은 두 얼굴의 ‘이젠화산’

이젠화산(Gunung Ijen)은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유황가스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산성호수로 유명한 화산이다. 이런 곳에 누가 트레킹을 가겠느냐고 손 사레 칠 수 도 있지만 이젠은 인도네시아의 32개 화산 중 브로모 화산과 함께 가장 인기있는 있는 산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 섬의 오른편 끝자락에 위치한 브로모화산과 이젠화산은 지금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이다. 브로모 화산은 6년 전에 마그마가 200m 분출될 정도의 폭발이 있었다.

이젠화산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산성호수와 펄펄 끓어오르는 유황으로 뒤 덮힌 화산이다. 분출하는 유황가스가 화산 자체의 뜨거운 열을 받아 불이 붙는 현상인 '블루파이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두 화산을 모두 가보려면 최소한 2박3일은 잡아야 한다.

독한 노란색 가스가 피어오르는 유황광산으로 뒤덮힌 산의 정상까지 오르는데 약 한 시간 반, 정상에서 칼데라 호를 오르내리는데 1시간, 정상을 내려오는데 추가 1시간을 합하면 약 4시간 반이 소요된다.

출발한 지 고작 10분 만에 가파른 경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산을 좀 탄다 하는 성인남자들도 오르기 버겁다. 출발 장소의 해발은 1,850m인 반면 3km를 지나 정상까지 가면 해발이 2,386m까지 높아진다. 3km만에 약 536m를 올라가야 하는 강행군이다.

◆ White: 황금 드레스에 사파이어 빛 눈을 가진 악녀 ‘이젠 칼데라’

이리도 힘겹게 산을 올랐으면 경치를 둘러보고 좀 쉬었다 내려오면 그만인데 정상에 서면 이젠화산의 악녀같은 매력에 홀리고 만다. 이젠화산은 그눙 이젠(Gunung Ijen)과 카와 이젠 (Kawa Ijen) 두 이름으로 불린다.

그눙(Gunung)은 인도네시아어로 '산', 칼데라(Kawah)는 즉 '분화구'를 뜻한다. 이젠화산의 분화구 안에는 에메랄드 빛의 칼데라 호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에 오른 후에도 칼데라 호를 왕복하는데 또 1시간을 잡아야 하는데 유황채굴 작업장이 시작되는 지점이라 여행자들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길도 가파르고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유황가스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해도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칼데라 호는 살아있는 모든 것을 죽인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산성호수지만 노란색 유황 속에 자태를 드러내는 우아한 에메랄드빛에 홀려 유황가스의 매운 내를 견디며 가파른 칼데라를 따라 기어코 내려가고야 만다. 잃을수록 더 큰 돈을 배팅하게 되고 나쁜 남자에 빠져들고 쓴 커피에 중독되 듯 이젠 화산의 매력은 위험하고 극적이다.

블루 파이어는 밤에만 볼 수 있는 카와이젠 화산의 장관으로 섭씨 36도가 넘는 고온에서 다량의 유황 가스가 공기와 만나 타오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푸른색 불꽃이 최고 5m까지 올라가며 이젠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의 블루 파이어가 생성되는 곳이다.

■ 이젠화산 가는 방법

한국에서 이젠 산에 가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는 족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10시간을 넘게 달리면 브로모화산이 위치한 프로볼링고(Probolinggo) 지역에 도착한다. 이젠화산은 거기서 다시 차로 6~7시간은 이동해야 한다. 멀고도 먼 여정이다.

육로 이동 시간을 좀 줄이려면 자카르타에서 수라바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수라바야에서 브로모산까지는 차로 2시간 거리다. 이젠화산까지는 역시 6시간 정도 차로 이동해야 한다. 추천하는 방법은 발리에서 배로 자와(Jawa) 섬으로 간 다음 이젠 화산을 먼저 들렀다 역으로 브로모산에 가는 방법이다. 먼 여정부터 소개하니 발리를 경유해 가는 여정이 무척 짧게 느껴진다.

화산투어는 중간에 어떤 환경변화가 있을지 모르고 숙박도 해야 하고 기온변화가 크기 때문에 특히 이젠화산의 블루파이어를 보려면 시간과 장소 등 현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화산 투어상품은 굉장히 다양하다.

패키지처럼 정해진 일정과 프로그램도 많지만 인원과 원하는 내용에 따라 맞춤여행일정도 만들어 준다. 블루 파이어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브로모산과 이젠 화산을 둘러보는 2박3일 화산 투어에 블루 파이어 옵션과 이젠화산에서 발리로 이동하는 배편 티켓까지 포함해 약 10만원 정도 든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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