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경륜으로 대우건설의 대미를 장식

[CEONEWS=윤상천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명가 대우건설의 마지막 품격을 지키는 CEO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명가(名家) 대우건설의 마지막 품격을 지키고 새로운 주인의 품에 안착할 수 있도록 포장까지 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40년 동안 건설업계를 지켜온 CEO로서의 그의 역량이 대우건설의 운명을 좌우한다.

 ◆ 생애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1956년 12월24일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현대건설에 입사해 스리랑카 콜롬보항만 확장공사 현장소장, 토목사업본부 상무를 거쳤다. 이후 삼성물산으로 회사를 옮긴 뒤 시빌(토목)사업부장 전무, 시빌사업부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포스코건설에서 글로벌인프라본부장 부사장을 지냈다.

40년 가까이 건설업계에서 일하며 다져진 경륜으로 전문경영인이 된 그는 특히 토목과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하다.

◆ 경영활동의 공과
△대우건설 대표이사 선임
김형 대표는 지난 2018년 5월18일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대우건설의 새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추천됐다. 이석 전 삼성물산 부사장과 양희석 전 두산건설 사장, 현동호 전 대우건설해양건설 사장 등을 면접한 결과 김형이 최종 후보에 낙점된 것이다.

당시 추천위는 김형과 관련해 “33년 동안 국내외 토목 현장에서 폭넓은 업무 경험을 쌓은 토목 전문가”라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에서 일할 때 대규모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노조가 김형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 자격을 놓고 여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대우건설은 5월24일 이사회를 열고 김형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임시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의결했다.

김 대표는 이사회 의결이 지난 뒤에도 노조의 반발이 지속되자 직접 노조 위원장을 만나 의혹을 풀었고 노조는 6월7일 김형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 반대의사를 철회했다.

대우건설은 6월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형을 사내이사에 올리는 안건을 처리했고 김 대표는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는 6월11일 열린 취임식에서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외부 인사로 사장에 선임된 것과 관련해 대내외에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우건설 임직원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대표 취임 첫 해, 산업은행 인수 뒤 최대 실적 거둬 
김형 대표 취임 첫 해인 2018년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에 인수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0조6055억 원, 영업이익 6287억 원이다. 2017년보다 매출은 9.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6.6% 늘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출 감소와 전반적 건설업 부진에도 지속적 원가율 개선 노력과 수익성 위주의 사업 추진을 통해 201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뒤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순이익은 2973억 원을 올렸다. 2017년보다 15.3% 늘었다.

△기업가치 강화 위한 조직개편
김형 대표는 2018년 11월 조직개편과 함께 취임 뒤 첫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가치제고본부’를 새롭게 만들고 그 아래 혁신작업을 주도하는 ‘기업가치제고실’과 리스크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수주심의실(기존 리스크관리본부)’을 배치했다.

대우건설이 매각 이슈를 안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 강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 여겨진다. 김 대표는 정기 임원이사에서 상무보 10명을 상무로, 부장 21명을 상무보로 올렸다.

대우건설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새 비전과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는 추진력과 업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두루 발탁했다”며 “앞으로도 성과 기반의 책임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실무 중심의 인사 운영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년 세계 20대 건설사 비전 선포
김 대표는 2018년 10월31일 경기 수원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에서 '창립 45주년 새 비전 선포식'을 열고 2025년까지 세계 20위 건설사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날 선포식에서 “회사의 영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내실경영, 미래경영, 정도경영이라는 경영방침으로 글로벌회사로서 위상을 공고히하는 성장의 역사를 임직원과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대우건설의 새로운 비전으로 ‘빌드 투게더(Build Together)’를 제시했다. 빌드 투게더는 '고객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고 함께 최고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새 비전과 함께 2025년까지 매출 17조 원, 영업이익 1조5천억 원을 달성해 세계 20대 건설사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수행역량 고도화 △마케팅역량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경영인프라 혁신을 4대 핵심전략으로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에서 분리돼 2000년 설립됐으나 대우그룹 건설부문 시절을 포함해 1973년 11월1일을 창립일로 보고 있다.

△2019년 실적은?
대우건설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20%가량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인허가 지연과 분양일정 이월 등에 따라 주택 매출이 줄면서 전체 실적 후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 산업은행 인수 뒤 최대 실적을 낸 역기저효과도 실적 후퇴에 한 몫 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대우건설은 2019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309억 원, 영업이익 985억 원을 냈다. 2018년 1분기보다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46% 줄었다.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494억 원을 올렸다. 1년 전보다 56%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 1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주택건축사업에서 1조2633억 원, 토목사업에서 3506억 원, 플랜트사업에서 3156억 원, 기타부문에서 1014억 원을 올렸다. 1년 전보다 주택건축사업은 17.2%, 토목사업은 13.1%, 플랜트사업은 49.3% 줄었다. 기타부문은 큰 변동이 없었다.

대우건설은 2019년 2분기에도 주력사업부문에서 모두 매출이 줄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푸르지오 리뉴얼 
김 대표는 올해 3월28일 서울 강남구 모스스튜디오에서 열린 브랜드 리뉴얼(재단장) 행사에서 새로운 푸르지오 브랜드를 직접 공개했다.

그는 “새로운 푸르지오는 변하지 않는 푸르지오의 본질에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소비자 취향의 면면을 담아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본연이 지니는 고귀함(Natural Nobility)’이 새로운 푸르지오가 그리는 미래”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푸르지오는 단순히 시설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생활 깊숙이 파고든 주거 서비스와 한 차원 높은 문화생활을 제공해 프리미엄 생활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고객의 삶을 더욱 세련되고 고귀하게 만들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도시정비시장 수주성과
김 대표는 3월 푸르지오 리뉴얼 이후 수도권 도시정비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2019년 6월28일 서울 광운대학교에서 열린 ‘장위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총회에서 롯데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부재자 투표를 포함한 전체 529표 가운데 352표를 받았다. 장위6구역 재개발사업은 대우건설이 2019년 처음으로 따낸 도시정비사업이다. 김형 취임 뒤 처음 따낸 도시정비사업이기도 하다. 

장위6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25-55번지 일대에 1637세대 아파트 등을 짓는 사업으로 공사금액은 3231억 원에 이른다.
또, 장위6구역에 이어 2019년 7월 서울 고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구로구 고척동 148 일원에 아파트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1900억 원에 이른다.

대우건설이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리뉴얼하기 전까지 수도권 주요 도시정비사업장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던 것에 비해 엄청난 성과다.

하지만 김 대표 취임 뒤 야심차게 준비했던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는 877표를 얻어 107표 차이로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서 탈락했다. 또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사업비 규모만 8천억 원이 넘는 대형 사업장으로 김형은 시공사 사업설명회에 '깜짝 등장'해 수주전에 힘을 실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 대표는 2019년 3월 푸르지오 리뉴얼 이후 2013년 이후 6년 만에 TV광고를 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승기를 몰아 2019년 도시정비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까지 노리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조감도

△을지로시대 개막
김 대표는 올해 6월3일 서울 을지로4가 ‘을지트윈타워’에서 본사사옥 이전 기념 입주식을 열고 대우건설 을지로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을지로 시대를 맞아 중장기 전략목표를 초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핵심역량을 집중하자”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등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2000년 대우그룹에서 분리됐을 당시 서울역 앞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 빌딩)’에 본사를 두고 있었으나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된 뒤 2008년 광화문사옥으로 본사를 옮겼고 이번에 새로 을지로에 둥지를 틀었다.

을지트윈타워는 ‘건축물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녹색건축최우수 등급’ 등을 통해 대우건설이 내세우는 ‘그린 프리미엄’ 가치를 구현했다.

◆ 비전과 과제
김형 대표의 당면과제는 역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확대하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애초 2020년 이후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으나 올해 들어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새로 출범하고 대우건설 지분을 전량 넘겨 대우건설 매각에 속도를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주가만 놓고 본다면 지난해 매각 가격인 1조6천억 원보다 높은 가격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결국 김 대표는 하반기 주요사업 수주를 통해 기업가치 상승을 노린다. 시장에서도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등 국내 도시정비사업,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 등 해외플랜트사업에서 굵직한 수주에 성공한다면 대우건설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가 대우건설을 위해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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