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청룡의 해 식량 문제 위기, 밀값 안정 쌀값 급등 

엄금희 논설주간
엄금희 논설주간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예로부터 동물들은 저마다 고유한 특징과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 부정적인 기운을 막거나 행운을 불러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24년 갑진년은 60간지의 41번째 해로,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나 '청룡'을 의미하는 '푸른 용의 해'이다.

십이지 동물 가운데 유일한 상상의 동물인 용은 동양 문화에서 등장하는 상서로운 존재로, 지혜와 힘 그리고 번영을 상징하는 중요한 생명체로 여겨진다. 특히 청룡은 4방신 중 동방의 수호신으로 용맹함과 지혜, 번영 등을 상징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24년에는 경제에 있어서도 새로운 시작과 성장, 도전과 변화의 시기로 용감한 비상을 이룰 수 있는 긍정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해를 맞아 CEO뉴스 가족 여러분과 독자 등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보낸다. 승천하는 용의 기운으로 어려움은 극복하고 2024년에는 힘찬 도약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청룡의 꿈을 꾸시길 바란다.

전 세계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무엇을 먹고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발렌틴 투른과 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가 쓴 이 책을 주의 깊게 읽고 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미래에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인가?" 하고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기아에 시달리는 곳에 식량을 공급하는 것보다는 현지인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식량의 기초는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왜 농업만 지원하냐? 비싸게 사 먹을 순 없으니 수입해서라도 싸게 먹는 인식이 있다. 정치권은 여기에 편승해 TRQ, 저율관세할당으로 농산물을 수입하는 근거로 삼는다. 농사 인구 약 4%가 희생해 96%가 행복하면 되는 것 아니냐. 그러나 결국엔 국민이 피해를 본다.

밀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가 밀 자급률을 내던지고 철저히 시장에 맡기면서 자급률은 0.8%다. 이 상태에서 밀값이 폭등하면 라면, 빵, 국수 등 밀가루 식품값이 덩달아 급등한다. 그렇다면 폭등한 라면 값, 빵값을 국가가 책임을 지나? 아니다. 국민이 고스란히 자기 돈 들여 감당한다. 이것이 바로 식량주권, 식량안보를 지키지 못한 결과다. 수입 농산물을 싸게 사면 당장 이익인 것 같지만 5년, 10년 뒤엔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의 몫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국산 없으면 수입품 먹으면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전쟁의 위기와 기후 위기 속에서 언제나 싼 가격에 수입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 농산물은 식량주권과 식량안보로 접근해야 한다. 당장 싼 가격만 생각하면 결국 농업 기반까지 무너진다. 이번엔 밀이지만 자급률을 지켜내지 못하면 그 뒤엔 쌀이 무너지고 채소류 등 다른 농산물도 잇달아 무너진다.

요즘 밀값이 안정되니 쌀값이 급등하고 있다. 그로 인해 아시아에 식량위기가 오고 있다. 1년 새 40% 올라 15년 만에 최고치이다. 엘니뇨로 주요국의 생산량은 급감하고 인도의 수출 금지도 공급에 타격을 주고 있다.

아시아의 인플레이션은 지속될듯하다. 아시아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쌀 가격이 최근 고공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 엘니뇨,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으로 가뭄이 발생하면서 주요 생산국의 수확량이 떨어진 데다 물가 안정을 위해 인도 등이 쌀 수출 중단에 나서면서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식량 가격 상승으로 아시아 국가 전반에서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필리핀이나 인도는 물가 상승분의 50~70%가량이 식량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필리핀의 경우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4.1%를 기록했다. 미국 3.1%나 유로존 2.4%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에 직접적 영향을 준 품목은 쌀값으로, 무려 상승 요인의 30%를 차지했다.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침공한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밀과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밀을 주재료로 한 빵이 주식인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반면 최근 들어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밀 국제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며 2020년 초 수준으로 돌아선 반면, 쌀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고 있다. 안정적인 흐름으로 시작했던 쌀 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초 대비 40%나 올랐다.

태국 쌀 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백미 100% 1t 가격은 666달러, 약 86만 원으로 올해 들어 약 40% 오른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쌀 국제 선물 가격도 최근 6개월 새 10% 이상 올라 100㎏ 당 17.39달러까지 치솟았다.

쌀 소비의 80%는 아시아권에서 이뤄진다. 쌀 가격 상승은 아시아 각국의 인플레이션을 촉발해 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쌀 가격 상승의 주원인은 기상 문제로 꼽힌다. 해수면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올봄부터 발생하면서 동남아시아 주요 곡창지대에 가뭄을 일으켜 수확량이 급감한 것이다.

미국 농무부, USDA는 전 세계 쌀 생산량이 올해 5억 1000만 t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엘니뇨 현상을 고려하지 않은 추정으로, 이를 포함할 경우 5억 t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올해 소비량은 5억 2000만 t으로 전년 대비 0.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 쌀 생산은 아시아 주요 국가가 80%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이 30% 점유율로 세계 1위이고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순이다. 중국은 생산량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소비한다. 수출 분량은 10%도 안된다.

반면 인도는 그동안 쌀 생산량의 40%를 수출해왔다. 올해 하반기 들어 쌀 가격 급등 요인에는 인도가 7월 단행한 쌀 수출 금지 조치가 크다.

총선을 앞둔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며 인도 전체 쌀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비바스마티종의 백미 수출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인도의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5.6%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 상승 요인의 70%는 식량 가격 인상으로 분석된다.

최근 2%대로 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돌아섰지만 인도네시아 또한 대선을 앞두고 있어 물가를 잡기 위한 쌀 수출 중단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15년 전 투기 자금 유입으로 전 세계적으로 식량 가격이 급격히 뛰어 식량위기로 커졌던 2008년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당시 쌀 가격의 경우 두 배 이상 뛰기도 했는데, 최근 흐름이 이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동남아의 경우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50%로 높아 식량 가격 인상이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국민은 먹는 양을 줄이는 것 외에 절약 방법이 없고, 정부로서는 정책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이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 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것이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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