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심 강한 승부근성이 성공키워드

정몽규 HDC그룹 회장

[CEONEWS=윤상천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조용하면서도 강한’ 외유내강형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욕심이 많아 다방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오너경영인이며 이 때문에 ‘팔색조’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직을 두고 두 번째 연임을 노리고 있는데 이를 위해 63년 만의 아시안컵 유치에 애쓰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회사 분할을 통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사이름을 현대산업개발에서 HDC로 변경했다.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지만 2년 내에 순환출자고리를 끊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WHO IS...

정몽규 HDC그룹 회장(1962년 1월 14일생)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조카이자 현대가의 일원으로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박영자씨의 1남2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정몽규 회장은 용산고등학교를 졸업(1980년)하고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1985년)했다. 이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1988년)를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 온 그는 현대자동차에 대리로 입사해 현대자동차 회장에 올랐다. 그는 19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1988년)해 상무이사와 전무이사를 거쳐  부사장으로 승진(1993년)했다.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구단주(1994년)를 맡았고, 현대자동차 회장을 역임(1996년부터 1998년까지)했다.

전북현대다이노스축구단 구단주(1997년부터 1999년까지)를 맡았다. 같은 기간 제5대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경영권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넘어가면서 아버지 정세영 회장과 함께 현대자동차를 떠나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취임(1999년)했다.

정몽규 회장의 축구 사랑은 유별나다. 부산아이파크 프로축구단 구단주(2000년부터)를 맡았고 제9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2011년 1월부터 2년 간)를 지냈다. 또 아시아축구연맹 특별위원회 위원(2011년 4월부터)을 맡았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당선(2013년부터 1월)된 뒤 계속 회장을 맡고 있다.

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직을 수행(2013년 2월부터 2014년 3월까지)했다. 그 뒤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FIFA클럽 월드컵 조직위원회 위원(2013년 8월)을 맡았다. 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회 위원(2015년 5월부터)으로 일하고 있다.

자동차를 만들던 사람이 건설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주변의 우려를 씻어내고 현대산업개발을 시공능력 평가에서 최고 4위까지 오르는 종합건설사로 키웠다.

건설업계 최초로 건축물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디자인경영을 도입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파크 하얏트 서울’과 용산에 있는 패션전문 백화점 ‘현대 아이파크몰’이 그의 작품이다.

아버지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정주영 창업주의 넷째 동생이다. 정세영 명예회장의 애칭은 ‘포니 정’이다. 포니는 그가 만들어낸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 브랜드 자동차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가 사촌이다. 정몽준 최대주주 역시 47~50대 축구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 외에도 정몽진 KCC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과 사촌관계다.

부인 김나영씨와 슬하에 정준선씨와 정원선씨, 정운선씨 등 3남을 뒀다. 김나영씨는 김성두 전 대한화재보험 사장의 딸로 연세대 수학과를 나왔다. 김나영씨는 2018년 2월 기준으로 현대산업개발 주식 4450주(0.01%)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규의 장남인 정준선 씨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인공지능 (AI)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HDC신라면세점 매출 1조 클럽 가입

HDC신라면세점이 시내면세점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HDC신라면세점에 따르면 2018년 매출이 1조1천억 원 가량으로 이는 정몽규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의 협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분석됐다.

HDC신라면세점은 2015년 12월 개장했는데 개장한지 만 3년째에 1조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에서 매출 1조 원을 넘는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소공점, 신라면세점 장충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롯데면세점 롯데월드타워점 뿐이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HDC신라면세점의 매출 증가 속도는 국내 다른 면세점과 비교해도 매우 빠른 편”이라며 “중국 보따리상 등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정몽규와 이부진 사장 등 오너가 직접 만나 사업을 타진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이 같은 현대가인 현대백화점그룹이 아닌 호텔신라를 선택하고 호텔신라는 범삼성가인 신세계그룹이 아닌 현대산업개발과 손잡았다는 점에서 이례적 일로 여겨지기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 초대 위원장 선임

정몽규 회장은 2018년 7월29일 전경련 산하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선임됐다. 남북경협의 상징이 된 범현대가의 일원으로서 남북 경제교류에 남다른 사명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선임의 배경으로 전해진다.

전경련 남북경제교류특위는 7월에 정몽규 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면서 발족계획을 밝혔으나 약 100일 만에 공식 출범하게 됐다. 정몽규 회장은 2018년 11월7일  출범식 개회사에서 “2018년은 1998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떼 101마리와 함께 북한을 육로 방문한지 20년째 되는 해”라며 “경제로 민족 분단의 벽을 허물겠다는 뜻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실로 만들어가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헌신적이고 열정적 참여를 부탁한다”며 “남북 경협이 우리에게 새로운 동력이 되어 한반도가 세계적 선진경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에 40억 기부

정몽규 회장은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 새 감독의 연봉 등을 지원하기 위해 40억 원을 기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정 회장의 뜻을 존중해 세부 활용계획을 세운 뒤 찬조금을 사용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찬조금이 새로 선임되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연봉 지원과 유소년 축구 활성화에 사용되기를 바란다”며 “외국의 유능한 지도자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할 때를 대비해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잘 써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바탕으로 2018년 8월 포르투갈 대표팀으로 출전했던 파울로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지주사체제로 전환

정몽규 회장은 유상증자와 공개매수 그리고 주식교환으로 HDC 그룹의 지주사체제를 완성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회사 분할을 통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사이름을 HDC로 변경하고 정몽규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2018년 5월2일 공시했다.

회사 분할로 신설되는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로는 김대철 대표가 선임됐다. 이번 지주회사 전환으로 지주사인 HDC는 자회사 관리와 투자사업,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는 투자회사의 역할을 하게 됐다.

한편 분할 신설된 HDC현대산업개발은 개발과 운영, 건설사업에 호텔과 콘도 사업을 더해 디벨로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래에셋그룹에서 부동산114 인수

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1월 계열사 등을 통해 매래에셋캐피탈 등이 보유한 부동산114를 인수했다. 인수가액은 637억 원이고, 현대산업개발과 계열사인 HDC아이콘트롤스가 8:2 정도의 비율(각각 513억 원, 124억 원)로 인수에 참여했다. 본 계약은 2018년 1월10일 체결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온오프라인 비즈니스플랫폼을 확보하고 종합부동산기업으로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확대하기 위해 부동산114를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7년 12월 건설사업본부, 개발운영사업부, 경영기획본부의 3본부 체제로 조직을 개편하는 등 종합부동산 개발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개발운영사업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이를 위해 부동산114 인수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는 1996년 아파트 시세와 매물, 분양정보 등을 알리는 목적으로 설립된 민간정보기업으로 2008년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컨설팅에 인수됐다. 

주택사업 호조로 2017년 실적 급증

현대산업개발은 2017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3587억 원, 영업이익 6461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31.7% 늘어났다. 순이익은 4137억 원을 내 2016년보다 25% 증가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분양사업 호조와 원가율 개선 등에 힘입어 실적이 늘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7년 자체 주택사업에서 매출 1조680억 원, 외주주택사업에서 매출 2조1860억 원을 냈다. 전년과 비교해 수익률이 높은 자체 주택사업의 비중은 소폭 줄었지만 외주 주택사업 매출이 35% 정도 늘었다.

신규 수주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7년 모두 7조5020억 원의 일감을 따냈다. 공사종류별로 자체 주택사업 2조1380억 원, 외주 주택사업 4조7520억 원, 토목사업 5460억 원 등으로 2016년보다 신규 수주금액이 3조5천억 원가량 증가했다.

2017년 말 기준 외주 주택사업의 수주잔고는 19조1320억 원, 자체 주택사업의 수주잔고는 4조5650억 원까지 늘었다.

현대산업개발 지주사체제로 전환 결정

2017년 12월5일 현대산업개발은 “사업부문별 목적에 맞는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하고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로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려는 것”이라며 이사회에서 지주사체제 전환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회사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나누는데 존속법인은 지주회사인 HDC, 신설법인은 사업회사 HDC현대산업개발이 된다. 분할기일은 2018년 5월1일, 분할 신주 상장은 6월12일로 예정됐다. HDC는 투자사업부문 및 부동산임대사업부문을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건설사업부문, PC콘크리트사업부문, 호텔 및 콘도사업부문을 맡는다.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비율은 0.4171427 대 0.5828573이다. 기존 주주들은 분할비율에 따라 분할신주를 배정받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조직을 건설사업본부, 개발운영사업부, 경영기획본부 등 3본부체제로 개편했다. 조직개편에는 정몽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택과 건축, 인프라 개발 및 관리 운영을 아우르는 종합부동산 개발회사를 목표로 세우고 면세점, 인프라, 유화사업 등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수평적 조직문화 강조

정몽규 회장은 2017년 1월 ‘현대산업개발 기업문화 혁신 워크숍’에서 “올해 모두가 수평적 토론문화를 구축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후 현대산업개발은 직원들끼리 독서토론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부서와 직급을 막론한 임직원 10여 명이 모여 선정도서를 읽고 느낀 점과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시간을 연다.

협력사와 소통·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협력사와 상생협력하기 위한 ‘베스트 파트너스 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협력사와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하고 우수 협력사의 공로를 치하·시상하는 자리로 우수 협력사에 선정되면 계약 이행보증 면제와 입찰기회 확대 등의 혜택을 준다.

현대산업개발은 2017년 2월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고객과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했다. 건설사가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고객과 소통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전·현직 임직원들의 인터뷰 자료를 공급하는 한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채널을 추가로 열어 방문자와 적극적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2016년 사상 최대 실적 이끌어

정몽규 회장은 2016년 현대산업개발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며 선전했다. 신규수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재무구조가 안정화해 결산배당을 크게 늘리기도 했다.

정 회장은 2016년 신년사에서 현대산업개발 창립 40주년을 맞아 현대산업개발을 ‘종합부동산·인프라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재차 밝혔다. 이를 위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넘버원 디벨로퍼로서의 위상 강화 △독창적 사업모델을 갖춘 유일한 기업으로 자리매김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이기는 문화 조성 △현대산업개발만의 패러다임 창조 등을 2016년의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안정적 수주성과를 냈다. 현대산업개발이 2016년에 도시정비사업에서 따낸 일감은 모두 2조 원에 이르는데 이는 건설업계 선두인 대림산업과 GS건설 등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강남권에서 따낸 재건축사업이 없어 대형 건설사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전체 수주실적은 부진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6년에 모두 3조9510억 원의 일감을 확보했는데 2015년과 비교해 신규 수주가 30.3% 줄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6년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2016년 6월에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 기관들의 정기평가에서 장기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 단기 신용등급도 A2+로 평가됐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산업개발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짜고 있고 분양실적이 양호하며 재무적 융통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우수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2016년 10월에 1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기도 했다. 모집물량의 3.8배인 3800억 원의 수요가 몰려 회사채 발행이 흥행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회사채 수요가 많아 기존 계획보다 많은 1650억 원을 조달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6년에 매출 4조7499억 원, 영업이익 5172억 원, 순이익 3310억 원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금창출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2016년 결산배당으로 1주 당 7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액만 515억 원에 이르며 시가배당률은 1.57%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최고를 보였다. 2015년 결산배당(300원)보다도 1주 당 배당액이 2배 이상 높았다.

현대산업개발의 적자와 재도약

정몽규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2013년에 10년 만의 영업손실을 내자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매진했다. 2014년 5월30일 창립 이래 최초로 채권은행들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었다. 정 회장은 이 시기에 현대산업개발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무보수 경영을 선언했다.

정 회장은 2014년 9월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인수하면서 큰 혜택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삼성동 일대에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산가치가 최대 1천억 원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산업개발은 정 회장의 노력과 주택시장 활황에 힘입어 2014년에 다시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2015년에는 현대산업개발을 종합부동산개발자(디벨로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5년 주택시장 개선에 힘입어 2만3천여 가구를 공급했다. 발전플랜트와 인프라사업에도 힘을 기울였고 면세점사업 계획을 밝히며 유통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면세점사업 진출은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대산업개발은 건설회사로 유통사업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산업개발이 건설사업 이외에도 다른 사업에 눈길을 돌리는 것은 주택과 인프라시장의 경기가 둔화하면 실적이 크게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2015년 1월 현대아이파크몰을 통해 면세점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몽규 회장은 현대아이파크몰의 매출을 2020년까지 1조2천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서울 용산역 현대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간담회에서 면세점사업 진출, 글로벌 콘텐츠 강화, 국내 2호점 출점, 해외시장 진출 등 4가지 사업을 통해 현대아이파크몰을 글로벌 쇼핑몰로 키우는 비전 2020을 발표했다.

2015년 4월 기존 면세사업자인 호텔신라와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의 용산 아이파크몰 입지조건과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 노하우가 결합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을 키웠다.

2015년 6월 현대산업개발의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채권은행들과 맺었던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끝냈다. 2015년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전에서 최종승자가 됐다. 정 회장은 면세점사업을 현대산업개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보하고 아이파크몰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승리에 힘입어 새로운 사업영역의 확대를 계속해서 추진했다. 2015년 7월 현대산업개발이 통영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며 발전사업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또 자회사인 통영에코파워에 2016년 말까지 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민자발전사업은 생산된 전력을 정부가 사주기 때문에 20~30년 안정적 수익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5년 9월 계열사인 홈네트워크 전문회사 아이콘트롤스를 상장했다. 아이콘트롤스 시가총액은 2736억 원을 보였다.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의 최대주주로 29.8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에 앞서 아이콘트롤스의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대산업개발 회장 취임과 성장

1999년 현대가는 경영권을 놓고 분란을 겪었다. 결국 현대자동차의 경영권이 사촌인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가면서 부친 정세영 회장과 함께 현대자동차를 떠났다. 그 뒤 현대산업개발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정몽규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취임한 뒤 전국 150개 현장을 빠짐없이 누비고 다녔다. 이전까지 현대자동차 경영에만 전념했던 정 회장에게 건설사는 ‘낯선 땅’이었다. 건설업의 특성과 생리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최대 과제였다.

현대산업개발에 건설업계 최초로 품질관리를 위한 ‘라인스톱제’를 도입했다. 라인스톱제는 자동차 제조라인에서 불량이 생기면 모든 생산공정을 멈추는 것으로 건설공사에서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된 것은 당시로선 파격적인 일로 여겨졌다.

현장 구석구석에서 건설업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취임 초기 아파트 현장을 점검하다 외벽에 칠한 페인트가 미세하게 삐뚤어진 것을 찾아내고 재작업을 지시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현대산업개발에 A/S 등 새로운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며 건설현장의 오랜 관행이었던 ‘한묶음’ 방식의 자재 투입을 자동차 부품처럼 낱개로 바꿔 나갔다.

2003년부터 현대산업개발이 짓는 주거용, 주상복합용, 상업용 등 모든 건물의 이름을 아이파크로 통합했다. 브랜드 홍수시대 가운데 혼란스러워하는 소비자에게 오히려 더욱 효과적으로 다가가는 전략이 성공을 거두며 2006년 시공능력 평가 4위까지 올랐다.

◈ 비전과 과제

정몽규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2년 내에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앞서 HDC아이서비스가 보유한 HDC현대EP 지분을 처분해 ‘HDC현대산업개발→HDC아이서비스→HDC현대EP→HDC아이콘트롤스→HDC현대산업개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했지만 아직 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았다.

HDC가 지분을 보유한 HDC아이서비스, HDC아이앤콘스, HDC현대EP가 HDC아이콘트롤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HDC아이콘트롤스가 HDC,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을 들고 있는 것이 순환출자의 핵심이다.

HDC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하고 있는 HDC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데 어떻게 정리하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주사로 전환한 HDC와 HDC아이콘트롤스를 합병하는 방안과 HDC아이콘트롤스의 HDC 지분을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직을 두고 두번째 연임을 노리고 있는데 이를 위해 63년 만의 아시안컵 유치를 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2023년 아시안컵 개최지가 2019년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 회장이 마지막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2013년 3월부터 6년째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데 2016년에 연임에 성공해 2020년 말에 임기가 끝난다. 다시 연임하기 위해서는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평가

정몽규 회장은 ‘조용하면서도 강한’ 외유내강형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홍익대 국제디자인대학원 디자인 혁신 전략과정을 듣기도 했다. 멋진 디자인의 건축물을 보면 그 자리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곤 한다.

건물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점은 사업전략에도 녹아들어 삼성동에 있는 ‘파크하얏트 서울’과 용산에 있는 ‘현대 아이파크몰’에 반영됐다고 전해진다.

부인 김나영씨를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는데 첫눈에 반했다고 전해진다. 애정 표현이 서투른 탓에 소개를 해준 친구에게 전화해 “키도 크고 집안도 좋고 미인이고 마음까지 곱다”면서도 “친구 중 누구 소개시켜주면 안 될까”라고 에둘러 호감을 표현했다고 한다.

정 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정세영 명예회장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에 책갈피에 포니 자동차 사진을 끼워 넣고 다닐 만큼 자동차에 애착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아버지의 별명을 딴 ‘포니정재단’을 설립했다. 2015년 4월 보유하고 있던 123억 원 상당의 현대산업개발 주식 20만 주를 포니정재단에 기부해 재단의 재원 규모를 늘렸다. 포니정재단은 해외에서도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뛰어난 체력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어 팔색조 경영인으로 일컬어진다. 술과 담배는 하지 않고 스키·산악자전거(MTB)·테니스 등을 즐겨 하며 과거 철인3종 경기에 도전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정 회장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유학시절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 부사장으로 울산 현대 사택에 살았던 시절 이웃이었던 차범근 전 울산현대 축구단 감독과 인연을 시작으로 축구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주변인들에게 독자로 자라나 자립심이 강하고 현대자동차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온 경험 때문에 승부욕이 세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