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대한축구협회 장기 집권 비판...그러나 대안은?
슈틸리케-벤투-클린스만, 실패와 성공
아시안컵 대패...클린스만 선임 밀어부친 정 회장 책임?

[CEONEWS=최재혁 기자] ‘클린스만’과 ‘정몽규’라는 이름이 온 언론에 도배되고 있다. 두 이름의 조합을 상상하기 어려울뿐더러, 평생 먹을 욕을 다 먹고 있는 상황은 더더욱 예상하기 힘들다. 말이 필요 없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어떤 사람인가.

현대의 대한축구협회 장기 집권 비판...그러나 대안은?

2013년 1월을 기해 임기가 끝나는 조중연 회장이 재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축구계에서는 정몽규 총재의 거취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연맹 총재직을 2년 동안 하긴 했지만 근래 들어 축구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행정가였고 쌓아 놓은 업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으며 대표적인 축구계의 야권 세력 인사였던 허승표와 맞붙게 된다. 

대부분의 국내 축구 팬들은 국내 축구의 암흑기와 야권 집권기가 겹쳤다는 점과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시절의 업적 등으로 허승표 후보보다는 정몽규 후보에 대한 선호가 압도적으로 더 높았다. 

많은 언론에서 현대가의 장기 집권을 비판하지만, 현대가에 대한 인식도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장기집권 등으로 현대가를 비판하는 팬도 있는 반면, 재정적으로나 행정적으로나 한국 축구계에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는 현대가의 업적을 인정하는 팬도 많이 있다.

결국 전례가 없었던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2차 투표 끝에 승리하며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에 당선이 되었다. 

하지만 그 역시도 현대가의 사람인 데다가 위에 서술한 대로 정몽준의 사촌이기 때문에 "축구판은 현대에서 다 해먹는다"는 비판도 받는다.

슈틸리케-벤투-클린스만, 실패와 성공

2013년 12월 6일, 2017 FIFA U-20 월드컵 유치에 성공했다. FIFA 주관 대회 개최 그랜드슬램(월드컵, 컨페더레이션스컵, U-20 월드컵, U-17 월드컵)을 달성하면서 정몽규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좋아졌다. 

유치 성공 이후 인터뷰에서는 2019년 FIFA 여자 월드컵도 유치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2016년에 있었던 FIFA 집행위원회 투표에서 프랑스에게 밀렸다.

2016년 상반기에 대한축구협회와 전국생활축구연합회가 통합됐고 2016년 7월 21일 통합 대한축구협회장을 뽑는 제53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렸다. 몇몇 인사들의 출마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결국 정몽규만 단독 출마했으며 참가 선거인단 98명 전원 찬성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2020년 12월까지다.

이어 2017년 5월 8일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 축구 연맹 (AFC) 총회에서 FIFA 평의회 위원으로 당선됐다. 정몽준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FIFA 집행부 임원에 선출된 것이며 임기는 2019년까지다. 

공교롭게도 3월에 있었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졸전을 대부분의 축구인과 팬들이 반대했던 울리 슈틸리케의 재신임을 결정한 지 두 달 후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감독 경질 및 재선임이라는 내홍이 FIFA에서의 자신의 커리어에 부담될까 봐 강행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 중국 전 직후 나온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이용수가 자신의 사퇴와 함께 슈틸리케의 경질이라는 기술위의 최종 의견을 제출하자,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신임을 결정한 것은 정몽규였다.

이 사실이 맞다는 전제 하에 한국 국대가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에 탈락했다면 정몽규 또한 한국 축구 몰락기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 제공자가 될 뻔했으나 결과적으로 월드컵은 어렵게 진출했다. 

다만 파울루 벤투 감독 역시 협회 임원 측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때, 정몽규 쪽에서 불신의 싹을 잘라내고 벤투 체제의 유지를 강력하게 주장한 걸 보면 원래부터 감독을 믿고 끝까지 가는 성향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과를 짚고 넘어가자면 기존 축구인들이라면 하지 못할 기업가의 경영 방식으로 협회 내 시스템을 잘 정비하고 내부 개입을 최소화하여 밀실 행정을 없앴다는 점은 분명히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경영 및 시스템 정비 등의 외적인 부분에서 정몽규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 비판이 있다.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축구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내적으로 밀실 행정은 하지 않지만 밖으로 여러 감투에 욕심을 내면서 대한축구협회장이란 타이틀을 이용하는데 급급하여 축구협회장으로서 한국 축구 발전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받고 있다.

또한 장점으로 분류된 체계 정비 또한 꼬리 자르기식 인사로 비판 받고 있다. 체계를 개편하고 아랫사람들만 다 내치면서 자기 자신은 계속 자리를 유지하며 계속 새로운 감투 찾아 쓰기 바쁜 모양새가 주로 비판의 타겟 대상이다. 

최근에는 팬들에 대한 비판과 한국 축구 미래에 대한 현실인식 같은 뻘소리로 문제의 원인을 몇몇 과도한 팬들의 문제를 전체 팬들의 문제로 은근슬쩍 넘겨 책임을 회피하려는 망언을 하여 까이고 있다. 

또한 앞으로 한국은 세계 강팀과 평가전은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는 식의 인터뷰를 했는데 역시 비판 받고 있다. 

2018년 4월 동아시아축구협회장에 선임 되었다. 다만 이에 대해 "자신의 명성에만 신경쓰고, 정작 진짜 중요한 K리그와 한국 축구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는 편. 단적인 예로 K리그 팀들의 용품 스폰서가 연쇄적으로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시안컵 대패...클린스만 선임 밀어부친 정 회장 책임?

결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협회 자문 기구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전날 감독 교체를 건의함에 따라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결별을 결정해 통보했다.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준결승 탈락한 뒤 후폭풍을 겪어왔고, 그 중심에서 비판받던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선수로는 세계적인 스타였으나 지도자로선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한국 대표팀을 맡은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 역량 부족과 잦은 해외 체류 등으로 지속해서 비판받아왔다.

그럴 때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며 우승 목표를 강조했지만, 손흥민(토트넘) 등을 앞세운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에 그쳤다.

조별리그에 이어 대회 중에만 두 번째로 만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졸전 끝에 지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고, 대회를 마치고 8일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이 이틀 만에 거주지인 미국으로 떠난 것도 공분을 키웠다.

감독 경질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 간 내분이 있었던 점도 뒤늦게 드러나 팀 관리 능력마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전술 부재' 지적엔 동의하지 않고 선수단 불화가 준결승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력강화위원회는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감독 거취 등을 직접 결정할 권한은 없어서 이날 임원 회의를 통해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정 회장이 경질 결단에 이르렀다.

대표팀 안팎이 시끄러운 와중에도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한 적 없는 정 회장은 이날 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축구 관련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이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후임으로 클린스만 감독 영입을 결정한 정 회장 역시 아시안컵 여파 속 책임론에 직면해왔다.

정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다만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21일), 원정(26일) 경기가 이어질 3월 A매치까지는 시간이 촉박해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공산이 크며, 국내 지도자가 맡을 것이 유력하다.

정 회장은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바로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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