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마케팅비 지출로 적자폭 상승

최형록 발란 대표(사진 발란)
최형록 발란 대표(사진 발란)

[CEONEWS=서재필 기자]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명품 플랫폼들에게 한파가 들이닥쳤다. 명품 플랫폼 3社로 대표되는 플랫폼 중 가장 타격이 큰 플랫폼은 ‘발란’이다. 발란은 명품 플랫폼 리딩기업으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지난 2022년 891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으나 적자폭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를 지나며 보복소비가 심화되면서 명품 소비가 증가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불경기 영향으로 해석된다. 소비 트렌드가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발란의 영업적자는 188억원에서 37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단순히 발란의 경영 리스크가 아닌 환경적 요인도 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고, 명품 업계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전문가들도 단기간 이러한 소비 흐름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쿠팡의 ‘파페치’ 인수도 발란에게는 위협요소다. 파페치는 유럽 시장에서 큰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하럭셔리&하이엔드 플랫폼으로, 쿠팡이 C에비뉴를 통해 국내 패션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글로벌 패션 유통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쿠팡의 자본력과 유통력이 더해진 파페치의 공격적인 비즈니스 전개는 발란에게 있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지난 2022년부터 광고판촉비용으로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지난해에는 판촉비를 절반 가량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였으나, 명품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가치도 크게 평가받지 못해 투자 유치 마저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실제로 발란은 지난 2022년 TV CF 등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광고선전비로 177억원을 집했했다. 이어 3~4분기에는 120억여원 규모를 집행하면서 2022년 한 해에만 300억원 가량의 광고비용이 새어 나간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0월 발란은 250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으나, 이는 기업 가치를 8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크게 떨어트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타트업들에게 투자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기업가치보다는 수익성이 중시되고 있어 체질 개선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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