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한진택배 손잡고 익일 배송 실시… 상품 경쟁력 및 물류 확대도
쿠팡 5분기 연속 흑자 유지… 파페치 인수로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 마련

다이소가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다
다이소가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다

[CEONEWS=서재필 기자] 쿠팡이 올 3분기 8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흑자다. 이러한 가운데, 쿠팡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지는 기업이 등장했다. 바로 ‘아성다이소’다.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쿠팡의 영향력과 시장점유율이 점점 거세지고 있지만, 여전히 ‘다이소’가 지키고 있는 고유의 영역은 존재한다는 평가다. 특히 오프라인 1500여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다이소의 저력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다이소와 쿠팡의 대격돌 전망은 다이소의 이커머스 강화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아성다이소’는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라인 다이소몰을 개편하는 한편, 한진택배와 손잡고 전국 익일 배송을 시작했다.

쿠팡 대구 첨단 물류센터
쿠팡 대구 첨단 물류센터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영역에서 고유의 입지를 지키던 다이소가 온라인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 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박정부 회장이 운영하던 당시 일본 다이소산교가 보유한 지분 34.21%를 전량 매입해 ‘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면서 공격적인 영업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바로 살 수 있다는 즉시성이 큰 장점”이라면서 “유통업계가 이미 무료 배송, 당일 배송 등을 통해 소비자 눈높이를 올려놓은 상태에서 다이소가 얼마나 쿠팡이 점유한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고 말했다.

김기호 신임 대표이사
김기호 신임 대표이사

아성다이소’, 상품경쟁력 높이고 배송경쟁력까지 탑재

다이소가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다이소는 최근 기존 오픈마켓으로 운영되던 ‘다이소몰’과 매장 기반 배송 서비스 ‘샵다이소’를 통합해 운영하며 익일배송까지 탑재했다.

셀러가 상품을 등록해 판매하는 오픈마켓 서비스는 종료하고, 다이소 상품만 판매하게 된 것. 여기에 멤버십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다이소 온라인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 시 결제 금액 0.1%를 다이소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또 다이소는 이달 15일부터 다이소몰 상품을 평일 오후 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익일배송 서비스도 탑재했다. 다이소는 이를 위해 기존 용인, 부산 물류센터에 안성 물류센터를 추가로 가동했다. 안성 물류센터는 다이소 자체 물류 시스템을 적용했다.

용인 물류센터의 경우 연면적 10만 제곱미터, 부산 물류센터의 경우 연면적 14만 제곱미터에 달하는데, 이커머스 물량은 안성물류센터에서 담당한다. 배송 위탁은 한진택배에 맡겼다. 배송비는 3천원으로,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개편된 다이소몰은 고객 후기 콘텐츠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새롭게 생긴 ‘오늘의 발견’ 탭에서는 ▲다이소가 선정한 최고의 콘텐츠 ‘에디터스 픽’ ▲고객 후기 콘텐츠 ‘나우’를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연말파티 필수템 ▲해피크리스마스 ▲취향장바구니 ▲다이소와함께 집콕겨울 ▲꿀템특공대 등 시즌마다 새롭게 구성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 다이소몰 고객이 앱을 살펴보다 자연스럽게 구매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기호 대표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멤버십, 다이소몰, 샵다이소를 통합했다”며 “오프라인 매장 쇼핑의 즐거움을 이커머스에서도 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이소는 500원부터 5000원까지 저가 생활용품과 식품 등 3만여 가지 제품을 박리다매 전략으로 판매하면서 상당수 유통업체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매출 약 3조원, 영업이익 약 2400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업이익률은 8%가 넘는데, 같은 기간 유통업계 대표 사업자인 롯데쇼핑(2.5%)·이마트(0.5%) 등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상품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판매를 시작한 3000원짜리 화장품 ‘VT 리들샷’은 입소문을 타 이날 온라인몰에서 품절된 상태다. 또 지난달에는 5000원짜리 패딩조끼와 플리스 등의 겨울 의류를 출시하는 등 고물가·불황일수록 소비자 지갑이 닫히는 패션·뷰티 분야에서 저가 상품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 다이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80%, 의류용품 매출은 140% 증가했다.

상품경쟁력 확대와 배송경쟁려 확보에 이어 물류경쟁력도 강화한다. 다이소는 경기 남부·충청권 물류 거점을 세종시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세종시는 17일 시청 한글책문화센터에서 아성다이소와 35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아성다이소의 새로운 물류센터는 올해 바로 착공에 들어간다. 오는 6월부터 2026년 말까지 소정면 스마트그린산업단지 내 6만6천590㎡에 건물 면적 15만4천710㎡ 규모로 세종허브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세종허브센터는 경기 남부와 충청권 매장에 안정적인 상품을 공급할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 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기호 아성다이소 대표이사는 “기존의 오픈마켓 다이소몰, 매장 기반 판매 사이트 샵다이소, 다이소 멤버십 등 세 가지 온라인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운영 효율을 높이는 한편 다이소 매장에서 느낄 수 있는 쇼핑의 즐거움을 이커머스에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쿠팡 김범석 의장
쿠팡 김범석 의장

승승장구 이어가는 유통•베송 1인자 쿠팡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매출은 8조1028억원(61억8355만달러·분기환율 1310.39원 적용)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8383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달러 기준 매출은 21% 늘었다.

쿠팡이 분기 매출 8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7조2404억원) 처음으로 매출 7조원을 넘긴 지 약 10개월 만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1146억원(8748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달러 기준 13% 증가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사상 첫 흑자를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올해 들어선 3분기 연속 흑자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늘면서 3분기 쿠팡 활성 고객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미 유통업계에서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압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호실적 배경에 대해 상품군·고객이 증가하는 플라이휠 기속화, ‘쿠팡이츠 할인 등으로 와우 멤버십 가입 증가, 대만 로켓배송 순항 등이 꼽힌다.

김범석 쿠팡 창업주는 “주목할 부분은 엔데믹 전환 후 오프라인 쇼핑이 활성화됐음에도 불구, 쿠팡 고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쿠팡 활성고객 수는 2042만명으로 전년(1799만명) 대비 14% 증가했다. 쿠팡에 따르면 이는 2021년 펜데믹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 활성 고객은 이제 2000만명이고 여전히 전체 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한자릿수로 낮다”며 “로켓배송 등과 로켓그로스를 통해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김범석 의장

글로벌과 명품 패션 이커머스 시장을 한 번에 노리는 대형 M&A도 성사시켰다. 쿠팡 모회사 쿠팡Inc가 세계 최대 규모 명품 의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인수한다. 쿠팡Inc는 18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파페치 인수 결정을 공시했다. 쿠팡Inc는 파페치에 5억 달러(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쿠팡Inc는 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190개국 이상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온라인 럭셔리 기업 파페치 홀딩스 인수를 통해 4000억 달러(520조원) 규모의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범석 의장은 “파페치는 명품 분야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의 미래임을 보여주는 변혁의 주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파페치는 비상장사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브랜드에 대한 고품격 경험을 제공하는데 다시 한번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쿠팡의 파페치 인수는 부가가치가 높은 명품, 패션 사업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버티컬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쿠팡은 이번 인수를 통해 “쿠팡의 물류 역량을 파페치와 결합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국내에서 전국 30개 지역, 100개 이상의 물류망을 활용해 쿠팡이 자랑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명품 분야에서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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