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박사출신의 정통 엔지니어 전문경영인

▲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CEONEWS=문성보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기계공학 박사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
혁신적 솔루션과 제품만이 미래 성장을 보장할 수 있어

모 그룹인 두산과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침체됐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수년간 반등세가 뚜렷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정상화 기틀을 다진 손동연 대표가 얼마전 혁신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새로운 슬로건을 내놨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강한 혁신의지를 담은 새로운 기업 슬로건 ‘파워드 바이 이노베이션(Powered by Innovation, 혁신을 통한 힘)’이 바로 그것이다. 

엔지니어 출신 전문 경영인인 손대표는 "기존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T)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사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시장을 주도하는 혁신적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적 솔루션과 제품만이 미래 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기업문화를 통째로 바꾼다는 각오와 함께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선도기업으로 발전해 나가자”고 힘주어 말한다.

또 "'파워드 바이 이노베이션’이라는 슬로건 아래 모든 임직원이 소통하며 통합적 사고가 가능한 조직문화를 구축할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 who is...

대우맨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대표까지...

손동연 대표는 1958년 태어나 한양대학교에서 정밀기계학을 전공했다. 이후 서울대 기계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기계공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자동차에서 수석연구원, GM대우 기술연구소장, 한국GM 부사장을 지냈다. 1989년 대우자동차에 들어가 2012년까지 같은 곳에 몸담은 정통 대우맨으로 꼽힌다. 대우차에서 파워트레인 개발과 연구를 수행했다.

2012년 당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직후 직접 영입했다. 재계는 당시 박용만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자동차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봤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신이 대우중공업인 만큼 대우맨으로서 코드가 통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한국지엠 부사장을 거쳐,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기술본부장을 역임한 후, 2015년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2018년부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회장직을 맡게 됐다.

2017년에는 '기술경영인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2018년에는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로부터 ‘2018 최고 엔지니어링동문(Outstanding Engineering Alumnus)’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상은 펜실베니아주립대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으로 전 세계 9만여명이 넘는 공과대 졸업생 가운데 전문성과 성과, 리더십 등 후학들의 모범이 되는 12명의 동문을 선정해 매년 수상하고 있다. 기계∙자동차 분야에서 이룬 업적을 높이 평가 받아 수상자로 선정된 손 대표는 연구개발프로세스 선진화와 신규 모델 개발을 총괄하며 기계∙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평생 동안 기계산업에 기여해 온 손 대표는 R&D 프로세스의 선진화, 신규 모델개발 총괄 등의 기술경영 혁신으로 산업발전과 국가 경쟁력강화에 일조해 왔다. 빠른 의사결정과 이를 위한 소통을 중요시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술 경쟁력 확보에 강점을 갖춘 손대표는 2017년 최신 기술이 집약된 플래그십 모델인 80t짜리 초대형 굴삭기를 출시, 글로벌 중대형 굴삭기 수요를 계속해서 늘리도록 진두지휘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전체 굴삭기에서 중대형 제품이 차지하는 판매 비중이 지난해 3분기 기준 40%까지 확대됐다. 전년 대비 5%포인트 정도 상승한 수치다. 손 대표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비용 절감을 위한 조직 통폐합, 공작기계 사업 매각과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중국 굴삭기 판매 호조로 실적 증가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은 중국 굴삭기 시장의 판매 호조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건설기계시장은 2010~2011년 수요의 정점을 찍었으나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정책에 힘입어 2016년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2017년 이후 뚜렷한 호황을 맞이했다.

중국의 2018년 5월 굴삭기 판매량은 1만7790대로 5월 기준 최고 수준이었다. 2018년 전체 판매량은 2017년보다 28.0% 늘어난 17만 대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중국에서 굴삭기 1만900여 대를 팔았다. 2016년 4600대와 비교하면 137.0% 늘어났다. 2018년에는 2분기까지 5만8천대를 팔아 2017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78.6%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높아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서 9%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시장 점유율이 2017년보다 0.3%가량 올랐다. 중국에서 굴삭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두산인프라코어 영업이익은 급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 950억 원의 영업적자를 봤지만 2016년 흑자 전환한 뒤 2017년에 660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8년 1분기에는 깜짝실적을 냈다. 2018년 1분기 영업이익은 2416억 원 수준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62.8% 늘었다.

네팔 건설기계시장 점유율 1위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네팔 건설기계시장에서 점유율 20%대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2017년 10월 네팔 북부의 리쿠강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에 투입될 중대형 굴삭기 39대를 수주하는 등 현지 영업력을 강화한 덕에 2015년 5%대였던 시장 점유율을 2년 만에 20%대까지 끌어올렸다.

네팔 건설기계시장시장은 2015년 정권이 교체된 이후 해외 자본이 대거 유입돼 100여 대에 불과했던 건설기계 수요가 2017년 1400여 대까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네팔을 비롯해 홍콩과 말레이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중동과 남미의 건설기계 판매량도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어 향후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진사업 강화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11월22일 중국 1위 농기계기업인 ‘로볼’과 합작법인(JV)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50대 50 비율로 출자하며 합작회사 이름은 ‘로볼두산(천진로볼두산엔진유한공사)’로 정했다. 2017년 6월에는 세계 2위 지게차기업인 독일 키온과 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손대표는 엔진 관련 글로벌기업들과 협력체제를 강화하며 자체 개발한 G2엔진 등 엔진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G2엔진을 생산하기 시작한 뒤 2017년까지는 초기 수익성을 개선하는 시기였으나 앞으로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는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G2엔진을 5만 대가량 생산했는데 2018년 생산량은 6만 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체제를 강화하면서 엔진사업부의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2018년 3월6일 중동 전력전시회에서 DX12 발전기 친환경 전자식 엔진도 공개했다.

DX12 전자식 엔진은 신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고성능, 친환경 엔진이다. 디젤 연료를 고압으로 공급하고 분사하는 전자 시스템인 코먼레일 시스템과 유해물질 배출을 차단하는 고효율 선택적 환원 촉매(SCR) 시스템이 적용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동 전력전시회에서 DX12를 비롯해 새롭게 개발한 전자식 소형엔진 D24와 D23, 중대형 엔진 DX22와 DL08, 가스엔진 GE08까지 모두 6종의 발전기용 엔진 제품군을 출품했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

또 이번 7월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엔진 트레이닝 센터 설립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엔진 트레이닝 센터는 베트남 현지 엔진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했다. 고객사 등 관계자들에게 신형 엔진 모델, 최신 배기가스 저감 기술 등 엔진 관련 정보와 교육을 제공한다.

◆ 향후 비젼 및 전망

중국 건설기계시장 호황에 힘입어 늘어난 실적을 앞으로도 유지해야 한다.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은 중국 굴삭기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별도기준 매출의 88% 정도를 굴삭기와 휠로더 등 건설기계사업에서 내는데 이 가운데 78.9%의 매출이 수출을 통해 발생했고 지역별로는 중국시장이 매출의 92.9%를 차지한다.

사실상 대부분의 매출을 중국 굴삭기 판매에 의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수익원 다각화로 중국 건설기계시장이 위축되더라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는 스마트건설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12월 독일의 자동차·중장비 부품제조기업 보쉬와 기술협약을 체결하고 건설기계 무인화와 자동화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인지·제어 솔루션 공동개발을 시작했다.

2018년 5월에는 LG유플러스와 5G 통신을 활용한 스마트건설사업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무인자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건설기계 제조기업과 통신기업이 제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초저지연(사물통신에서 종단끼리의 전달시간이 매우 짧은 것)과 초고속, 대용량이 특징인 5G 기반의 건설기계 원격제어 기술을 올해 안에 개발해 검증까지 마치기로 했다. 스마트건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건국대학교, 동국대학교 등 여러 기관과 산학협력 과제들도 추진하고 있는데 2018년 6월18일 한양대학교와 ‘스마트건설 통합 관제 시스템’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한양대학교는 건설기계와 자재 운용계획 등 작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에서부터 작업현장의 3차원 디지털 정보를 활용하는 것까지 아우르는 통합 관제 시스템 기술을 개발해 2019년까지 검증을 마치기로 했다.

또한 이번에 설립한 베트남 엔진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서비스 지원 체계를 확립하고, 향후 센터의 기능을 확대해 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부품 물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베트남은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도로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승용차를 비롯해 트럭,버스 등 상용차 수요 증가로 엔진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다. 손대표는 2023년에는 30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이야기하며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전체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집계된 두산인프라코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총 1조3145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9.1%나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2016년 현금성 자산이 6866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3년간의 경영 정상화 노력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국내와 중국 외에도 미국과 유럽, 기타 신흥시장 등으로 건설기계 수출선을 다각화해 안정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손 대표의 행보에 올해도 호재소식이 반갑게 들릴듯하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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