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현장 통해 반도체 ‘기술 리더십’ 집적한 CEO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CEONEWS=이재훈 기자] 일반인들에게는 가끔 삼성전자로 헷갈리기는 하지만 업계에서는 핵심적인 전자부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세계적 기업이 있다. 이름하여 삼성전기. 우리나라 최고의 세계적 초일류그룹 삼성의 계열사이다. 이 삼성전기가 최근 들어 큰 변신을 도모하며 그 존재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삼성전기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삼성전기가 준비하는 미래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사업 추진 배경과 사업 계획을 밝혔다. 이 플랜을 세우고 앞장서 실행하며 삼성전기를 자동차 부품회사로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장덕현 대표이사 사장이다.

 

‘MiRAE (-) 프로젝트를 진행 중

장덕현 사장은 라스베이거스 ‘CES 2024’ 현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Multilayer Ceramic Capacitor), 카메라 모듈, 패키지 기판 등 삼성전기 핵심기술을 활용해 전장(Mobility industry)·로봇(Robot)·AI/서버(AI/Server)·에너지(Energy) 등 미래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MiRAE (-)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실천 방향을 제시했다.

1월 10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는 삼성전기 장덕현 대표.
1월 10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는 삼성전기 장덕현 대표.

 

삼성전기는 오디오/비디오 부품 생산을 기반으로 설립된 회사로 그동안 한국 부품산업의 기술 자립 토대를 마련하는 데 앞장섰었다. 1980년대에 소재 및 컴퓨터 부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였고, 1990년대에는 칩 부품, 이동통신 부품, 광부품과 같은 차세대 유망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였다. 2000년대부터는 소재, 무선 고주파, 정밀 메카 등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MLCC 파워 인덕터, 카메라·통신 모듈, 기판 등을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으로 육성하기도 했다.

기술 융·복합을 통한 핵심 제품의 일류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기는 이제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전장 및 AI 컴퓨팅 관련 산업 확대에 따라 제품을 고도화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차세대 성장 사업을 조기에 육성하여 전자부품 업계 1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다부진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거시적 그랜드 디자인 속에서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전자산업은 모바일, 모빌리티 플랫폼을 지나, 인공지능을 접목한 휴머노이드가 일상생활과 산업에 적용되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하여 신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그는 미래산업의 기술 실현은 반드시 부품·소재가 기반이 되어야 가능하며, 이 분야 핵심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품·소재 분야 최고 기술 보유 기업

장덕현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미래는 ‘Core Technology(핵심기술)’ 확보가 기업 생존 여부를 가를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기는 부품·소재 분야에 최고 기술을 보유한 기업답게 다가올 미래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어떤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사업 체질 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덕현 사장은 삼성전기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 신사업 프로젝트 중 실리콘 캐패시터 글라스(Glass)기판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소형 전고체 전지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등을 들었다.

장덕현 사장은 급속도로 발전하는 AI를 구현하기 위해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되는 하이엔드 제품인 글라스 기판의 시제품을 내년(2025)까지 생산하는 한편 고성능 컴퓨팅의 필수 제품인 실리콘 캐패시터2025년까지 양산체제를 갖추고, 향후 서버·네트워크·자동차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발전하는 모빌리티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장 카메라 시장의 게임체인저인 하이브리드 렌즈역시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소형화, 경량화에 유리한 하이브리드 렌즈는 플라스틱과 유리 렌즈의 장단점을 결합한 새로운 렌즈로 고온, 흠집 등에 의한 변형에 강하고, 생산 효율성이 높다.

장덕현 사장은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전지 사업도 준비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신뢰성 조건을 보증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2026년 웨어러블 시장 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필요한 미래형 그린에너지 기술인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사업도 준비 중이다. 장 사장은 "MLCC 사업에서 확보한 세라믹 재료 기술과 적층·소성 등 공정 기술을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 핵심기술인 SOEC (Cell) 독자개발에 성공했다며, SOEC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전류밀도를 상용품 시장 기준 최고 수준으로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반도체 성능 진화의 핵심 부품인 글라스(Glass) 기판을 더 얇고, 더 넓게생산할 수 있도록 기판의 뼈대 역할을 하는 코어(Core)를 플라스틱에서 유리 재질로 바꿨다. 온도에 따른 변형과 신호 특성 우수해 미세화·대면적화에 유리하다. 내년에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6년에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1일 삼성전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장덕현 대표.
지난해 11월 1일 삼성전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장덕현 대표.

 

자타 공인 반도체 DNA로 무장한 CEO

이런 초일류기업 삼성전기를 이끄는 장덕현 사장은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딴 후 미국 유학에 나섰다. 미국 플로리다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반도체 전문 DNA를 가진 CEO이다.

유학 후 돌아와 삼성전자에 입사한 장덕현 사장은 2009년 메모리사업부 콘트롤러개발팀장을 거쳐 플래시(플래시메모리) 개발실 담당 임원, 솔루션개발실장을 지냈다. 시스템LSI사업부에서 LSI(고밀도집적회로)개발실장, SoC(시스템온칩)개발실장, 부품플랫폼사업팀장, 센서사업팀장을 맡기도 했다.반

삼성전기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임직원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삼성전기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임직원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그는 메모리든 시스템이든 상관하지 않고 반도체의 여러 핵심 분야에서 개발 업무를 맡아 진행하면서 학술을 겸비한 현장 경험을 통해 반도체 기술을 집적한 전문가로 성장했다.

이런 기술 전문 CEO인 장덕현에게 또 한 번의 성장과 도전의 기회가 왔다. 2021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전기로 자리를 옮겼고, 2022년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거다. 그의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삼성전기 사내에서 다양한 제품의 기술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삼성전기가 경쟁사들을 뛰어넘어 글로벌 최고 부품회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한다.

장덕현 사장은 테크(Tech, 기술)’미래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그의 최애 낱말 속에서 기술만이 살길이고 기술혁신만이 성장을 담보한다는 진리와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그는 매주 목요일 임직원들과 대화시간인 썰톡(Thursday Talk·목요 대화)’을 통해 소통을 즐긴다. 대화 주제는 그가 틈날 때마다 즐긴다는 서핑은 물론이거니와, 경영, 문화, 트렌드 등 다양하다. 장 사장과 사업부장이 주로 연사로 나서고 임직원들은 컴퓨터로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면서 채팅을 통해 소통한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선택과 집중으로 경영 효율성 제고

장덕현 사장은 삼성전기 대표이사가 되자 비주력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경영전략을 구사했다.

2022년 와이파이 모듈 사업을 한화솔루션에 매각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장 사장은 통신 모듈과 같은 비주력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한편 성장이 기대되는 신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사실 매각 과정에서 예상되던 매각 가격이 사업부 전체가 아닌 일부인 와이파이와 5세대 이동통신 밀리미터웨이브 유기 기판 안테나 모듈 분야였어서 6백억 원으로 매듭지어졌다.

한편 삼성전기는 2021년 경연성인쇄회로기판(REPCB) 사업을 철수하고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바 있다. RF-PCB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모듈에 활용되는 부품이다. 사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RF-PCB 부문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한편 FC-BGA는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에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을 말한다. PC와 서버 등에 주로 쓰이는데, 게이밍 콘솔과 전장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서 확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전기는 2019년에도 HDI(스마트폰 메인 기판) 사업에서 손을 뗐다. 삼성전기는 ‘HDI 사업철수 배경은 수익성이었다고 한다. 중국·대만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런 일련의 수익성이 낮고 비주력업종을 정리함으로써 장덕현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기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며 미래 부품 사업을 선도하는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혁신과 성장으로 직원이 행복한 회사 추구

장덕현 사장은 202311월 삼성전기 창립 50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기술 한계를 극복하고 전자산업 발전에 기여하자고 역설했다. 혁신을 통한 변신을 하겠다는 자신감을 한껏 드러낸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의 이 같은 자신감의 바탕엔 바로 직전 현대자동차·기아의 1차 협력사로 선정되었던 실적이 자리하고 있었다. 장 사장은 현대자동차·기아와의 협력은 단순한 협력의 차원을 넘어 전장용 시장에서의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보증수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기는 렌즈 설계 기술 및 제조 내재화 등 IT용 카메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첨단 전장용 카메라 라인업 구축과 생산능력 강화를 통해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

장덕현 사장은 삼성전기의 또 다른 50년을 준비하면서 초일류 전자부품 회사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인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모든 임직원이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고, 서로 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자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친화 경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경영 최우선 원칙인 안전·환경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서 임직원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하자고 한다.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소망한다. 삼성전기가 초일류 테크(Tech, 기술) 부품회사가 되고, 종합 부품회사로서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도전적 목표와 1등 제품으로 시황에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회사, 그리고 임직원들이 행복한 회사가 되는 것.

그래서 장덕현 사장은 오늘도 매의 눈으로 사방을 살피며 뚜벅뚜벅 앞으로 향해나가는 삼성전기의 성장과 발전의 키를 열심히 조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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