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라면 수출 9억5000만달러… 전년대비 24% 성장
삼양-농심, 국내 공장 짓고 해외 수출 본격 시동

[CEONEWS=서재필 기자] K-라면의 선두주자인 삼양, 농심, 오뚜기가 올해 성장 방향성을 해외 수출로 결정했다.

농심은 지난 22일 주주총회에서 수출 라면 전용 공장을 국내에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앞서 해외 진출 본격화를 위한 밀양2공장 착공식을 진행하며 수출 확대 의지를 밝혔다. 앞선 두 기업보다 다소 해외 매출이 부진한 오뚜기는 올해 해외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 악조건 속에서도 91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라면 수출은 약 9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24% 대폭 성장을 거뒀다.

식품 수출은 올해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말 기준 농식품 수출실적(잠정)은 14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주요 품목으로는 라면(35.2%), 음료(27.9%), 쌀가공식품(31.7%), 인삼(30.7%), 김치(13.2%) 등에서 증가세를 보였고, 국가별로는 미국(15.9%), 아세안(7.9%), 유럽연합(24.2%) 등에서 수출 실적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식품 3사의 올해 수출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양식품, 지난해 해외에서만 8000억원 매출 기록

삼양식품은 지난해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한 8093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공시했다. 해외매출이 8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68%로 확대됐다. 삼양식품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9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이후 2021년 60%를 돌파하며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정수 부회장은 “올해도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영업마케팅을 강화하며 해외사업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수출 시장 다변화와 소스, 냉동식품 등으로의 수출 품목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양식품이 2022년 밀양1공장 완공 후 2년 만에 2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 건설에 총 1,643억원을 투자한다. 연면적 3만 4,576㎡에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총 5개의 라면 생산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밀양1공장보다 진화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탑티어 수준의 완벽한 식품안전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내 완공 시 연간 최대 5.6억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원주, 익산, 밀양1공장)에서 약 24억개로 증가하게 된다.

김정수 부회장은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은 완공 후 미주 시장을 겨냥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며, 밀양1공장은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수출 볼륨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밀양시와 동반 성장하는 상생의 발판이자,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발빠르게 신상품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불닭브랜드로 일본 라면시장을 뒤흔든 삼양식품이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 ‘탱글’로 또 한번 대대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양식품은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제58회 슈퍼마켓 트레이드쇼 재팬(Super Market Trade Show Japan) 2024’에서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 ‘탱글’을 현지 정식 론칭했다.

김정수 부회장은 “K콘텐츠를 좋아하는 2040 여성 고객과 간편하게 파스타를 즐기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광고, 시식 행사, SNS 이벤트 등을 강화해 탱글 브랜드 입지를 다져갈 계획”이라며 “K-Spicy를 강조한 불닭브랜드로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데 이어, 불닭과는 또다른 매력의 한국 스타일 건면 파스타 ‘탱글’ 브랜드로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해외 매출 2조 목전 둔 농심… 올해 국내 수출 전초기지 만든다

농심은 세계 100여 개국에 진출해 K-푸드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액 12억4300만달러(한화 약 1조6400억원)를 기록하며 국외 매출액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

농심 해외 매출 효자는 단연 ‘신라면’이다. 2021년 외국에서 5000억원, 국내에서 4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외국에서 6200억원의 판매액을 올리며 국내 매출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며 세계인에게 널리 알려진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너구리는 거꾸로 놓고 보았을 때 영문 ‘RtA’와 비슷해 외국에서 RtA라면으로 불리며 인기다.

농심의 활약상은 미국 시장에서 더욱 눈부시다. 농심 미국법인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보다 15.8% 성장한 4696억원을 기록했다. 농심 미국법인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매출을 극대화하고, 신제품 입점 확대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톱4 대형 거래처에 신라면 등 주력 제품을 최우선 공급하고 신제품을 가장 빠르게 입점시키는 등 유통망 관리에 중점을 뒀다.

농심이 미국 시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유는 ‘맛과 품질’로 승부했기 때문이다. 기존 미국 라면시장은 일본 저가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농심은 미국인의 소득 수준과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대로 된 한 끼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뉴욕타임스는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제2 공장을 완공했다. 생산 능력이 70% 이상 향상돼 미국 내 폭발적인 라면 수요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아시아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국내 수출을 위한 공장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최근 K-팝, K-드라마와 함께 해외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라며 “신라면을 필두로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여 K-푸드 열풍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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