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신념으로 뭉친 글로벌 물류 전문가

김명 한국머스크 대표이사.
김명 한국머스크 대표이사.

 

[CEONEWS=조성일 대기자]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트레일러에 실린 은색 컨테이너에 하늘색 바탕의 7각형 별 모양을 한 로고를 본 적이 있을 거다. 솔직히 이 로고가 어떤 회사를 상징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그 정체(?)를 알고 나면 왜 그렇게 자주 눈에 띄었는지 알 수 있다. 이 로고의 주인공은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는 덴마크 해운기업 머스크라인(Maersk Line)’이다. 일반인들의 인지도는 낮을지라도 머스크라인은 국제 운송과 무역 관련 업계에서는 동명이인의 미국 기업인 일론 머스크만큼이나 유명하다. 이 머스크라인의 한국법인인 한국머스크는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물류 전문가 김명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머스크의 칠각별이 그려진 새겨진 로고.
머스크의 칠각별이 그려진 새겨진 로고.

 

3자적 종합물류사업으로의 시장 진출

한국머스크는 그동안 통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단순한 컨테이너 픽업이나 반납은 물론이거니와, 원활한 내륙 운송부터 해상 운송의 연결과 간소한 물류 프로세스 같은 시장 요구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그러다 2020년 한국머스크는 본사인 머스크의 엄청난 물량을 배경으로 한국의 육상운송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내륙 운송을 직접 함으로써 국내 운송업자와 상호협력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이는 단순한 트럭킹(내륙화물운송)이 아니라 제3자적 종합물류사업으로의 시장 진출을 의미했다.

아울러 이 같은 서비스는 개인 화물차주들에게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운송을 의뢰함으로써 안전운임제와 관련한 국내 운송시장 질서 유지에도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한국 머스크는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국내 운송업체들의 시선이 달갑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도 한국머스크는 물류사업 확장을 통해 끊임없는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국제물류산업의 추가적인 발전과 국제 교역의 성장에 이바지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었다. 고객의 필요에 맞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 한국 내 수출입기업의 성장을 돕는 통합물류 솔루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트랜스드라이빙(eTrans Driving)’을 통해 화주 정보를 수집하여 더 편리하고 유익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한다고 했다. 디지털 시대의 운송 정보는 결국 비용과 이익으로 직결되는 문제이다. 따라서 운송의 시작에서 끝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다양한 프로세스가 요구되는데, 이를 수행하는 플랫폼 기반의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하여 간소화하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금호타이어와 업무 협약을 맺은 한국머스크.
금호타이어와 업무 협약을 맺은 한국머스크.

 

엔드 투 엔드(End-To-End) 물류 솔루션 제공

한국머스크는 지난해 11월 금호타이어(대표 정일택)와 물류 공급망 솔루션 분야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머스크의 고객사로서 머스크가 제공하는 글로벌 통합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금호타이어는 5년간 머스크의 4PL(4th Party Logistics, 4자물류) 솔루션과 3년간 국내 복합 운송 서비스를 이용해 자사 물류 공급망을 관리하게 된다. 머스크는 올해부터 연간 4FFE(컨테이너) 이상의 금호타이어 화물을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협약은 금호타이어에겐 물류에서 날개를 다는 것과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물류 프로세스에 대한 가시성과 통제력을 갖게 되어 실시간 화물 추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국내 복합 운송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물류 프로세스가 간소화되어 운송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류비용 절감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머스크 입장에서는 물류 시장의 변화하는 추세 속에서 엔드 투 엔드(End-To-End)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여 고객사 금호타이어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이어서 향후 영업과 사세 확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머스크는 공급망 관리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새로운 표준 설정 작업을 통해 보다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고객의 물류 운영 효율성 제고는 물론이거니와, 비용 절감과 경로 최적화, 글로벌 공급망 병목 문제 해결 등 다양한 부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한국머스크는 2022년 코레일과도 철도 물류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 업무협약은 철도를 통한 화물 수송 확대를 위해 서로 협력하고, 중장기적으로 국제 철도 시대를 대비한 해륙 복합운송체계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이에 코레일은 철도 인프라 활용 협조, 안정적 수송체계 구축, 철도수송량 증대를 통한 탄소 저감에 협력하고, 한국 머스크는 화물 수송에서 철도화물 확대, 국제적 해륙 운송망 활용, 탄소 저감을 통한 지속 가능한 운송체계 등을 갖추기로 했다.

특히 한국머스크는 이 협약을 철도와 선박 간에 화물 수송이 바로 연결되는 인터모달(Inter-modal) 원스톱 운송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로써 철도화물 수송분담률을 높이고 저탄소 물류 교통체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머스크는 202211월 항공화물 항공기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직접 보내는 등 복합물류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신형 화물기 보잉767-300F’3대 구입하여 이중 한 대를 한·미 노선 투입했다. 이로써 한국은 머스크의 아시아 거점으로 그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덴마크 코펜하겐 항에 정박한 머스크 라인.
덴마크 코펜하겐 항에 정박한 머스크 라인.

 

인천항 미세먼지 절감 최우수선사 선정

한국머스크는 지난해 3월 인천항만공사(IPA)에서 선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실시하는 인천항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Vessel Speed Reduction program, VSR)’ 3차년도 운영 결과 우수선사 1위로 선정됐다.

VSR은 선박이 항만에 들어오기 전 20해리 지점부터 운항 속도를 줄여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 프로그램이다. 인천항만공사는 보통 10노트나 12노트 이하의 저속으로 입항하면 선박입출항료의 1530%를 감면해 인센티브로 돌려준다. 의무적인 참여는 아니고 선사의 자율적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제도이다.

한국머스크는 이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환경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3년 연속해서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대상 선박 3,136척 중 2,089(67%)이 자율적으로 참여하였는데, 저속운항 실적이 큰 선사는 1위 한국머스크에 이어 2위는 고려해운, 3위는 HMM, 4위는 만해항운한국, 5위는 팬오션, 6위는 동영해운, 7위는 장금상선, 8위는 CMACGM코리아, 9위는 에버그린코리아, 10위는 천경해운이 차지했다고 한다.

올해 역시 인천항만공사는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한국머스크도 당연히 참여하고 있다. 한국머스크는 환경을 보호하고 또 인센티브까지 받아 경비 절감까지 가능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머스크 로고가 새겨진 컨테이너를 실은 카고.
머스크 로고가 새겨진 컨테이너를 실은 카고.

 

7각별 달고 120년 역사 이룬 세계 최대 물류회사

이런 활약을 하고 있는 머스크는 덴마크의 해운사이다. 이 회사는 아놀드 피터 머스크 몰러(Arnold Peter Møller, 1876~1965)1904년에 세운 회사로 역사가 120년을 자랑한다.

앞에서 말한 7각별 로고는 창업주의 아버지 피터 몰러가 들려준 이야기를 토대로 디자인 됐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병약한 아내를 위해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만일 짙게 깔린 구름 사이로 별이 하나 찬란하게 빛난다면, 하나님께서 아내의 지병을 고쳐줄 것으로 믿겠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탄생한 로고는 증기선 라우라 굴뚝에 가장 먼저 붙였다고 한다.

머스크는 1차 세계대전 이전에 기선업체로 시작하여 조선업에도 진출하였고, 1928년에 정기 선박 운항 업체가 되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때 세게 정기선 항로가 혼돈이 빠지면서 위기를 맞았던 머스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야 정기선 운항을 재개했다. 이후 1947년 대서양 횡단 항로를 개설하는가 하면 1950년엔 페르시아만을 경유하여 타이, 인도네시아, 홍콩, 일본 등 극동 지역까지 가는 항로를 확대했다.

머스크의 발전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누가 뭐래도 컨테이너의 발전이다. 화물을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포장한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되어 혁신을 거듭한 컨테이너는 머스크 같은 해운사에는 절대적인 편의성과 효율성을 제공했다.

머스크는 1996년에 처음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하게 되었고, 이 컨테이너선은 포스트 파나맥스 선의 시대를 열게 된다. 그리고 머스크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의 타이틀을 갱신하면서 세계 최대 해운사의 타이들을 차지한다.

훌륭한 일터만드는 영업왕 출신 CEO

이런 머스크는 한국 시장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1974년부터 대리점 형태로 국내에 들어온 이후 1990년 이후 외국기업에 해운시장이 개방되자 한국머스크가 설립된다.

이 한국머스크는 지금 대표이사 김명이 이끌고 있다. 그는 2000년 초, 미국의 한 물류회사 다니던 상당히 진취적인 젊은이었다. 그런 그가 20년 후인 20227월 덴마크의 세계 최대 물류회사 머스크(MAERSK)’의 한국법인인 한국머스크대표이사가 되었다.

전 세계로 향하는 머스크.
전 세계로 향하는 머스크.

 

중국의 금속회사에서 근무했던 김명은 우연한 기회에 미국으로 건너가 물류회사에서 관리직으로 일했다. 하지만 사무실 안에서만 지내는 게 여간 곤욕이 아니었다. 적성과 다른 길이라고 생각한 그는 영업을 하고 싶었다. 해서 상사에게 찾아가 의사를 비췄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이유는 미국에 아무런 연고가 없다는 한국인의 핸디캡을 들고 나왔다.

그렇다고 절실했던 김명이 순순히 물러날 리 없었다. 그러자 상사는 숙제를 내줬다. 하루 동안 미국 현지인 명함 10장을 받아오라는 것이었다. 김명은 눈앞에 캄캄했다. 명함 10장을 받는단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그는 본사 뒤편의 물류창고가 생각났다. 무릎을 친 김명은 곧바로 도넛 가게로 달려가 도넛과 커피를 샀다. 그리고 그 창고로 갔다. 그 자리에서 자신의 솔직한 입장을 털어놓은 김명은 20장이 넘은 명함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김명은 영업부서로 발령받았다. 영업맨이 된 김명이 큰 성과를 올렸음은 그의 절실함이 보증했다. 현장 사람들과 인간적인 소통을 통해 화주 관련 정보를 들었고, 그 정보는 자연스럽게 영업 성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김명은 3년 만에 전미 5천여 명의 회사직원 영업왕으로 선정됐다. 영업 관련 상을 독차지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후 김명은 세계 5위권인 네덜란드 물류기업 세바 로지틱스에 스카웃되어 한국법인을 맡았다. 세바 로지틱스에서의 그의 성과는 눈에 띄게 쑥쑥 자랐다.

이런 능력자를 130여 개 국가에서 10만 명의 직원들이 고객의 공급망을 연결하고, 세계 42개국 67개 항만 터미널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글로벌 컨테이너 통합 물류 회사 머스크가 가만둘 리 없다. 미국 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AIT Worldwide Logistics)로 옮겨 근무하던 김명은 20217월 한국머스크의 CEO로 스카웃됐다.

한국머스크 김명 대표이사는 공자의 가르침인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가까이 있는 자들이 기뻐함으로써 멀리 있는 자들이 오게 한다)’을 좌우명 삼아 올해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김명은 조직이 진정한 그레이트 워크 플레이스(Great Work Place, 훌륭한 일터)’가 되기 위해서는 이벤트성 재미보다는 일 자체의 가치와 조직문화의 자부심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런 철학과 가치를 실현하려는 의지의 소유자인 한국머스크 김명 대표이사는 올 한해도 단순한 물류 서비스 제공회사가 아닌 고객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로서의 책임을 강조한다.

머스크가 기대한 바대로 김명 대표이사는 주요 글로벌기업 고객의 본사가 위치한 동북아시아에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무기 삼아 한국머스크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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