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는 꽃망울 AI와 반도체 시장 전망

엄금희 논설주간
엄금희 논설주간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요즘 날씨를 보면 봄꽃 피더니 갑자기 눈꽃이다. 3월에도 꽃샘추위와 함께 봄꽃 개화 소식을 듣는다. 갑자기 눈꽃이 폈고, 꽃샘추위도 시작됐다. 그러나 계절이 3월이라 남녘에 봄꽃 축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빨리 피는 봄꽃인 홍매화 축제를 시작으로 3월 8일 광양 매화 축제와 구례 산수유 축제도 9일부터 열린다. 여수에서는 영취산 진달래 축제도 꽃망울을 터트린다. 3월의 봄날 이준실 시인의 시 '꽃망울'을 읽으며 AI와 반도체 시장 전망을 들여다본다.

꽃망울

이준실 시인

꽃망울 톡톡
힘들이지 않아도
봄 하늘에 기지개

왜 AI 반도체가 반도체의 미래라고 불릴까? 먼 미래로 느껴졌던 인공지능, AI는 이미 우리 일상에 깊게 들어왔다. 가전과 스마트 기기, 인터넷, 의료, 자율주행 등 산업과 생활 전반에 AI가 쓰이지 않는 데가 없다.

AI 기술이 확대되면서 함께 변화하는 영역으로 대표되는 것이 반도체이다. 이 중에서도 AI 반도체다. 기존 반도체 분야의 강자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빅 테크 기업들까지 앞다퉈 천문학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A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래 반도체 산업의 중추로 전망되는 AI 반도체에 대해 우리나라 국부 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면 반도체이지 AI 반도체는 무엇일까?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추론한 결과를 도출 한다. 학습 데이터를 단시간에 받아들이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프로세서가 필요한데, 이 프로세서가 AI 반도체다. AI 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초전력으로 실행하는 효율성 측면에서 특화된 비메모리 반도체로, AI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AI 반도체가 개발되기 전에는 이 핵심 두뇌 역할을 CPU, 중앙처리장치와 GPU, 그래픽 처리 장치가 담당했다. 다만, 이 둘은 AI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은 갖췄지만 애초에 AI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다 보니 AI 연산 외의 부분에 성능이 낭비되고, 비용이나 전력 소모 등 비효율적인 부분이 발생했다. 사람이 가진 뇌처럼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높은 전력과 빠른 속도가 필수적이다. CPU, GPU 대비 범용성은 낮지만,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AI 전용 반도체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AI의 딥러닝에 특화되었다는 의미에서 흔히 NPU, 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 처리 장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AI 반도체는 어떻게 CPU와 GPU보다 높은 성능을 낼까? CPU는 컴퓨터의 입력, 출력, 명령어 처리 등을 모두 다루는 컴퓨터의 두뇌다.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직렬 처리하는 CPU는 대규모 병렬 처리 연산을 필요로 하는 AI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GPU가 대안으로 등장했다. GPU는 3D 게임 같은 고사양의 그래픽 처리를 위해 개발됐으나 데이터를 병렬 처리한다는 특징이 있어 AI 반도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GPU가 본래 AI 연산을 위해 만들어진 반도체가 아니기 때문에, GPU의 병렬 처리 특성은 유지하면서 AI만을 위한 전용 반도체가 등장하게 되었는데 FPGA나 ASIC 형태의 NPU가 이에 해당한다.

ASIC란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 애플리케이션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된 주문형 반도체이다. GPU가 병렬 연산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AI의 대규모 학습 데이터 처리에 유용하지만, 이를 토대로 추론의 결과를 뽑아내는 데에는 AI 알고리즘을 고려한 최적화가 필요하다. 또한, 학습 및 추론 과정에서의 중간 데이터들을 저장하는 메모리와의 연결 구조도 성능과 에너지 소모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AI 반도체 NPU는 이를 모두 고려했기에, 고성능과 에너지 고효율이 가능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때, 인물 주변은 흐리게 날리기 위해서 인물을 인식하는 것은 NPU 역할, 사진에 뽀샤시한 필터를 적용하는 것은 GPU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FPGA, 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는 칩 내부의 하드웨어를 목적에 따라 제 프로그래밍이 가능해 유연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고, ASIC는 특정 목적에 맞춰 제작된 주문형 반도체로 고효율이 특징이다. ASIC 형태로는 주로 글로벌 IT 기업에서 개발하고 있다. Neuromorphic 반도체는 사람의 뇌에 존재하는 신경세포 뉴런과 연결고리인 시냅스 구조를 모방했다. 성능과 효율성은 앞선 반도체보다 뛰어나지만 범용성이 낮고 아직은 개발 중인 차세대 AI 반도체다.

AI 반도체는 누가 만들며 시장은 얼마나 될까? AI가 미래 IT 산업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은 뜨겁다.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통적인 반도체 기업인 퀼컴, 인텔, 엔비디아는 물론, SKT, 구글, 아마존,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빅 테크 기업들도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AI 서비스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한 SK텔레콤도 2020년에 첫 국산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상용화하며 AI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다.

일부 빅 테크 기업들은 각 기업의 서비스에 맞는 AI 반도체를 직접 만드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 자체 AI 반도체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가 자율주행에 특화된 자체 AI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이 2023년에 343억 달러, 약 40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30년에는 전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31.3%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AI에 사용하는 반도체 중 범용성이 높은 CPU, GPU 시장은 기술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고, 최적화된 저전력, 고효율의 ASIC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 중이다. 향후 AI 반도체는 데이터 센터 등 고성능 서버에 활용 가능한 반도체에서 자동차,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디바이스용으로, 학습용에서 추론용으로 시장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에는 머신러닝 학습 목적의 학습용 수요가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추론용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엔비디아가 서버용 AI 칩의 판매 호조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한 22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예측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 주가뿐만 아니라 서버 제조업체와 협력사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본 닛케이 225 평균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39,000선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하나? 우리나라 코스피는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와 같은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도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 HBM 3를 독점 공급 중이며, 상반기 중으로 HBM3E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실적과 전망은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의 동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시장 랠리를 이끄는 AI 및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은?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AI 및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성장이 기술주 중심의 시장 랠리를 이끌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는 2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앞으로도 AI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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