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장 한파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패션부문’ 홀로 성장세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사진 삼성물산)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사진 삼성물산)

[CEONEWS=서재필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홀로 웃었다. 지난해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패션시장이 한파를 겪었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은 1조 50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 올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2.1% 증가한 1480억원으로 집계되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겼다. 업계에서는 통상 4분기가 패션산업의 성수기로 여겨지는 만큼 회사가 4분기 54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해 올해 2조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최고 매출인 2조 10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성과에는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이준서 부문장의 결단력이 돋보였다. 몇 해전부터 패션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MZ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점이 주효했다. 패션 소비가 온라인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가성비 혹은 하이엔드로 양극화된 점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보유한 하이엔드 브랜드는 대다수가 해외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사들여 전개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러한 브랜드들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30%에 달한다.

이준서 부문장은 “신규 해외 브랜드 강화에 주력하면서 비이커나 10꼬르소꼬모와 같은 신규 브랜드 테스트를 위한 편집숍 확대하는 전략이 주효햇다. 2030 소비자들이 즐겨 방문하는 편집숍을 중심으로 신명품 개발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 '앨리스 앤 올리비아'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사진 삼성물산)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 '앨리스 앤 올리비아'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사진 삼성물산)

영업이익률 9%대… 업게 최고 수준

지난해 삼성물산의 영업이익률은 9%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의 영업이익률 성장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현대백화점 그룹의 한섬이 6%대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삼성물산의 영업이익률은 10%대를 넘기면서 남다른 성장세를 에고하기도 했다.

이준서 부문장은 “탄탄한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이른바 ‘신명품’ 소비 트렌드에 편승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라며 “고물가·고금리에 의류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따르고 있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브랜드 발굴에 속도를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주요 브랜드 라인업을 살펴보면. 아미, 메종키츠네, 톰브라운 등 최근 MZ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신명품 브랜드들이 매출을 이끈다. 해외 브랜드가 매출을 견인하는 동시에 빈폴, 구호, 에잇세컨즈 등 국내 브랜드가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형태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아미와 메종키츠네가 올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20% 가량 증가했으며, 빈폴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영업이익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의 효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회사 측은 편집숍 10 꼬르소꼬모, 비이커를 통해 여러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는 등 추가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이 부문장은 “경기 침체 흐름에 명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MZ세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중고가 신명품 브랜드는 확실히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전문몰 SSF샵,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콘텐츠와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빈폴은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을 통해 국내 대표 캐주얼 브랜드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으며, 에잇세컨즈 역시 국내 대표 SPA 브랜드로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 중”이라며 “구호플러스, 코텔로, 샌드사운드 등 온라인 중심 브랜드를 통해서도 젊은 층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직 SSF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전략으로 접근

메종키츠네는 해외 브랜드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통해 국내에서 소비자들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본사와 라이선시인 삼성물산 간에도 파트너십이 견고히 다져지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해외 브랜드지만, 국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아이템 기획으로 충성고객 확보에 나선다. 메종키츠네는 지난해 7월 국내 유일의 단독 매장인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독점 상품을 출시했다. 이어 범위를 넓혀 한국 독점 상품을 내놓으며 국내외 고객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독점 상품 출시를 기념해 밝고 건강한 유스컬쳐를 상징하는 모티브인 바시티(대학교 혹은 대학의 스포츠 대표팀)를 콘셉트로 다양한 상품을 내놨다. 시대를 초월한 대학 스포츠에 대한 동경, 90년대의 상징적인 바시티 스타일 속에 담긴 형제애와 스포츠맨십에 대한 기념비적 헌사,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시선을 브랜드만의 색깔로 표현했다.

브랜드의 상징인 여우도 캠퍼스의 감성을 담은 새로운 상징으로 재해석됐다. 바시티를 연상케하는 아치 형태의 로고 타입과 노란색의 폭스헤드상품은 물론 여우 그래픽이 담긴 아이템도 출시됐다. 메종키츠네 한국 독점 상품은 전국 매장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패션, 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을 통해 판매했다.

남성복 고급화 및 캐주얼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확대까지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은 남성복 고급화와 캐주얼화로 폭넓게 소비자들을 포섭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부문장은 에잇세컨즈 사업부장을 역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20년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에 선임된 이후 패션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변화하는 남성복 트렌드에 맞춰 삼성물산 패션부문 내 남성복 브랜드 라인업도 개편하며 2조원대 매출로 끌어올린다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본격적으로 남성복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하는 남성복 브랜드로 갤럭시, 로가디스, 시프트G 등 캐주얼 라인을 강화한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시프트G는 ‘유틸리티 워크웨어’, 로가디스는 ‘캐주얼 셋업’, 갤럭시는 ‘고급화와 캐주얼화’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갤럭시는 이번 개편에 따라 정장은 고급화하고 비즈니스 캐주얼은 비중을 80%까지 확대하며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만족시킨다.

기존 정장은 고급화 전략으로 정체성을 강화하며 아버지 세대와 기업 임원 등 사회 고위층을 타깃으로 한다. 여기에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하고 복장자율화 등 새로운 기업 문화에 맞춘 캐주얼화 전략을 더했다.

이 부문장은 “과감한 리브랜딩을 전략으로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2022년에는 국내 패션 기업 가운데 첫 2조 원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도 2년 연속 2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패션시장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리뉴얼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사진 삼성물산)
새롭게 리뉴얼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사진 삼성물산)

이준서 부문장 대통령상 표창… ‘에잇세컨즈’ 부활 공로 인정

지난 2023년 한해 패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이 대통령 표창의 영예를 안았다.

대통령표창을 받은 이준서 삼성물산패션부문 부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국내 대표 패션 브랜드 육성과 글로벌 시장 진출 강화로 K패션 브랜드의 글로벌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의 2022년 매출액은 2조원으로 전년대비 13.2% 증가했다.

앞서 언급된 해외 브랜드 및 남성복 리뉴얼 전략에 이어 ‘에잇세컨즈’의 변신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글로벌 SPA들의 약진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에잇세컨즈는 론칭 10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긴데 이어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 이상 늘며 성장세를 이어가며 역대급 성과를 냈다.

이준서 부문장은 “제품 출시 주기를 줄여 일주일 단위로 새 상품을 선보이는 전략을 펼친 게 주효했다. 또한 품질에 민감한 고객층을 겨냥해 SPA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프리미엄 라인도 출시한 것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라며  “2030세대를 겨냥한 정확한 타깃팅으로 상품력을 강화한 것인데, 이게 곧바로 실제 판매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20~30대 고객 수가 전체 비중의 70% 정도로, 전년대비 30.5% 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살려 앞으로도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제공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축적된 매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점 단위의 경쟁력을 높여갈 방침이다.

이 부문장은 “내실 경영이 중요한 시점이다. 무리하게 상품 기획에 투자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관심 갖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서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려고 하고 있다. 신규 유통 채널을 확대하기보다는 기존 매장을 리뉴얼 하거나 확장하는 방식으로 기존 라인업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메종키츠네' 한국 독점 상품(사진 삼성물산)
'메종키츠네' 한국 독점 상품(사진 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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