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어디까지 왔나?

80년대 우리를 TV 앞으로 인도했던 화제의 미드 ‘전격 Z작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데이빗 핫셀호프가 연기한 마이클 나이트를 돕던 인공지능 자동차 ‘키트(KIIT)’를 떠올릴 것이다. 스마트워치에 “키트 빨리와”라고 외치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무인자동차. 자동차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알아서 주행을 하고 주차도 척척 하는 모습을 보면서 멋지지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또 하나의 상상이 현실이 되려고 하고 있다.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행하는 자동차를 뜻하는 자율주행자동차(무인자동차) 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차의 시스템이 운전을 대신해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차량(Autonomous-Driving Vehicle 또는 Self-Driving Vehicle)을 의미하는 스마트카(Smart Car). 이 스마트카는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주체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는데 정보통신산업분야에서는 외부와의 연결성을 강조해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로봇분야에서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움직이는 ‘무인자동차(Driverless Car)’, 자동차업계에서는 ‘지능형자동차(Smart Car) 또는 자율주행자동차(Autonomous Car)’로 부르고 있다.

어떻게 불리던 간에 스마트카의 가장 큰 가치는 ‘안전성’과 ‘편의성’일 것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운전하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니 편리함에 대해선 두말하면 잔소리고, 사람들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역시 ‘안전성’이다.

2015년 현재 자율주행자동차(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가장 적극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는 곳은 정보기술(IT) 공룡업체 구글일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아우디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을 제치고 예상외의 큰 성과를 거둬내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구글은 2010년에 공공 도로 자율주행차량 운행에 성공했고 2013년에는 도요타 프리우스를 개조한 ‘구글카’로 약 80만㎞를 무사고로 주파하는 등 무인 자율주행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5월 발표한 ‘무인 자동차 프로젝트 월간 보고서’에서 “2009년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 발생한 사고는 단 12건에 불과했다. 모두 가벼운 접촉사고였으며, 이 중 6건만이 자동주행 모드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원인은 구글 자동차가 아니었고 경미한 사고여서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총 280만㎞를 주행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4만㎞에 1번의 확률로 경미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니 구글카의 안전성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전력질주

그렇다면 2015년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은 어느 수준까지 왔을까?

자율주행차의 발전단계는 현재 상용화단계인 Level1에서 미래의 완전 자율주행단계를 의미하는 Level4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데,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구글이 자율주행차 기술완성 단계인 Level3로 단독질주를 하고 있고 나머지 완성차회사들은 Level1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특이한 점은 자동차업체들이 운전자가 있는 상태에서 자율주행을 하는 양산 상용화(Level3)를 목표하고 있는 반면 구글은 Level4 단계인 무인(Driverless)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자율주행차 발전단계 중 Level2(Monitored Automation) 개발과 적용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자율주행 기술개발의 ‘골든타임’을 2020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기아차 역시 202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지만 국내 자율주행시스템 기술은 아직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볼보의 자율주행 기술

‘안전’을 최고의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는 볼보는 2017년 실제 운행을 목표로 하는 무인 주행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 100대를 일반 도로에서 달리도록 하는 ‘드라이브 미(Drive me)’ 프로젝트는 스웨덴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차량의 360도를 모니터링하는 8개의 레이더와 카메라, 근거리 보행자나 차량을 감지하는 12개의 초음파 센서, 교통 당국으로부터 최신 지도와 교통 상황 정보 등을 송수신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갖춰 운전자가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주행과 주차를 가능하게 한다.

하칸 사무엘손 글로벌 CEO는 “실험실 차원을 넘어 실제 도로 상황에서까지 대량 검증을 거치고 있는 무인주행차량은 볼보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미(Drive Me)’프로젝트 공개

‘드라이브 미’ 프로젝트는 볼보자동차가 주도하고 스웨덴 정부와 스웨덴 교통관리공단, 스웨덴 교통국이 지원하는 대규모 자율주행 프로젝트이다. 지난 2013년 12월 첫 발표 후 고객 연구, 기술개발,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클라우드 기술개발 등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 끝에 최근 스웨덴 고텐버그의 일반도로에서 시험 주행에 돌입했다.

자율주행 차량은 다수의 센서와 카메라, 그리고 클라우드 시스템 및 고성능 GPS등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차량 전방에 위치한 다수의 레이져 스캐너(Multiple beam laser scanner)는 전방 150m까지의 범위를 정밀하게 관측하며, 윈드 스크린 상부에 위치한 삼중 초점 카메라(Trifocal camera)가 최대 140도의 넓은 각에서 보행자와 차량, 건물 등을 식별한다. 또한, 차선 인식 및 차량의 360도를 모니터링하는 8개의 레이더와 카메라(360도 surround vision & Surround radars), 근거리의 보행자나 차량을 감지하는 12개의 초음파 센서(Ultrasonic sensors), 교통 당국으로부터 최신 지도와 교통상황 정보 등을 송수신하는 클라우드 시스템, 그리고 이를 차량 내부에 표시하는 3D 디지털 지도 등 최첨단 장비가 탑재됐다.

특히, 목적지에 도착하거나 갑작스러운 차량 결함에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을 시에 차량이 스스로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주차할 수 있는 기능도 적용됐으며, 이 과정에서 보행자나 차량이 감지되면 스스로 멈춰서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이동하는 혁신적인 주차 및 안전 기술도 적용됐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율주행 기술

자율주행 리서치 차량인 ‘F 015 Luxury in Motion’은 “인텔리전트 드라이브”가 미래에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며 이동수단의 혁명을 예고한다.

다임러 AG 그룹 차량 연구 및 지속 가능성 부문 총괄 허버트 쾰러(Herbert Kohler) 박사는“모든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방대한 인텔리전스를 갖추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의 차를 전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차로 만들어준다”라며 “인텔리전트 센서 기술의 탑재로 주행 시스템도 더욱 발전했다. 예를 들면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차량 운영 전략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효율성 면에서 뚜렷한 향상을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인텔리전트 드라이브”의 현재와 미래

오늘날 메르세데스-벤츠 차량들은 C-Class에서 S-Class까지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통해 이미 도로의 여러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그 상황에 알맞게 대처할 수 있다. 레이더 센서를 기반으로 전방 차량의 거리를 측정한 뒤 거리가 너무 가깝다고 판단되면 계기판에 표시등과 함께 경고음이 울려 운전자에게 시각적, 청각적인 경고를 해주는 충돌방지 어시스트 플러스 기능 (COLLISON PREVENTION ASSIST PLUS)과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 조작 없이도 차량을 차선 가운데로 주행할 수 있게 해주는 조향 어시스트 기능, 차량이 완전히 멈추어 있어도 앞 차량이 출발할 경우 따라갈 수 있게 해주는 스탑&고 파일럿 기능이 결합된 디스트로닉 플러스 (DISTRONIC PLUS with Steering Assist and Stop&Go Pilot) 등 다양한 주행 보조 시스템으로 지금도 공로에서 반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F 015 Luxury in Motion 에는 6개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인테리어에 맞게 계기판과 후면, 측면에 장착되어 있고 4개의 회전하는 라운지 의자로 이루어진 변동 가능한 좌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F 015 Luxury in Motion은 고해상도 센서 기술을 통해 차량 주위를 지속적으로 살펴 차와 승객 그리고 외부 세계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및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센서를 통해 차량은 항상 주변을 감시하게 된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2013년 9월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연구 차량’을 이용해 독일 만하임에서 포르츠하임까지 100㎞ 구간에서 무인 자율주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벤츠의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는 레이더 센서를 기반으로 사람의 운전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편의성과 안전성을 결합해 미래의 자율주행 시대를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한국을 찾은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그룹 마케팅 & 세일즈 총괄인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는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제공하는 것이 메르세데스-벤츠의 분명한 목표”라며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는 향상된 안락함과 안전성을 위한 센서와 알고리즘 및 시스템의 네트워킹으로, 수많은 새로운 시스템과 센서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의 자율주행 기술

아우디는 자율주행 분야를 이끌며 수 차례에 걸친 기술적 발전을 멋지게 증명해 왔다.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TTS 한 대가 소금 호수의 표면을 아우디 4링 엠블럼이 잠기도록 달리는가 하면 록키산맥 파익스 피크에서 역시 운전자 없이 드리프트 모드로 질주하기도 했다. 경주장 트랙에서는 운전석에 아무도 타지 않은 RS 7 스포트백이 드라이빙 다이내믹스의 한계를 시험하기도 했다. 아우디는 일반도로에서도 자율 주행의 다음 단계를 보여주었다. 가장 최근의 하이라이트는 이틀간에 걸쳐 실제 교통상황에서 미국 서부해안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고속도로를 자율 주행으로 이동한 일이다.

현재 아우디가 개발하고 있는 교통정체 시 자율주행 기능은 교통혼잡 보조장치 등 아우디의 적응주행 제어장치 시스템을 한층 더 발전시킨 것이다. 교통정체가 풀리거나 분리된 고속도로가 끝나는 등 시스템이 정한 한계에 도달하면 운전자에게 다시 운전대를 잡으라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 만일 운전자가 응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자동차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태 즉, 차량 정지 상태에 들어간다.

아우디의 “자율주차(parking pilot)” 시스템은 운전자가 자동차에서 내려서 무선 스마트키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주차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시스템은 자동차의 주위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12개 초음파 센서, 4대의 탑뷰 카메라, 레이저 스캐너로 구성됐으며, 수 차례 반복을 통해 안전한 주차를 구현했다.

운전자 보조 마스터 제어장치(zFAS)

미래에 아우디는 모든 사용 가능한 센서 정보가 중앙 운전자 보조 제어장치(zFAS)에 집결하는 중앙 영역 아키텍처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는 차량 주위의 종합적 모델을 계산해 모든 보조와 모든 자율주행 시스템에 사용되게 된다.

zFAS 보드는 다수의 우수한 장치를 탑재한 중형급 자동차의 전체 전자 아키텍처와 동일한 프로세싱 파워를 달성하도록 결합된 첨단 멀티코어 프로세서들을 사용한다. 이 새로운 보드는 현재 태블릿 PC만한 크기지만 모양이 더욱 축소될 예정으로 있다. 아우디는 2020년 이전에 자율주행 시스템과 함께 중앙 운전자 보조제어장치 모듈을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아우디는 2015년 5월 중국에서 자율주행차‘R8 이트론(R8 e-tro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R8 이트론는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고성능 전기차 ‘2017 R8 이트론’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자율주행기능 전체를 제어하는 ‘중앙운전자보조제어장치(zFAS)’를 추가했다. zFAS는 비디오카메라, 초음파 및 17개의 레이더 센서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처리해 차량 주변 환경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센서들은 주변 교통상황이나 물체, 차선을 인식하는데 차량뿐만 아니라 사람도 인식한다.

아우디는 중국에서 자율주행차 R8 이트론 공개와 함께 교통체증이 심각하기로 유명한 상하이에서 시승행사를 실시해 아우디 자율주행차가 얼마나 안전하고 스마트하게 운행하는지를 확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울리히 하켄버그 아우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운전자들에게 휴식과 안전을 제공하는 자율주행차는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BMW의 자율주행 기술

BMW는 미래를 위한 최상의 주행편의와 안전을 목표로, 최첨단 드라이버 시스템으로 무장한 전자식 ‘코파일럿(co-pilot)’ 개발에 수년간 매진해 왔다. BMW 기술연구소의 프로토타입 차량은 이미 2011년에, 뮌헨에서 뉘른베르크로 이어지는 A9 고속도로를 운전자 개입 없이 주파한 바 있다. 현재는 고속도로 교차로에서도 스스로 노선 변경이 가능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BMW의 수준 높은 자동 주행에 필요한 주요 기술은 BMW 기술연구소의 엔지니어들이 기존에 수행한 ‘BMW 트랙트레이너(TrackTrainer)’및 ‘비상정지 보조(Emergency Stop Assistant)’ 연구프로젝트 과정을 통해 개발된 것이다.

BMW그룹의 다음 목표는 자동 주행시스템으로 유럽의 고속도로를 주파하는 것이다. 즉, 톨게이트, 도로공사 장소, 국경을 넘어 자유자재로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차량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BMW는 이를 위해 2013년 1월 이후부터 글로벌 차량 부품 공급업체인 콘티넨탈과 함께 무인자동차 프로젝트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은 파트너십을 통해 2020년까지 최첨단 무인자동차 기능 구현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원격 발레파킹 어시스턴트(Remote Valet Parking Assistant) 시스템은 레이저 스캐너를 통해 얻은 정보를 다층식 주차장과 같은 건물 정보와 합산해 안전한 무인 주차를 돕는다. 운전자가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원격 발레파킹 어시스트를 활성화하면 해당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작동해 단계별로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하며, 그동안 운전자는 유유히 자신의 업무를 보러가면 된다. 원격 발레파킹 어시스트시스템은 주차장의 구조적 특징을 먼저 인식하는데, 심지어 삐딱하게 주차된 차량과 같은 의외의 장애물까지 모두 안정적으로 피해 주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차된 차는 운전자의 명령을 기다린다. 스마트 워치를 통해 다시 출발 명령을 내리면, 운전자가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의 정확한 시간을 계산해 시동을 미리 걸어둔다.

BMW 뉴 7시리즈에 리모트 컨트롤 파킹 적용

특히 BMW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와 함께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외신에 따르면, 왕진 바이두 부회장은 최근 열린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s 서비스 서밋(China Cloud Computer Services Summit)’에서 “BMW와 협업해 연내에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에 나설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오는 10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BMW의 플래그십 세단인 7시리즈 6세대 모델에는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원격 조정으로 차를 주차공간에 넣거나 뺄 수 있는 무인주차 기능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무인 원격주차에는 새로 개발된 BMW 디스플레이 키(Display Key)가 사용되는데, 이 기능이 양산차에 적용된 것은 세계 최초다.

프랑크 베버 BMW 대형 시리즈 수석부사장은 “잘 믿기지 않겠지만, 원격 조종으로 무인 주차하는 기능이 7시리즈 신차에 구현됐다”며 “차량이 주변 360도를 스캔함으로써 장애물을 식별해 스스로 주차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개발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구글이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을 하는 완벽한 자동화를 추구한다면, 바이두는 운전자의 주행을 돕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2014년 1천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해 핀란드의 실내 위치 정보 개발업체인 ‘인도어아틀라스’의 지도 기술을 들여와 지도 서비스 시스템인 ‘바이두맵(Baidu Map)’을 강화했다. 바로 이 바이두맵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이 자율주행차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서는 구글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닛산의 자율주행 기술

일본차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2013년 8월 레이더 센서와 안내 시스템, 카메라, 내비게이션 등이 장착된 ‘리프’ 자율주행차를 공개한 닛산은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판매를 시작해 향후 10~12년 안에 상용화에 성공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닛산의 엔지니어들은 지난 수년 간, MIT, 스탠포드, 옥스포드, 카네기멜론, 동경대 등 세계 유명 대학의 연구팀과 협력해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해 왔다. 현재, 공용 도로의 환경을 실제처럼 재구성한 일본의 자율주행 전문 시험장에서 닛산 전기차 ‘리프(LEAF)’를 통해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닛산 CEO는 “자동차에 대한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진보하고자 하는 닛산의 의지는 곧, 닛산을 차별화된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라며, “나는 지난 2007년, 2010년까지 대중적인 제로-에미션(Zero-Emmision) 차량을 선보인다 약속했고, 오늘날 리프는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링 전기차가 됐다. 그리고 지금,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 즉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할 준비가 됐으며, 2020년까지 우리는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낼 것이다”라고 전했다.

 

닛산의 자율주행 기술은 닛산의 브랜드 안전 철학인‘세이프티 쉴드(Safety Shield)’의 확장된 개념이다. 세이프티 쉴드는 차 주변의 이미지를 360도로 보여줘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의 위험을 줄이며, 필요 시 움직이는 물체가 다가오면 운전자에게 경고해 주는 기능이 추가된 어라운드 뷰 모니터(Around View Monitor) 시스템을 포함한다. 또한, 자동차 네비게이션과의 통합을 통해, 어떤 도로에서든지 차선을 유지 혹은 변경하거나 충돌을 피하는 등 목적지까지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완벽한 자율주행 차량을 위해 닛산은 지난 80년 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닛산은 자율주행 차량을 통해 교통사고의 예방은 물론, 노인이나 장애인을 비롯해 누구나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차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닛산은 일본에서 최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 System)을 탑재한 전기차 리프의 등록 번호판을 세계 최초로 취득했다. 시험 주행용 리프는 차선 유지 및 변경, 분기점 진입, 추월, 정체 시 감속, 적색 신호등 점화 시 정차 등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곤 회장은 “닛산은 2016년말까지‘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전략’차원에서 개발중인 두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히며 “우리는 교통혼잡지역에 자동차가 자동으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트래픽 잼 파일럿(Traffic-jam pilot)’이라는 기술을 시장에 선보이는 동시에 자동주차 시스템 등을 다양한 차종에서 이용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야지마 카즈오 닛산자동차 전기-하이브리드차(EV-HEV) 얼라이언스 글로벌 총괄은 지난 5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28회 세계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에서 “닛산이 배터리와 e-파워트레인, 충전방식 등 3가지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엄청나게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해 고객의 편의를 높을 계획”이라며 “자율주행 시스템과 무선 충전 기술이 결합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충전하는 단계까지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에서 처음으로 ‘렉서스 LS’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용 시험차량 ‘어드밴스트 액티브 세이프티 리서치 차량’을 공개한 도요타는 충돌 회피, 피해 경감을 지원하는 예방 안전 패키지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를 개발해 올해부터 일부 모델에 도입하고 있다.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은?

지난 3월 31일 현대기아차가 202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2015 서울모터쇼 Preview’ 행사에서 국내 완성차회사 중 처음으로 자율주행 기술개발 로드맵을 공개한 현대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전자·제어기술을 바탕으로 부품회사와 협업해 자율주행기술의 국산화를 달성하겠다며 자율주행차의 대중화시대를 선언했다.

2015년 1월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한 현대기아차그룹은 2018년까지 자율주행과 차량 IT기술개발이 중심이 되는 ‘차세대 스마트카’ 개발에 2조원을 투자하고 관련 연구인력을 대거 채용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현대기아차가 추구하는 자율주행기술의 핵심은 무엇일까? 단기적으로는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 중장기적으로는 혼잡구간주행지원시스템(TJA)을 꼽을 수 있다.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 HDA(Highway Driving Assist)는 ‘차간거리유지’와 ‘차선유지제어’가 핵심기능으로, 현대기아차가 국내 최초로 양산화해 올 하반기 신형 에쿠스부터 탑재할 예정이다. 혼잡구간주행지원시스템 TJA(TrafficDrivingAssist)은 차량정체상황과 끼어들기상황 등 교통상황이 복잡한 도심구간에서의 사고방지 기능 구현을 위해 현재 연구 중인 기술로서, 기타 기술과의 통합을 통해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총괄PM담당 정락 부사장은 “특히 최근 ‘안전한 차’가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감지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지능형 안전차량’의 개발에 더욱 매진해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카 시장에서 향후 선두권 업체로 도약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역시 자율주행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자동차부품연구원과 자율주행차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쌍용자동차는 자율주행차 시스템의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자율주행차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르자 정부는 뒤늦게나마 자율주행차에 대한 상용화 지원방침을 밝히는 등 후방지원 강화에 나섰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술개발 촉진과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시범운행을 거쳐 2020년에는 상용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정밀 지형도 등 기반시설을 구축해 평창올림픽 때 Level3의 자율주행차를 생산·판매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비하면 후발주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방침에 힘입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자율주행차 기술력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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